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 노동영화 열전] 시즌2 4회 “투쟁의 날들” 181215

노동 영화를 통해 오늘 이곳의 노동을 고민하는 [사파 노동영화 열전] 시즌 2의 네 번째 상영작은 노만 쥬이슨 감독의 “투쟁의 날들”이었습니다. 미국의 대중적 노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1930년대 오하이오주의 한 트럭 회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파업 과정에서 지역 갱단과 손을 잡고 부패해가는 노동조합의 단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2시간이 넘는 긴 영화가 끝난 후 언제나처럼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와 함께 영화를 소재로 오늘의 노동을 토론하는 자리가 이어졌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대공황을 거친후 1935년 와그너법이 만들어져 노조할 권리와 노조 만들기 붐이 일어나고 미국의 소위 ‘비지니스 노조’가 기업별노조의 틀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려는 형성기입니다. 영화에서 사측이 고용한 파업 파괴자들의 폭력에 노동자들은 ‘평화’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어느 참가자의 답답한 마음을 담은 발언은 오늘도 가장 약한 고리에 있는 노동자들이 죽어나가고 있는 이 땅의 노동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노동자의 힘’은 무엇일까?라는 권영숙 대표의 질문과 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갱단이라는 외부의 힘을 빌려 득세하고 부패해가는 트럭노조(F.I.S.T.)와 한국의 노조들은 과연 얼마나 다를까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갱단과 손을 잡은 것은 아니지만 노동자의 정당한 몫을 쟁취하기 위해 외부의 힘에 기대려는 모습은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그렇게 독립적 노동운동이 무너지고 있던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특히 미국식 노조와 구조와 성격이 유사한 점이 많은 한국 노조운동과 조직노동에게 미국 노동운동의 이후 변화는 앞으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잘 만들어진 노동 영화를 통해 오늘의 노동을 함께 고민하자. 이것이 [사파 노동영화 열전]의 기조입니다. 사랑방 영화제 같은 느낌인데 치열한 토론과 학습의 장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노동 계급의 언어를 복원해내고 그 언어로 노동의 오늘과 내일을 쟁취하는 것. 이 역시 [사파 노동영화 열전]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번 영화제에도 새로운 얼굴들을 비롯해 여러분이 함께 했습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더 적극적인 참여도 기대하며 다음 영화방에서 만나요.

사회적파업연대기금
2018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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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파 노동영화 열전 & 2018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송년회

사파 노동영화 열전 “노동이 영화를 만났을 때”

2018 시즌 2 – 파업, 그리고 그 이후

제 4회 “투쟁의 날들” (노만 쥬이슨 감독, 145분)

길잡이: 권영숙(노동사회학자)

“파업, 그리고 그 이후”라는 주제 하에 진행하는 2018년 <사파 노동영화 열전> 시즌 2의 네 번째 상영작은 노조운동이 대중운동으로 궤도에 오른 1937년의 미국 노동의 모습입니다. 오하이오주 한 트럭회사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 조건에 맞서 노조를 결성하고 파업하는 과정에서 갱단과 손잡고 부패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제작 의도와 상관없이 오늘날 곰곰이 되씹어볼 만한 영화입니다.

파업투쟁에 힘들었던 노조활동가들이 갱단과 손을 잡고, 이 덕분에 노조의 힘은 강해졌지만 동시에 권모술수와 비리가 난무하는 곳이 됩니다. 한국 사회의 노동은 과연 이와 무관할까요? 노조운동은 어떻게 부패하고 무엇때문에 이익집단정치에 매몰될까요? 이런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길잡이 토론에서는 미국 노동운동사를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독립적이고 계급적인 노동운동을 고민하고 상상해보는 자리를 가지려고 합니다. 노동자와 연대자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영화도 보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영화 상영후 ‘2018년 사파기금 송년회’가 이어집니다. 올 한해도 사파기금과 함께 꾸준히 노동연대에 함께 해주신 연대자들이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며 2018년을 우애와 연대로 보내는 자리입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때: 2018년 12월 15일(토) 오후 5시(사파 노동영화 열전), 오후 8시(송년회)
곳: 서울 용산구 원효로 250 2층(1호선 남영역, 4호선 숙대입구역)
참가비: 5,000원
송년회 후원: 국민, 012501-04-230247,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문의: sapafund@gmail.com

주최: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파 노동영화 열전> 시즌 2. 3회 “빵과 장미” 20181110

전세계 영화를 통해 어제와 오늘의 노동/운동의 역사를 살펴보는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사파 노동영화열전> 시즌 2의 제3회 상영작은 영국의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2000년 작, 110분)였습니다. 미국으로 이주한 멕시코 출신 여성 노동자 마야의 투쟁을 통해서 신자유주의하의 하층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조건, 그리고 투쟁을 다룬 영화였습니다.

“빵과 장미”라는 슬로건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12년 미국 로렌스파업이었고, 이것은 1908년 뉴욕 섬유공장 노동자들의 파업이 열렸던 3월 8일과 합쳐져 오늘날 ‘세계 여성의 날’의 기원이 됐습니다. 하지만 1900년대 초 영화 속 노동자들의 구호와 오늘날 한국 노동의 구호는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고, 오늘 날 한국 노동 운동의 모습은 더 우울한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말하는 “빵”은 생존권을, “장미”는 인간으로서의 존엄, 인권등을 의미하는데, 어쩌면 오늘의 노동 운동은 더 많은 ‘빵’만을 요구할 뿐 ‘장미’의 가치는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작년 노동자 대회 전야제에 이어 올해도 노동자 대회에 열린 <사파 노동영화 열전>이었습니다. 1970년 11월13일 청계천 평화시장 의류 노동자였던 전태일의 분신과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이야말로 “빵과 장미”의 정신을 말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뜻깊은 영화 상영이었습니다.

노동자 대회가 끝나고 <사파 노동영화 열전>에 함께 해주신 택시지부, SK 브로드밴드 노동자들, 그리고 사파기금 연대자들이 골고루 함께 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도 몇분 계셨습니다. 단지 영화 한편만 보러 오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언제나처럼 영화 상영 전, 권영숙 대표가 영화의 영화사적, 정치사적 맥락을 짚어주었습니다. <사파 노동영화 열전>만이 갖고 있는 강점이죠.

권대표는 세계여성의 날의 기원뿐 아니라 이 영화의 소재가 된 2000년 ‘청소노동자들을 위한 정의”(Justice for Janitors)를 생생하게 미국 현장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내셔날센터인 AFL-CIO가 조합주의, 관료주의로 부패하고 투쟁을 방기하는 가운데 어떻게 평조합원들이 아래로부터 만든 새로운 노조조직인 SEIU등을 통해서 미국 노동운동의 ‘재건’과 부활을 꿈꿨던가를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좌파 여성활동가들이 만든 “빵과 장미(Pan y Rosas)”의 구호이기도 한, “우리중 한 사람만 다쳐도 그것은 모두의 상처다”라는 원칙과, “한명도 더이상 잃을 순 없다(Ni Una Menos)”라는 구호는 오늘날 #미투와 #위드유를 연상케 하는 운동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노동계급이 인종, 젠더를 넘어서 계급적 단결을 할 수 있기 위해선 바로 이런 “빵과 장미”의 정신, 그리고 “한명도 더 이상 잃을 순 없다”는 원칙이 필요하겠지요.

주인공인 마야와 그의 언니 로사의 언쟁을 보면서 오늘의 노동 현장을 보는 것 같다는 고진수 운영위원의 발언과 LG 유플러스 조합원의 오늘 노동 현장에 대한 고민. 그리고 노동 운동과 민주노총 비판. 이 모든 토론들이 더 나은 내일과 노동 운동을 만들기 위한 참석자들의 열망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파 노동영화 열전>은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준비한 장기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히 영화를 보는 문화행사를 넘어 노동자 학습이자 선전 프로그램입니다. 이 귀한 자리에 더 많은 노동자들과 연대자들 그리고 노동과 영화에 관심 있는 많은 시민들께서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다음 상영회는 12월 8일(예정)입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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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사파 노동영화 열전 “노동이 영화를 만났을 때”

2018 시즌 2 – 파업, 그리고 그 이후

제 3회 “빵과 장미” (켄 로치 감독, 112분)
길잡이: 권영숙(노동사회학자)
“파업, 그리고 그 이후”라는 주제 하에 진행하는 2018년 <사파 노동영화 열전> 시즌 2의 세 번째 상영작은 미국으로 넘어간 멕시코 이주 노동자의 문제를 통해서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거나 적어도 그 감독의 이름과 영화 제목 정도는 들어봤을 유명한 영화입니다.
기회와 풍요의 땅 미국으로 불법 이주해 초고층 빌딩의 청소부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의 제약을 넘어서 자본에 항거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입니다. ‘빵’은 생존권을 ‘장미’는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살 권리를 상징합니다. 1908년 미국 의류공장 여성노동자들이 뉴욕 럿거스 광장에서 벌인 파업에 등장한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여성의 날의 연원이 된 투쟁이기도 하지요.
왜 켄 로치 감독은 ‘빵’과 ‘장미’를 영화의 제목으로 택했을까요? 그리고 그것이 지금 여기 대한민국의 노동에 던지는 울림은 무엇일까요?
“빵과 장미”를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에서의 생존권과 노동자로서의 존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노동영화는 누구와 함께, 그리고 어떤 생각을 나누며 보는가에 따라 다릅니다. 노동자와 연대자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영화도 보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1월 10일(토) 오후 6시.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때: 2018년 11월 10일(토) 오후 6시
곳: 서울 용산구 원효로 250 ‘닭한마리’ 2층(1호선 남영역, 4호선 숙대입구역, 6호선 효창공원역)
참가신청: https://shrl.tk/vqNDG
참가비: 5,000원
문의: sapafund@gmail.com
주최: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파 노동영화열전> 시즌2. 2회 “당신과 나의 전쟁” 20181013

전세계 영화를 통해 어제와 오늘의 노동/운동을 살펴보는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사파 노동영화열전> 시즌 2. 제2회는 태준식 감독의 “당신과 나의 전쟁”이었습니다. 최근 복직 합의를 한 쌍용차 투쟁을 2009년 77일 파업 당시 공장 내부에 대한 생생한 촬영과 공장 바깥의 시선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교차편집한 다큐멘터리입니다.

30여 명의 노동자와 가족들을 죽음으로 내몬 그 처절했던 쌍용차 투쟁의 현장을 다시 보면서 참 마음이 씁쓸하고 불편했습니다. 이 씁쓸함과 불편함이 아마도 “당신과 나의 전쟁”을 상영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태준식 감독이 함께 하기로 했으나 아쉽게도 같이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쌍용차 투쟁에 끝까지 함께 했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참석해주셨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권영숙 대표와 함께하는 토론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습니다. 특히 당시 투쟁에 직접 참여하고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한 김정우 지부장과 복기성 전 사파기금 운영위원, 윤충렬 수석 부지부장의 진솔한 이야기는 고통스럽지만 노동자들과 연대자들이 직시해야하는 이 땅의 현실이었습니다.

투쟁 당시의 경험담을 시작으로 자연스레 쌍용자동차 투쟁의 평가에 대한 토론이 <사파 노동영화열전>의 고갱이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열린 국면에서 민주노총이 쌍용차 투쟁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면 지금과 달라지지 않았겠느냐는 것과 쌍용차 투쟁에 대한 평가는 조합원들만 모여서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연대해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귀담아 들을 것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그리고 투쟁 당시의 내밀한 속사정도 들을 수 있기도 했습니다.

이번 상영회를 통해서 쌍용차 투쟁이 노동운동의 중요한 변곡점이었고 중요한 싸움이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쌍용차 투쟁에 대한 평가는 진행 중이고 더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가야 함을 확인해주는 자리였습니다. 적절한 싯점에 적절한 작품을 선정해서 상영했다는 자찬도 해봅니다.

<사파노동영화열전>은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준비한 장기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히 영화를 보는 문화행사를 넘어 노동자 학습이자 선전 프로그램입니다. 이 귀한 자리에 더 많은 노동자들과 연대자들 그리고 노동과 영화에 관심 있는 많은 시민들께서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다음 상영작은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입니다. 11월 10일 오후 6시 전국노동자대회가 끝난후 <사파노동영화열전> 시즌 2. 제3회에서 다시 만나요.

사회적파업연대기금
2018년 10월 24일

<사파 노동영화열전> 시즌2. 2회 “당신과 나의 전쟁” 후기 사진 앨범보러가기

[공지] 사파 노동영화 열전 “노동이 영화를 만났을 때”
2018 시즌 2 – 파업, 그리고 그이후

제 2회 “당신과 나의 전쟁” (태준식 감독, 85분)
길잡이: 권영숙(노동사회학자)

“파업과 그 이후”라는 주제로 2018년 문을 연 <사파 노동영화 열전> 시즌 2의 두번째 상영작은 쌍용차 파업을 다룬 태준식 감독의 “당신과 나의 전쟁”입니다. 사파 노동영화 열전 처음으로 다큐멘터리 상영입니다.

2009년 5월. 2,405명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통보를 받습니다. 정리해고 통보를 받지 않았지만 77일 공장점거 파업에 함께하면서 ‘죽은 자’가 된 신동기씨의 이후 삶과 쌍용노동자들의 처절한 77일 투쟁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당신과 나의 전쟁”을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노동자 파업투쟁’의 의미와 ‘파업 이후’의 과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최근 2차 해고자 복직이 합의된 쌍용자동차 투쟁 9년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자가 투쟁한다는 것은 무엇을 각오해야하는가? 노동자투쟁에서 승리는 무엇인가?

해외 노동운동사를 담은 이전의 <사파 노동영화 열전> 영화와는 달리, 최근 이땅에서의 노동자 투쟁을 다룬 작품이고 아직도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투쟁이기에 더욱 풍성한 토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영화를 제작한 태준식 감독도 함께 합니다.
10월 13일(토) 오후 6시.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때: 2018년 10월 13일(토) 오후 6시
곳: 서울 용산구 원효로 250 ‘닭한마리’ 2층(1호선 남영역, 4호선 숙대입구역, 6호선 효창공원역)
참가신청: https://shrl.tk/fd1bl
참가비: 5,000원
문의: sapafund@gmail.com
주최: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파 노동영화열전 시즌2_1회 “노동자계급 천국으로 가다” 20180915

<사파 노동영화 열전>이 새로운 주제로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시즌1이 “파업 전야”였다면 이번 시즌 2는 “파업, 그리고 이후”입니다. 파업이라는 강력한 스펙터클 때문에 우리는 파업이 끝난 후의 그 지난하고 처절한 현장 투쟁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시즌2에서 선정한 영화들은 주로 파업 이후를 다룬 영화들입니다. 파업이 끝난 후 노동은 어떤 투쟁을 전개해야 하는가를 영화를 통해 함께 고민해보는 자리입니다.

첫 상영작은 엘리오 페트리 감독의 1971년 작품 “노동계급 천국으로 가다”였습니다. 1970년대 초 신자유주의가 도입되기 시작한 이탈리아의 부품 공장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한국의 “파업전야”처럼 실제 공장에서 촬영하고 그 공장의 노동자들이 직접 영화에 출연해서 현장의 생동감을 더해줍니다. 현대 헐리우드 영화의 호흡에 익숙해지고 이탈리아 영화에 생경한 일부 참석자들은 영화 상영 후 더러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만 실제 공장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은 영화의 현장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사파 노동영화 열전>의 백미인 권영숙 대표와 함께 영화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토론도 이어졌습니다. 70년대 신자유주의 도입시기의 이탈리아 노동현실이 40년이 지난 한국의 노동현실과 다르지 않다는 것에 놀라고 분노를 표했습니다. 권대표는 이탈리아를 휩쓴 “뜨거운 가을”이후 노동자 대중투쟁이 걸어간 길을, 한국의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의 상황과 연결해 설명했습니다.

토론에서 최근 남은 해고자 복직에 합의한 쌍용차 노동자의 조심스러운 이야기, 현대차 비정규 노동자의 금속 제조업 노동현장에 대한 증언, 저 멀리 지방에서 반전반핵 운동을 하고 있는 이의 반핵에 대한 의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투쟁을 하고 있는 서울지역 교사 노동자들의 제조업 노동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협동조합에서 해고된 1인 노동자가 쏟아낸 조직노동에 대한 울분, 이덕우 노동변호사의 툭 던진 진지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뒷풀이 자리에서도 아나코 페미니즘과 이 영화가 일으킨 물의와 이어진 국제적인 논쟁등에 대한 이야기 등 자유롭게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해석을 하며 한국의 노동 현실에 대해서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잘 만들어진 노동 영화를 통해 오늘의 노동을 함께 고민하자. 이것이 <사파 노동영화 열전>의 기조입니다. 사랑방 영화제 같은 느낌이지만 치열한 토론과 학습의 장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노동계급의 언어를 복원해내고 그 언어로 세상을 해석하고 오늘을 싸워내는 것. 이 역시 사파 노동영화 열전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번 시즌2에도 많은 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사파 노동영화 열전> 제2회는 10월 13일(토) 열리고 상영작은 “당신과 나의 전쟁(태준식 감독)”입니다. 아까운 기획에 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2018년 9월 20일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파 노동영화열전 시즌2_1회 “노동자계급 천국으로 가다” 후기 사진 앨범보러가기

 

사파 노동영화 열전 “노동이 영화를 만났을 때”
2018 시즌 2 – 파업, 그리고 그이후

제 1회 상영작, “노동자 계급 천국으로 가다”

길잡이: 권영숙(노동사회학자)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사파 노동영화 열전>을 지난해에 이어 개최합니다.
이번 2018년 시즌 2는 “파업, 그리고 그 이후”를 다룬 노동 영화들을 선정했습니다.
첫 상영작은 엘리오 페트리 감독의 “노동자 계급 천국으로 가다”입니다 (상영시간 125분).

이탈리아의 기계 부품 공장 노동자인 루루는 회사의 지시대로 충실하게 일하면 노동자도 행복해질 거라 믿는, 그래서 새로 도입되는 성과급제를 지지하는 평범한 노동자입니다. 하지만 작업 도중 손가락을 잘리는 사고를 당하면서 그는 새로운 노동현실을 자각합니다.

69년 이탈리아를 뜨겁게 달궜던 이른바 ‘뜨거운 여름’과 노동자들의 계급투쟁이후 자본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영화는 1070년대초 이탈리아의 격렬했던 노동자들의 투쟁과, 노동자들의 미시적인 일상, 그리고 공장의 현장권력의 모습을 건조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후 1970년대 신자유주의하 유럽이 겪게 될 변화를 사실주의적으로 그린 영화로, 1972년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노동사회학자인 권영숙 대표가 영화의 정치사적인 맥락과 70년대 유럽노동운동, 그리고 영화사적 특징을 짚어보는 토론이 이어집니다. 2년째인 사파 노동영화열전이 한국사회의 노동 현실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파업은 어떠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소중한 자리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2018년 9월 15일(토) 오후 6시. “사파 노동영화 열전 시즌 2” 제 1회에 노동자와 연대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참가신청: https://bit.ly/2MPchZj
– 때: 2018년 9월 15일(토) 오후 6시
– 곳: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교육장(서울 용산구 원효로 250 ‘닭한마리’ 2층, 남영역/숙대입구역 근처)
– 참가비: 5,000원
– 문의: sapafund@gmail.com
– 주최: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공지] 사파 노동영화 열전 “노동이 영화를 만났을 때”

2018 시즌 2 – 파업, 그리고 그이후

길잡이: 권영숙(노동사회학자)

지난해에 이어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사파 노동영화 열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2018년 시즌 2는 “파업, 그리고 그 이후”를 다룬 노동 영화들을 선정했습니다. 시즌 1에서 ” 파업전야”의 숨막히는 자본주의적 계급현실, 파업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긴장, 그리고 각성과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다양한 시대와 나라를 오가며 살펴봤다면, 이번 시즌 2에서는 “파업과 그 이후”를 영화적으로 그려낸 대표적인 노동영화를 함께 보고 토론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쌍용자동차 파업을 다룬 “당신과 나의 전쟁”에서부터 현대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찰리 채플린의 고전명작인 “모던 타임즈”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미국 등의 걸출한 노동영화들까지, 이번 시즌 2 <사파노동영화 열전>도 의미있고 작품성있는 노동영화들을 엄선했습니다.

또한 매회 영화를 본 후 노동사회학자이자 역사사회학자인 권영숙 대표가 이끄는 “영화 & 토크”를 통해 영화의 정치사적, 영화사적 맥락을 짚어보고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노동계급의 현실에 맞서 노동자들이 어떻게 현실을 바꾸고 나아가 세상을 변혁하기 위한 집단적인 무기로 파업을 선택하고, 일어서고 패배하며 미래를 열어갔을까요? 오늘날 한국사회의 노동 현실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파업은 어떠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2018년 9월부터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열리는 “사파 노동영화 열전”에 노동자와 연대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시즌 2. “파업, 그리고 그 이후” 상영 일정

9월 15일(토) “노동자 계급 천국으로 가다(La Classe Operaia Va In Paradiso)”

엘리오 페트리 감독, 1971년 작 (125분)

이탈리아의 기계부품 공장 노동자인 루루는 회사에 충실하고 열심히 일하면 행복해질 거라 믿으며 성과급제를 적극 지지하지만, 어느 날 작업 도중 손가락을 잘리는 사고를 당한다. 70년대 신자유주의하 유럽의 모습을 사실주의적으로 그려낸 영화로 1972년 칸느 황금종려상 수상작.

10월 13일(토) “당신과 나의 전쟁”

태준식 감독, 2009년 작(85분)

2009년 5월. 2,405명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통보를 받는다. 정리해고 통보를 받지 않았지만 77일 공장점거 파업에 함께해 ‘죽은 자’가 된 신동기씨의 삶과 쌍용차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파업’의 의미와 ‘파업 이후’의 과제를 묵직하게 던진다.

12월 8일(토) “빵과 장미(Bread and Roses)”

켄 로치 감독, 2000년 작(110분)

영국의 좌파 영화감독인 켄 로치의 대표작. 미국 LA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에 밀입국한 여성이 생존권(빵)과 행복추구권(장미)를 동시에 쟁취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과정과 그 이후를 다룬 영화.

1월 12(토) “투쟁의 날들(F.I.S.T)”

노만 쥬이슨 감독, 1978년 작(145분)

노동운동이 성장하고 있던 1937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최악의 노동조건 속에서 일하는 트럭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갱들과 손잡고 파업을 조직하는 과정, 그리고 그 파업 이후 어떻게 변질되어 갔는가를 다룬 영화.

2월 9일(토) “모던 타임즈(Modern Times)”

찰리 채플린 감독, 1936년 작(87분)

자본주의 현 시대(모던 타임즈)를 간결하고 명징하게 표현한 노동영화 명작 중의 명작. 1930년대 미국의 산업화 시대를 배경으로 모든 것이 기계화되고 인간 또한 하나의 부품처럼 취급되는 자본주의 사회속에 피폐해져가는 인간 군상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 때: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6시(변동 가능)

– 곳: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교육장(서울 용산구 원효로 250 ‘닭한마리’ 2층, 남영역/숙대입구역 근처)

– 참가비: 매 회 5,000원

– 문의: sapafund@gmail.com

– 주최: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파 노동영화 열전> 5회 <제르미날> 180210

이번 “사파 노동영화 열전” 제5회는 <제르미날> (끌로드 베리 감독, 1993년)이었습니다. 1880년대 중반 프랑스 산업자본주의 발달 시기에 한 광산마을에서 벌어진 파업과 자본과 권력의 폭력적 탄압, 그리고 파업 이후를 그린 영화로 에밀 졸라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라고 알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170분의 영화라 너무 길어서 살짝 배속을 높여 영화편집을 했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한파속에서 영화 관객이 적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추위가 반짝 누그러져 다행이었습니다. 항상 보러오는 고정 관객들 사이에서 새로운 얼굴들도 보였습니다. 노동영화열전이 선택한 영화들이, 하나씩 보고 토론할수록 서로 연속성과 연관성이 있는 작품들이라, 5편 모두 본 이들이라면 ‘파업’과 노동자 투쟁의 역사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구체화할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특히 이번 상영작 <제르미날>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영화였습니다. 투쟁과 파업을 앞두고 있는 노동자 군상들에 대해서 다양하게 그리고 있고, 당 시대에 노동자들에게 전파되기 시작한 사회주의, 무정부주의, 생디칼리즘등이 대사로 녹여져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길잡이를 맡은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가 몇가지 화두를 던진후 영화 관람과 토론을 했습니다.

우선, 파업 투쟁의 승리와 실패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투쟁의 목표로 삼은 것들이 쟁취되면 승리한 투쟁이고 그렇지 못하면 패배한 투쟁일까요. 어찌 보면 그러한 것들은 수백 년의 노동계급 투쟁의 역사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지 않을까요. 내일 싹 틔울 씨앗들을 뿌릴 수 있는 오늘의 투쟁들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요. 영화 제목이 “씨앗의, 싹트는”이라는 뜻을 갖는 ‘germinal’인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 속 현실이나 실제 현실 모두 추운 겨울이지만 겨울에 씨를 뿌려야 봄이 온다는 것, 그런 의미가 아닐까요. 봄은 쟁취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또한 뜻밖에도 이 영화(소설)에는 노동자 여성들의 존재가 강렬하게 각인돼 있습니다. 산업 자본주의하에서 유혈적인 노동착취를 당하는 노동자들의 계급적 모순과 그 모순이 응집돼있는 가족내 관계와 사회적인 젠더 관계가 가차없이 솔직하게 그려집니다. 당시 여성들은 탄광 갱도에서 남자와 함께 일하고, 집에서는 가사노동을 전담하고 아이를 출산하고 키우고. 종국에는 파업중인 가운데 생계비가 없어 몸을 팔기도 한(그러나 그들은 수동적이지 않습니다. 이 순간에도), 여성 노동자였습니다. 파업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그들이 탄광 노동자들의 호주머니 돈을 깡그리 끌어모으는 졸부에다, “한번 주면” 빵 한덩어리를 주겠다면서 마을 여성들을 매수해온, 유일한 식료품점 주인을 린치하고 그 남근을 잘라낸뒤 환호하고, 남자들은 뜨악해하는 장면은 21세기에 ‘재발견’하게 되는 장면입니다.

파업기금을 모으는 부분도 인상 깊었습니다. 내 먹을 것을 확보해놓고 십시일반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먹을 것을 떼어서 파업기금을 조직하고 파업을 준비하는 것이 파업 투쟁에 임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요.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취지를 다시 상기하게끔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권대표는 19세기 프랑스와 독일의 ‘파업기금’에서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을 창안하고 제안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번 <제르미날>을 마지막으로 “사파 노동영화 열전” 시즌1. 파업전야는 종료됩니다. <제르미날> 영화를 선정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영화가 너무 길기도 했고 역사적 배경 지식이 없으면 잘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즌 1. 파업전야를 <제르미날>로 마무리하는 것은 “사파 노동영화 열전”의 취지와 매우 부합하는 것 같습니다. “사파 노동영화 열전”은 영화 속 노동이라는 소재로 우리 사회와 노동 운동의 현장에 ‘씨를 뿌리기’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렇게 봄을 만들어가고자 했습니다.

봄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씨 뿌리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즌 1. 파업전야와 이어지는 그 다음의 심화된 주제로 선정한 영화들과 함께 시즌 2에서 다시 만나겠습니다. 수 십 년만의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파분실을 찾아주신 연대자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꽃 피는 봄이 오면 다시 만나요.

사회적파업연대기금
2018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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