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사파동행_아시아나케이오편] 210507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2021년 5월7일 오후7시 서울고용노동청앞에서 [9차 사파동행_아시아나케이오 농성장편]을 열었습니다. 2019년 연말 그해 한파 기록을 깬 추위가운데 광화문 정부청사옆에서 [8차 사파동행_톨게이트노조편]을 열고 처음으로 연 연대집회였습니다.
코로나19가 터지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명목으로 집회 제한조처를 강제한 이후 오랜만에 연 사파동행이니만큼 잘 했으면 좋겠다는 열의가 컸습니다. 다행히도 100여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참여하여 코로나19 속에서 힘들게 싸우는 케이노 노동자들에게 힘을 주는 연대 집회였습니다. 갑자기 많은 인원이 모이자 “쫄아버린” 경찰이 계속 ‘문화제’ 중에 방송을 해서 적절한 긴장감을 주는 음향효과를 담당했습니다. 방역 체크도 흐지부지, 해산 방송도 하지 않는다더니 이 날은 경찰이 나름 존재를 보이고자 애썼습니다. 공권력이 참으로 일관성이 없습니다.
이 날 연대 ‘집회’의 포인트는 참가자들이 육성으로 ‘우리의 주장’을 열심히 외치면서 집단적인 세를 과시하자 였습니다. 해서 집회는 ‘우리의 주장’ 외치기로 시작하여 ‘우리의 구호’ 외치기와 떼창으로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모인 인원이 많아서 그것을 적절하게 할 수 있었다고 자평합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연대자들께 고맙습니다. 모이려고 작정하면 모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는 말”에서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는, 국가와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를 핑계로 자본에게 수백조 퍼주기를 일삼으면서도 그 전제로 노동자 해고 금지를 강제하지 못하고. 이젠 오히려 자본이 이때다 하고 비정규직등을 일회용품처럼 해고하는 가운데 이에 저항하는 해고노동자들의 입과 손발을 묶어버리려고 하고 있다고 그 이중성을 비판했습니다. 이는 촛불시위로 집권한 자유주의 정부도 다르지 않고 이야말로 자본의 집행기구인 국가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는 “1997년 외환위기때 백수십만명이 해고됐을 때 노동자들은 내 차례만 오지 않으면 된다며 제대로 저항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된 자리는 비정규직이 채웠습니다. 코로나19의 첫 해고 사업장인 아시아나 케이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에 함께 싸우지 않으면, 그들을 다시 일터로 돌려보내는 투쟁에 함께 나서지 않으면, 다음 차례는 어떤 노동자도 가능합니다. 이들을 지켜내지 않으면 모든 노동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서는 사회적 연대로 노동자 투쟁에 함께 합시다”는 말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이 분위기대로 집회는 알찬 발언들로 채워졌습니다.
투쟁경과보고에서 김계월 아시아나 케이오 노조 지부장은 재벌은 배불리고, 노동자들은 해고시키고,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라고 판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직을 시키지 않는 자본을 상대로 싸울 수 밖에 없다고, 앞으로도 계속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습니다.
투쟁사업장 발언은 사파동행의 백미중에 하나이지요. 한화생명 김준희 지회장은 신생 노조의 노동자들이 오늘 처음 연대 집회에 함께 했다고 말하면서, 조합원들의 소감을 직접 질문했습니다. 여의도 한화생명앞 농성 60여일째인 노동자들이,이제야말로 투쟁 속에서 “노동자가 되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 김숙영 지부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개인정보’를 다루고 공공성 업무를 다루는 노동자들이 가장 힘든 감정노동과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으며 드디어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곧 총파업에 들어가는 이 노조가 이 자리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연대로 함께 투쟁을 해나갈 수 있는 힘을 받길 바랍니다.
택시노조 김재주지부장은 과천 정부청사앞에서 진행하고 있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 택시노동자 투쟁을 알렸습니다. 코로나19를 핑계로 슬그머니 부활한 사납금제 철폐가 택시 공공성의 첫번째 조건입니다. 코레일네트웍스 이찬복 부지부장은 케이오와 함께 코로나19 발발이후 ‘파업’에 나서 투쟁했던 몇 안되는 사업장 중 하나입니다. 파업집회 한번 제대로 열지 못하면서도 악조건속에서 파업을 이어가다 최근 복귀한 상황을 알렸습니다. 공무원노조 ‘원복투’ 박철준 위원장은 지난해 말 국회에서 공무원특별법 제정으로 다시 일터로 복직하지만, 원칙도 내용도 없는 복직법안이 장기간 투쟁해온 해고노동자들을 어떻게 모욕하고 있는지를 지적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파기금 집회에서 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의 발언은, 투쟁앞에서 자본과 국가의 공통된 모습을 드러내고, 투쟁을 통해서 노동자들은 하나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됨을 보여줍니다. 노동자 투쟁이 자신만의 투쟁을 넘어 좌우와 멀고 가까운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연영석가수는 공연도 함께 하는 집회답게 훌륭한 선곡으로 4곡을 열창하면서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이의 노래는 언제나 진지하고 열정적이고 뜨겁습니다.
마지막으로 4월30일 정년을 넘기고 단식 25일차 투쟁중인 김정남 해고자(전지부장)의 발언입니다. 가장 힘든 단식 25일차 발언인데 그는 차분하고 조용해서 오히려 결의가 묻어나는 목소리로, 정년을 넘겼지만 후배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계속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결의와 투쟁에 민주노총 노동자들과 사회적 연대자들이 함께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이 날 육성으로 외친 구호들을 다시 글자로 외쳐봅니다.
박삼구를 감옥으로 노동자를 일터로!
코로나19 모든 해고 금지하라!
노동자는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사회적 연대로!
코로나19에 맞서는 사회적 연대!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하자!”
2021. 5. 10
사회적파업연대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