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12월27일 비정규직이제그만이 노조법2,3조개정과 관련한 첫 집단행동인 ‘오체투지’ 행진에 권영숙 대표가 기자회견 및 일부 구간에 ‘행진’으로 참여했습니다.

일주일 이상 지속된 강추위가 한풀 잦아들고 날씨는 풀렸습니다. 하지만 노조법 2,3조 개정의 전망은 암울하기만 합니다. 자본과 정권과 제도정치의 성격을 낱낱이 보고있지만, 그동안 노조법 개정을 위해서 투쟁해온 것이 무엇이 있었나도 생각해볼 차례인듯합니다.
여의도 국회앞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단식자2인과 김형수지회장, 안준호 부지회장은 민주노총 중앙 및 공공 부위원장등과 함께 국회 본관앞에서 2회 기습 농성에 이어, 민주당 당사에 들이쳐서 농성하다 경찰에 연행되었습니다. 때늦었지만 그들의 투쟁에 경의를 표합니다.

권대표는 이 날 행진에 참여하면서 현시점에서 오체투지가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이제그만이 노조법 2,3조 개정투쟁에서도 주체로서 틀어쥐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한다고 했습니다. 엉겁결에 행진 피켓이라고 집어든 피켓이 하필이면 선두 피켓이어서 (든 피켓이 하필 노조법에서 “법”), 방송차량과 오체투지 맨 앞에서 잠시 피켓을 들고 행진을 ‘선도’했습니다. 그 느낌이 또 다르더군요.

하지만 가만히 있진 않았습니다. 차도 레인 하나 잡고 하는 행진과 오체투지. 경찰들이 그 좁은 공간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서 호통을 여러번 쳤습니다. 선 밖으로 나가라고. 그랬더니 젊은 ‘의경’이 우리 생명도 소중하잖아요 라고 답을 하더군요. 삼각지 네거리 신호등을 두고 경찰들에게 “너희 대통령을 위해서 바꾸는 신호등 여기서도 한번 해봐라”했더니, 신호등을 확실히 빨리 바꾸더랍니다. 경찰아, 이런 짓은 대통령이든 누구든 위해서 하면 안되는거에요.
그보다는 빨간 불, 파란 불 신호체계까지 잘 지키는’관리된 행진’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고 권대표는 말합니다. 그리고 오체투지란 무엇일까, 생각을 골똘히 해봤다고 합니다. 언젠가 권대표의 글이 나올 것같습니다.

어제 김형수 지회장이 영등포서로 이감됐습니다. 지난 2017년 노조를 만든 이래 대우조선소 현장에서 연이은 파업과 집회등 온갖 ‘불법’을 감행했다고 기소된 건이 10건도 넘고 재판중이라는데, 당장 구속영장이 나와도 놀랍지 않을 노동자들이 몸 사리지 않고 싸웁니다. 올해 여름 뜨거웠던, 51일간의 대우조선 도크를 잡은 파업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런 노조는 사수하고, 다음의 투쟁을 할 수 있도록 희생만 강요하지 않길 바랍니다. 민주노총과 동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발과 연대가 무엇보다 이제 필요합니다.

2022.12.28.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파연대]
어느덧 고김용균 4주기가 되었습니다. 노동사회단체들은 4주기 추모위원회’를 만들었고, 120여개의 단체들이 모여 지난 12월10일 추모제를 종각 일대에서 개최하고 광화문까지 행진했습니다.

주최단체는 큰 단체들인 민주노총을 비롯, 노조법2,3조 개정본부까지 갑자기 망라했지만, 참석인원은 미지수였습니다. 주최한 단체들이 아무리 소속회원들, 조합원들이 많다한들, 그 주최력은 별개의 문제이지요. 대표 이름 하나 얹는 것과 소속 성원들 모두가 참여하는 것은 다르지요.

해서 머리 하나라도 보태기 위해서 사파기금에서도 권영숙 대표가 대표 참가했습니다만… 기우인듯, 그래도 꽤 많은 이들이 모여서, 추모의 마음과 향후에 대한 결의를 나눠서 좋은 자리였습니다. 결국 모일 사람들은 모인다. 권영숙 대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종각 네거리 바람부는 보신각앞에서 집회를 하면서 많은 이들의 표정이 고요하고 조금은 착잡했습니다. 온몸으로 이 정세의 복잡하고 모순적이고 답답함을 느끼고 있을테고, 죽음을 멈춰야하는 변화를 만들기엔, 아직 변화의 힘이 약함에서 오는 조바심과 가책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고 권영숙 대표는 말합니다.

우리가, 좀더, 떳떳하게, 죽은 자들에게, 이 사회를 “죽지않고 노동하는 사회”로 만들고 있다고 감히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참석했던 권대표의 기원이기도 하고,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사회적 파업에 사회적 연대로 함께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땅의 투쟁하는 모든 이들에게 건투! 그리고 연대!

2022.12.12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2022년 12월 9일 권영숙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앞 ‘노조법2,3조 개정투쟁본부’ 단식 농성장을 연대 방문하였습니다.

올해 7월 대우조선 51일 파업을 일으켰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유최안, 강인석 부지회장, 이김춘택 사무장과 민주노총의 박희은 부위원장, 윤장혁 금속위원장, 공공운수 정용재 부위원장등 6인이 10일차 단식 농성중입니다. 현재 운동본부 차원의 주요집중행동이 집단단식인데, 어찌 된 것이 거통고지회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단식이 되고 있습니다(심지어 이도 허술한).

단식 농성이 열흘이 넘어가면서, 노동자들의 얼굴도 꺼칠해지고 체중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줄어드는 체중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 단식이 과연 노조법 개정투쟁에서 어떻게 부각되고 어떤 역할을 하며, 투쟁의 주체를 일깨우고 개정방향을 정확히 만들어갈 수 있을까 이겠지요.
상황은 엄중하고, 지형은 불안정하고, 투쟁의 실마리는 많이 꼬여있다 보이지만, 그럴수록 자신의 몸을 던져 투쟁하려는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의 관심은 여하히 필요합니다. 건투!

*
같은날 여의도 농성장 근처에선 ‘노조법 2,3조 개정투쟁본부’ 6차 대표자회의가 열려, 화물연대 파업 강제종료후 정세와 법안통과를 위한 중간 점검, 전략에 대한 논의를 했습니다. 권영숙 사파기금 대표도 참석했습니다.
그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터라, 발언을 하기보다는 회의체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기위해 집중하였다고 합니다.
집행단위 보고에 따르면, 민주당은 소속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하고 국민 5만명이 청원한 노조법 개정안을 현재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개정안에 대한 동의 정도가 미온적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서 민주당은 노조 및 민주노총과 상의조차 없이, 안전운임제와 관련 현행 2개 항목을 유지하되 2023년까지 일몰제 연장하는 안을 일방적으로 공표하고 국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의 일방적인 행보가 결국 화물연대 파업을 ‘강제종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말았습니다.

민주당이 노조법개정과 관련, 화물연대 파업에서 했던 뒤통수 때리기를 하지 않을까요? 운동본부는 어떻게 이 국면에서 민주당을 견제하고 견인하는 실천방침을 짜야할까요?
민주당을 통한 입법활동에 의존하는 현재의 실천방식을 조정해야하지 않을까요? 운동본부는 과연 얼마나 노동중심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까요?
많은 의문, 그리고 논의를 남겨놓은 회의였습니다.

이에 대해선 19회 사파포럼 “손배가압류와 노조법 2,3조에 대하여”에서, 많은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사파포럼 후기를 참조해주세요.

2022.12.11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지난 12월3일 비정규직이제그만이 활동에 힘 모으기 위한 연대주점을 열었습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도 함께 했습니다.
이날 사파기금은 [기금지원_ 85번째]로 비정규직이제그만에 기금지원사실을 밝히고 전달식을 가졌습니다.
많이 쑥스러워하는 권영숙 대표의 표정과 김수억 차헌호 소집권자의 모습. 사진들은 일부의 장면일뿐. 아침부터 겨울 첫눈이 내린 조금 더 풀린 날씨속에서, 더없이 풀어진 연대와 화해의 마당이었습니다.
뜨거운 연대의 결의를 모아 비정규직이제그만이 앞으로 더욱 승승장구, 건투하길 바랍니다.
기금지원공지문은 별도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꼭 읽어보세요.

2022.12.5
사회적파업연대기금
2021년 12월10일 세종호텔 주명건회장은 세종호텔 ‘민주노조’ 전 조합원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습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한 해고였습니다. 조합원 전원 해고의 방식은 누가 봐도 노조를 축출하기 위한 핑계로 정리해고와 코로나19 상황을 이용했다는 증거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제 명동 일대는 코로나19를 잊은 듯 북적입니다.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복직되지 못한채 거리 농성 투쟁중입니다. 정리해고의 이유는 코로나19도 경영적자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11월 26일, 정리해고 1년을 바라보면서 세종호텔 노조의 해고 노동자들은 명동으로 진출하기로 했습니다. 호기롭게 풍물패를 앞세우고 명동을 들썩이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많은 연대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처음 온 이들도 많았습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도 함께 했습니다.
이 날 많은 이들이 고생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세종호텔 노조가, 노동자들이 연대의 힘을 받고, 연대와 투쟁이 함께 하는 투쟁의 대오에서 계속 잘 싸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건투를!
정리해고 철폐의 그날을 위해!
세종호텔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을 바랍니다.
2022. 11.28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2022년 주최한 3기 민주주의와노동학교는 11월19일 4강 종강이후 이태원으로 이동해, 참사현장에 검은 종이에 싼 하얀 국화꽃들을 인원수대로 준비해서 헌화하고, 참배하고, 죽은 희생자들의 억울한 영혼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헌화한 장소는 이태원참사로 인한 158명의 죽음이 집중되었던 해밀턴호텔 옆 좁은 내리막길, 호텔이 ‘불법증축’해서 튀어나온 골목 끝자락입니다. 이 장소의 상징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태원 참사 현장은 여전히 애도의 분위기였습니다. 애도객들은 어떻게 된 일인지, 거의 다수가 청년들, 그리고 외국인들이었습니다. 지하철입구 계단으로부터 간선도로변, 그리고 해밀턴호텔 옆 골목까지, 수많은 이들이 놓아두고 간 꽃들, 화환들, 그리고 죽은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들이 빼곡이 들어차있었습니다.

그 자리는 마치,
우리는 이대로 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대로 묻을 수 없다!
우리는 이 죽음을 다시 반복할 수 없다!
라고 외치는, 증좌의 자리 같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이태원 참사 현장에 가주십시오.
그 자리에 오는 이들이 계속 있다면,
이태원 참사는 이대로 잊을 수도, 묻을 수도 없는 아주 작은 힘들의 연합이 될 것입니다.
2022.11.21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지난 7월23일 거제통영고성 사내하청지회의 대우조선 파업에 ‘사파작은희망버스’ 발진한후 다시 푸른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갔습니다.
11월12일 전태일52주기 전국노동자대회, 이어진 ‘이태원 참사 추모대회’에 나갔습니다. ‘시민추모촛불’이라고 애매하게 명칭이 붙여진 집회였지만, 참여하기로 한 이유는 공지문에서 밝혔듯이 이태원 참사를 이렇게 정권과 체제가 묻어버리게 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또한 이 날 참여는 지금 진행중인 3기 ‘민주주의와노동’학교 수강자들이 함께 하는 공동실천1호였습니다. 십수명의 인원이 폭우 속에서 만나, 폭우속에서 이태원참사 집회로 바꾼 무대를 바라보고, 함께 차담회를 하면서 정국과 전국노동자대회, 그리고 이태원참사에 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좋았습니다만 생각도 많았습니다. 과연 그 수많은 인파들, 9만명이 모여 한 행동은 ‘궐기’라고 말할 수 있을지요?
그리고 전태일정신은 무엇일까요? 수강자 어떤 이는, 오늘밤은 괴로운 날이라고, 타협하는 현실에 대한 자기 성찰을 남겼습니다. 권영숙 사파기금 대표가 민주주의와노동학교 3강 “노동권의 변천사”에서 했던 강의 내용을 올리려고 합니다.
한국의 노동권은 87년 노동자대투쟁이전에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대한민국의 헌법적 권리로 명문화돼있었으나 사문화되었고,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은 “유보”당했다. 그리고 1970년 전태일의 분신이 있었다.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고 외치면서도 자신의 몸과 함께 노동법전을 태웠다. 그것이 가지는 상징성이다. 노동권과 노동법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생각, 나아가서 이 ‘체제’에 대한 생각까지. 이것이 계속 형성해나아가야할 전태일정신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의 타협적인 노조를 부끄럽다한 이의 성찰이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옮겨지길 바랍니다. 다음의 전태일열사를 기리는 대회에서 더 나아가길 바라며.
2022. 11.14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아직은 초가을의 풍성한 마당의 정취를 보여주는 비전향장기수의 집 ‘만남의 집’을 10월2일 일요일 주말에 방문했습니다. 지난 6월 앵두 방문에 이어 세번째 방문입니다.
다시 오겠다고 한 약속입니다. 마당에 선 우람스러운 호두나무에 호두 열릴 때쯤에 방문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때쯤이 추석명절쯤일 것이라 여겼는데, 추석은 훌쩍 지났네요.
사파기금이 비전향장기수의 ‘만남의 집’에 실질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올해의 일인데, 벌써 세번째 방문입니다. 왜 이렇게 관심을 기울이는가? 안에서도 밖에서도 흥미로운가봅니다..
단 한가지입니다. 조국통일전쟁을 위해 남한에 오신 이들, 남한에서 빨치산투쟁하다가 잡힌 이들, 그리고 지하에서 변혁운동하던 이들, 그들은 모두 남한체제에 대한 반체제를 꿈꾸고, 단지 꿈으로 끝내지 않고 자신의 인생과 목숨을 바쳐 투쟁하고 실천한 이들입니다. 이 사회의 변화와 변혁을 바라는 이들이라면 이들 선배 투사들과 혁명가들을 존경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연대의 시간을 가져야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 인연 귀히 여기며 종종 뵐 것입니다.
사파기금이 방문한 주말 만남의 집은 호젓하고 풍성했습니다. 양희철, 김영식, 박희성 선생님 모두 건재하게 지내고 계셨습니다. 하필이면 양원진 선생만 허리뼈를 다쳐서 병원 입원중이었습니다. 두번의 방문때마다 병원 가료중이었는데, 걱정입니다.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추석이후 필요한 물품이 뭘까 생각하다가 꼭 필요할성 싶은 정종 2병, 배, 샤인머스켓은 맛보시라고, 그리고 약간의 제과빵을 사 갔습니다. 다행히도 다 좋아하시는 것들이었습니다. 한국의 저출산과 쌀값하락, 현정권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양희철선생이 ‘북조선’의 “잉태부터 무덤까지” 복지에 대해서 언급하셨고, 권영숙 대표는 북한의 유아사망률을 언급했습니다. 이렇게 다른 입장으로 같은 얘기를 충분히, 그리고 상호 예의를 지키면서 건넬 수 있습니다. 남한의 운동하는 인사들도 이런 미풍을 좀 만들어나가길 바란다고 권대표는 말하더군요.
가져간 빵과 배 그리고 샤인머스켓을 나누고 다음 일정탓으로 떠나려고 하는데, “라면 먹고 가라”며 잡는 말씀이 어찌 그리 정겨운지.. 집 마당에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에서 가지째 감들을 몇 가지나 따서 안겨주셨습니다. 위험한 사다리를 타고 급하게 올라가셔서 아슬아슬했네요. 그렇게 정을 나누고, 생각도 나눈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나의 역사속에서 갈등과 긴장 충돌에도 불구하고 남는 무엇인가를 아끼고 연대하면서 잘 남길 수 있길 바랍니다.
2022.10.04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9월 29일 대표와 위원들이 함께 세종호텔 노조 문화제에 오랜만에 참석했습니다.

명동을 가로질러 가면서 상황을 파악했는데, 명동은 서서히 활기가 살아나고있더군요. 이전 코로나19이전에 중국 일본쪽 관광객들 일색보다는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이전에 명동 근처에 잘 가지 않던 한국인들의 모습도 꽤 많이 보였습니다.

겉보기에 흥해보이는 명동을 지나 세종호텔 간선도로로 접어들자, 외관이 시꺼먼, 도로변 쪽 창들은 일제히 불 꺼진 호텔이 보입니다. 이것이 지금 코로나19가 서서히 종식되고 있다는 상황 가운데, 세종호텔의 현주소입니다. 일하는 노동자들을 모두 정리해고한 호텔의 현재 모습입니다.

노조를 파괴하면서, 호텔 간판을 유지하고 명동 금싸라기 땅으로 언제든 호텔을 열기도 하고 팔아치울 수도 있는 ‘자본’, 그것이 세종대학교를 경영하는 교육자본의 ‘교육외 사업’입니다. 그리고 교육부는 교육사업을 위한 경비 마련을 위한 이런 식의 호텔 경영에 대해서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습니다. 대학교가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자원’으로 운영되고 교수들 월급 주는 것도 참 문제입니다.

미국에서 고리대금업을 한다고, 전쟁기업에 투자한다고 유명 대학기금들, 하바드대, 컬럼비아대, 스탠퍼드대등 소위 명문대학교들의 자산 운용실태가 크게 물의를 빚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을 없애버리겠다는 노골적인 적대적인 자세로, 경영하던 호텔을 명동 한복판 어둠의 지대로 남겨두고 노조와 시간 싸움을 하는 한국의 세종대학교 자본 역시 부끄러움을 모르는 교육자본입니다.

어쩌면 고용했던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쫒아내는 대학자본이 고리대금업을 하고 전쟁기업에 투자하여 미국내에서 크게 두들겨맞은 대학자본에 비해서 더 나쁜데 말이지요. 스스로 직접 피를 묻히며 ‘사회적 학살’인 정리해고를 단행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노조의 해고자 복직투쟁은, 세상을 바꾸는 투쟁이 아닌게 아닙니다. 세상을 자본 천국으로 만들어 자본가들의 일방적인 힘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그 어떤 식의 노동의 저항도 세상을 바꾸는 투쟁의 일부가 됩니다. 스스로 원하든 원치 않았든.
노동자들이 이 투쟁을 통해서 이 투쟁 너머 ‘세상’을 향해 투쟁하는 길로 계속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의지를 기르고 함께 하길 바랍니다.

최도은 가수가 세종호텔 문화제에 처음 나와 노래를 연신 4곡을 불렀습니다. 마지막에 외국 관광객들도 있으니 라며, <인터내셔날>가를 4절까지 불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맛집이라는 닭볶음탕집에서 저녁 나누며 많은 얘기도 나눴습니다. 그에게도 건투!

어제는 아주 반가운 손님이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무실을 방문하였습니다. “6년만의 외출”이라고 합니다.
청주시립노인병원 권옥자 분회장이 사파기금을 방문했습니다. 권분회장과 청주노인병원노조 조합원들, 그리고 사파기금은 끈끈한 연대를 이어왔습니다. 2번의 정리해고를 철회시키고 청주노인병원의 폐업한 문을 열게 만든 노조투쟁의 지도자 권옥자 분회장입니다. 이정도 투쟁을 했으면 포기하거나 돈에 합의하는게 어떠냐는 주변의 권유를 다 뿌리친 뚝심의 노조와 분회장입니다. 하지만 버텼고 가장 어려웠을 때 사파기금이 연락을 했다고 신기하다 하십니다. 기금2회 지원했는데, 그 때마다 참으로 어떻게 필요한 때 지원을 했냐고 감탄하십니다. 그 돈을 정말 소중하게 파업기금으로 사용하셨습니다. 그리고 사파 작은희망버스를 조직해서 청주시청 앞마당을 점거하고 집회를 열었죠.
그리고 청주노인병원은 시청 직영은 되지 못했지만 노사합의하에 고용승계하고 노조와 조합원들은 다시 병원 일터로 들어갔습니다. 회사와 현장은 적대적이었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수많은 탄압 에피소드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2년을 교활하고 지능적인 탄압을 견디고 3, 4년째 드디어 신규 조합원들이 들어왔습니다. 복직당시 조합원으로 남은 이는 9명, 나머지 모두 신규조합원들, 합쳐 현재 56명이고 단협을 체결했습니다. 타임오프로 노조 전임자 700여시간도 확보했습니다.
권옥자 분회장은 이렇게 노조를 사수하고 조직의 목표를 실천하기위해 6년동안 내부 투쟁과 조직화에 진력을 다했습니다. 연대를 너무도 다니고 싶었는데 참았다고 합니다. 6년이 지나 이 목표를 달성하고, 권분회장은 사파기금에 가장 빨리 이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지난 7월23일 대우조선 파업현장 희망버스때 거제도 공장앞에서 사파기금 깃발과 권영숙 대표를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그리고 ‘6년만의 외출’로 어제 사파기금이 작년 얻은 새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사파기금에 간다고 하니 9명의 투쟁당시 조합원들은 사파기금과 함께 했던 ‘투쟁의 기억들’을 생생히 떠올리며 함께 나눴다고 합니다. 신규 조합원들은 투쟁과정에 함께 했던 사파기금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한후, 각자 사파기금에게 보내는 엽서를 쓰기로 했답니다. 엽서를 직접 도안해 만들고, 근무중 바쁜 조합원들과 위아래층 뛰어다니며 이렇게 각자의 메시지를 쓴 육필 엽서입니다. 그 모습이 상상되지 않습니까? 어떤 편지보다 감동적입니다. 한번 열심히 메시지를 읽어보세요. ~
그간 소식을 일일이 얘기 나누지 않아도, 6년간 적대적인 현장에서, 투쟁후 복귀한 노조가 어떤 어려움에 직면했을지 압니다. 그러나 뚝심과 집요함으로 청주노인병원 노조를 다시 반석위에 세웠습니다. 복직한지 한달이 안된 아시아나케이오 김계월지부장도 함께 하며 청주노인병원의 사례를 통해 ‘복직후 어떻게 노조는 투쟁하고 조직해야하는가’를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계월지부장도 복직후 인사차 방문이라 “힘내라! 사파”라며 비타민C 음료를 가져오셨네요.
진짜 투쟁은 어쩌면 현장 복귀이후에 시작됩니다. 사파기금을 지원한 수십개의 사업장 투쟁들이 사라졌고 패배하기도 했고, 복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복직후에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조직을 확대하고 회사에 일상의 투쟁을 끝없이 진행하며 이렇게 매일 매일 이기는 투쟁을 실천하는 노조는 많지 않았습니다.
사파기금은 어제 참으로ㅡ’뿌듯함’이라는 단어로 충만하였습니다.
여러분과 이 뿌듯함을 나누고 싶습니다.
사파기금과 함께 노동연대에 나서주세요.
2022. 8.24
사회적파업연대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