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동행>19호 입니다. 격월 (둘째 주 화요일)로 발행되니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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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2025년 5월10일 23회 사파포럼을 ““2017년과 2025년- 탄핵과 대선과 노동자 고공농성”이라는 제하에 열었습니다. 장소는 건치 회의실(서울 한강대로 373-1 4층)이었습니다.
사파포럼은 작년부터 투쟁의 역사로부터 배우고, 현장의 경험에 대한 주체적인 평가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기조하에 진행했고, 이번에 2017년 노동자 고공단식농성투쟁을 2025년의 상황과 비교하여 토론하는 자리를 열었습니다. 2017년과 2025년은 닮은꼴입니다. 대통령 탄핵, 대선, 그리고 고공농성하는 노동자들. 과연 2017년과 2025년은 다른가요? 달라질까요? 그런데 왜 2017년의 고공농성자는 2025년 다시 고공에 올라야 했을까요? 지금 2017년이 2025년에게 묻고 있습니다. 대선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중은 없다”를 되새기며, 이 질문부터 함께 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기조 발제를 맡은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는 2017년과 2025년 탄핵이 가진 본질적인 동일성이 어떻게 노동자투쟁과 운동을 제한하고, 그를 뛰어넘는 시각과 실천은 어떻게 이뤄졌거나 이뤄지지 못하는가라는 관점에서, 주로 2017년 노동자고공농성의 26일간의 투쟁기록을 자세히 살피면서 그 속에서 쟁점을 추출하여 제기하였습니다. 특히 권대표는 2017년 4월14일 고공농성 1일부터 5월10일 고공농성 마지막 26일까지, 그리고 대선 D-day까지 거의 빠지지 않고 자신이 페이스북에 쓴 매일의 기록을 연혁이자 증거로 삼아서, 투쟁전과정에 대한 쟁점화를 꾀하는 독특한 발제를 하였습니다.
권대표는 2017년 투쟁이 분명히 사업장, 업종과 산별, 정규직 비정규직의 차이를 넘는 ‘하나의 노동자대오’로서 뭉쳤다는 의미를 가졌다는 점, 그리고 이는 긴 시간동안 ‘공동투쟁’의 경험과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지원 관계등 축적된 선과정에 의해서 가능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분열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였다는 점이 한계였다고 지적합니다. 공투의 단위가 각 사업장노조였고, 개별노조들의 투쟁 쟁점과 특징, 그리고 뿌리깊은 당사자주의, 현장 우선주의등이 갈수록 원심력으로 작동했음을 지적했습니다. 외적으로는 민주노총이 노동의 사회적 의제화보다는 ‘촛불혁명’에 시민적 참여기조를 유지하고 노동단체들 역시 ‘민주주의 투쟁’ 중심으로 흐르면서, 촛불속에서 노동자 의제를 제대로 그리고 더욱 확산시키지 못하게 한 한계 속에서 노동자공투가 제기한 정당한 문제의식과 실천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고립되고 있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하나의 대오에서 나아가 하나의 노동전선을 쳤어야했다는 것입니다.
2017년 고공농성자 6인중 1인인 김경래 현 삼표지부장(당시 동양시멘트 수석부지회장)은 신생노조로서 공투에서 만난 이들이 바로 ‘투쟁의 선생님’이었고, 고공투쟁을 통해서 노동자는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던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습니다. 2017년의 고공농성자였고, 2025년 현재 세종호텔 앞 구조물에서 홀로 농성중인 고진수 노조지부장은 2017년 고공단식농성이 당시 국면에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로 세상의 변화를 요구하는 의미를 가졌고, 지금 2025년은 다른 조건이지만 대선국면에서 노동의제를 내세우고 실천하는데 3개 노조의 고공농성이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미 한국옵티칼 불탄 공장에서 농성중인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소현숙 농성자가내려간 이후 홀로 외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3개 노조 고공농성자들의 온라인 방 등에서 서로 위로를 주고받고, 투쟁의 방법을 서로 상의하며 공동투쟁을 만들어가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그리고 단지 “버티는 것이 아니라 이겨서 일터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고공농성에서 현장 사수대의 지지와 엄호도 매우 중요한데, 이김춘택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은, 거제 현장과 서울 고공이 분리돼있지만, 말벌들의 연대 속에서 한화 본사앞 농성이 가지는 의미, 그리고 대선국면에서 3사 연대투쟁의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2017년 6명의 고공단식농성은 ‘노동자공투’라는 공동투쟁체를 만들어 가능했고, 2025년 고공투쟁은 단위사업장 3개 노조의 연대투쟁입니다. 2017년 투쟁은 탄핵과 대선 국면에서 단지 단위 사업장의 쟁점뿐 아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법 전면제개정을 내건 정치적 투쟁이었고, 대선투쟁이었습니다. 반면 2025년 투쟁은 각 단위 사업장 노조들이 다른 쟁점과 구호를 걸고 있지만, 탄핵 대선국면에 고공농성이라는 힘든 투쟁을 선택한 공통점으로 하나로 되어가는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7년과 2025년 고공농성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선 및 정권교체로 노동자투쟁의 요구가 달성될 수 없다는 것(오히려 가릴 수도 있다는 점), 따라서 노동자들은 독자적인 계급적인 요구를 담아 싸워야하며 승리를 위해서는 조직된 노동자의 계급적으로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는 것, 마지막으로 노동자들의 사회적 투쟁에 대한 사회적 연대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탄핵국면이든 대선이든 정치적 공간을 열고 계급적인 요구를 담아내는 것은 주체적인 투쟁을 통해서입니다. 과연 지금 2025년은 어떻습니까?
2025. 5.13
사회적파업연대기금
2017년 노동자 공동투쟁의 고공단식 농성: 26일간의 기록
사진 슬라이드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 5월 10일 제 23회 사파포럼 현장에 전시하고 동영상 슬라이드로 함께 봤습니다.
시간: 2017.4.14- 5.10
장소: 서울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
수많은 사진들중에 선택한 것들입니다.
2017년 4월14일 첫날부터, 2017년 5월10일 내려오는 마지막날까지, 날자순으로, 한장 한장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보시고 궁금하길 바랍니다.
그 투쟁의 준비와, 시작과, 과정과, 결과와, 투쟁이후의 투쟁까지.
2017년 탄핵이후 대선국면에서 이 투쟁의 사진들이
2025년 탄핵이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노동자투쟁과 노동운동에 던지는 메시지가 읽혀지길!
161028 노동자공투 박근혜퇴진농성 기자회견
170414 공투1일차 고공에 오른 6인의 노동자들
170415 공투 2일차 생수와 침낭 올리기 투쟁
(2017. 05. 04)
[고공단식농성 21일차] 그리고 (대선 D-5)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가 농성자들을 만나러 올라갔다.
[고공단식농성 15일차] 그리고 (대선 D-10)
6차 사파동행_광화문 노동자고공단식농성장편
6차사파동행.
처음으로 고공농성자들의 화상 통화 발언을 시도했다.
발언하는 고진수 동지
‘퇴진행동’ 광화문 토요일 집회에서. 경찰버스에 올라 피켓팅. “여기 노동이 있다”.
하지만 토요일 촛불집회에서 노동자공투는 발언 기회를 한번도 가지지 못했다.
(2017. 04. 28)
[고공단식농성 15일차] 그리고 (대선 D-10)
민주당 대선후보 문재인의 광화문 유세에서.
고공농성장 아래의 노동자들은 열심히 외쳤다.
2017. 05. 08)
[고공단식농성 25일차] 그리고 (대선 D-1)
대선후보 문재인의 마지막 밤 광화문유세장에서.
연단을 점거하고 피켓팅하는 공투 노동자들.
(2017. 05. 05)
[고공단식농성 22일차] 그리고 (대선 D-4)
농성자 6인중 콜트콜텍 이인근 지회장이 먼저 고공에서 내려왔다.
사파기금의 병원방문.
(2017. 05. 10)
[고공단식농성 26일차] 그리고 (대선 D day)
고공농성자 내려오는 날 오후1시.
바로 그때 대통령 당선자 문재인이 청와대로 입성하는 카퍼레이드가
광화문 고공농성자들의 광고탑 아래를 지나고 있다.
고공농성자들을 외면하며 무개차 위에 서서 손흔드는 문재인이 보이지 않는가.
사진: 권영숙
(2017. 05. 10)
[고공단식농성 26일차] 그리고 (대선 D day)
내려온 고공농성자.
사파기금 고진수위원과 권영숙 대표, 그리고 김영아 운영위원등.
다시 청와대앞 노숙농성.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앞을 개방하면서 “시민들의 꽃길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공투 노동자들은 이렇게 청와대 앞 100미터에서 노숙 농성을 해야했고,
경찰의 끝없는 침탈에 시달려야했다
2017년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4월 25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고공단식농성중인 노동자공투를 찾아서 ‘사파동행’을 열었습니다. 8년이 지나 그때와 닮은 꼴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2025년, 2017년 [6차 사파동행_광화문 고공단식농성장편] 후기와 앨범을 올립니다.
후기 앨범이 8년이나 늦어진 이유는, 그때의 상황이 너무도 급박하였고, 사파기금은 모든 힘을 다하여 노동자공투와 고공농성을 지지 엄호하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었기때문입니다. 때를 놓치면서 후기앨범은 게시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때 탄핵, 대선, 그리고 노동자고공농성 26일간의 처절한 기록은, 2025년 12.3 계엄과 탄핵, 대선, 그리고 노동자 고공농성장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다시 반추하고 되새겨봐야할 것들이 많습니다. 지금이라도 올려야하는 이유였습니다.
사파기금의 6차 사파동행은 단식고공농성이라는 초유의 선도적인 행동을 감행한 노동자공투를 엄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촛불시민들이 ‘민주주의을 지키자’라고 말할 때, 그리고 민주노총이 노조 조끼를 벗고 토요일 집회를 나가라고 할 때, 노동자 공투는 토요일뿐 아니라 매일 집회와 피켓팅을 하면서 노동의제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장기투쟁사업장의 존재를 알렸고,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 그리고 이를 위한 ‘노동악법’ 철폐와 노동법 전면 제개정을 외쳤습니다.
힘들고 외로운 투쟁이었습니다. 2015년 여전히 ‘박근혜 퇴진’이라는 구호가 정확히 터져나오지 않을 때, 11개 장기투쟁 사업장등 노조들은 ‘노동자 공투단’을 만들었습니다. 1년 반 전국을 순회하는 노력을 하면서 박근혜퇴진과 노동악법 철폐, 노동법 전면제개정을 위해 함께 전선을 형성하고 단일대오로 ‘공동투쟁체’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사파기금은 공투에 총 3회 기금을 지원하였습니다.
그리고 2016년 10월말 정부종합청사앞에서 농성을 시작하기로 하였고, 10월 마지막날 첫 토요촛불이 소규모로 열린 다음날인 11월1일 노동자들은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앞에서 농성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 5개월간 긴 시간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을 기다리는 동안에 공투와 사파기금은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 노동법 전면제개정을 함께 외쳤습니다. 그리고 조기대선이 결정되었습니다. 광장의 에너지는 일시에 사라지고 ‘정권교체’론만이 요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017년 4월14일 노동자공투은 다시 6개사업장 6인의 노동자들을 광화문 40미터 위 광고탑에 올려보냈습니다. 첫날부터 사흘간 처절하게 싸우면서 생수와 사파가 제공한 침낭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 투쟁에 대한 민주노총과 노동단체들의 엄호는 미약했습니다.
이때 4월 25일 사파기금의 6차 사파동행이 열렸습니다. 농성장 아래 광화문역 7번출구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정말 많은 이들이 모였습니다. 하나된 마음으로 12일차 고공단식중인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격려하였습니다. 사파기금은 처음으로 고공농성자들을 대형 스크린에 띄워서 화상 통화를 시도하였습니다. 기술적인 어려움을 뚫고 대성공이었습니다. 그러나 단식의 고비라는 12일차에 화면으로 만난 노동자들의 모습 앞에 할말을 잃고 숙연해졌습니다.
5월9일 대선으로 문재인이 당선되었습니다. 이른바 ‘촛불혁명’으로 성과를 다 가져간 문재인이 광화문에서 당선자 파티를 할 때도 바로 옆 고공단식 농성장은 외면했습니다. 노동자들은 그들의 연단에 올라 피케팅을 감행하였습니다. 5월10일 문재인은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식을 하고 오후 1시경 청와대로 가는 카 퍼레이드로 광화문 사거리를 지났습니다. 바로 그 때 고공농성자들은 하늘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는 일별도 하지 않은채,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화답하면서 청와대에 ‘입성’하였습니다. 청와대 앞을 개방한다면서 ‘꽃길을 열어주겠다’고 해서 대대적인 방송을 했지만, 청와대 100미터앞에서 거리 노숙 농성을 시작한 노동자들은 경찰의 침탈과 괴롭힘에 시달렸습니다. 끝까지 촛불정권이라는 문재인 정권은 투쟁사업장의 목소리에 귀를 열지 않았습니다. 꽃길은 ‘시민들에게’ 열리는 것이었고, 노동자들은 청와대 앞에서 다시 싸움에 나서야 했습니다. 촛불과 탄핵은 노동자들의 세상을 만드는데 전혀 기여하지 못했습니다.
기억합시다. 2017년 4월14일부터 5월10일 26일간의 노동자고공단식농성을.
잊지맙시다. 그 투쟁을 ‘민주주의’는 어떻게 외면하였는지를.
노동자들과 민중은 스스로 자신의 힘으로만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다는 것을.
2025. 5.13
사회적파업연대기금
2017년 대통령 탄핵후 투쟁사업장 6인의 노동자들이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에 올랐습니다. ‘장미대선’이 열리는 동안 그들은 고공에서 단식농성을 하면서 고도를 기다리듯 답을 기다렸습니다. 박근혜 탄핵 토요일 집회에 민주노총도 조끼를 벗고 나갔을 때, ‘노동’을 온몸으로 외쳤던 노동자들입니다. 그리고 대통령 당선자 문재인이 청와대 들어가는 바로 그 시점에 그들은 앙상한 마음과 몸으로 내려왔습니다. 곧바로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재개한 그들을 ‘촛불정권’이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하십니까?
2025년 대통령 윤석열의 계엄을 국회가 탄핵가결하고 헌재가 인용선고를 하는 동안, 노동자 1인이 일하다 정리해고된 세종호텔 앞 구조물에 올랐습니다. 이 이는 2017년 고공농성자이기도 합니다. 한달 뒤 먼 거제에서 올라온 조선소 비정규직 해고노동자가 원청회사인 대재벌 한화 본사앞 30미터 첨탑에 올랐습니다. 그전에는 이미 멀리 구미 한국옵티칼에서 두 명의 노동자들이 화재로 불타고 자본이 노동자들과 함께 버린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중입니다.
2017년과 2025년은 닮은 꼴입니다. 대통령 탄핵, 대선, 그리고 고공농성하는 노동자들.
2017년과 2025년은 다른가요? 달라질까요?
2017년의 고공농성자는 왜 2025년 고공에 다시 올라야했을까요?
지금 2017년이 2025년에게 묻고 있습니다.
대선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중은 없다”를 되새기며, 이 질문부터 함께 해보도록 합시다.
투쟁의 역사로부터 배웁시다.
고공의 노동자들이 답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 방식: 온오프병행. 고공농성자 패널은 줌 참여
주최 사회적파업연대기금 sapafund@gmail.com
끌어내리지 못했다. 그것이 바로 혁명과 혁명 아닌 것의 차이다.
계엄은 반헌법적이었고 그 회복은 철저히 법적이었다. ‘질서있는 퇴진’으로 이룰 수 있는 것들은 이미 한계를 내장하고 있다.
87년체제는 윤석열을 낳았고, 계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87년체제는 스스로 자신을 구했다. 하지만 그 한계를 통해서 87년체제의 미완성적인 형태는 스스로 조종을 울리고 있다. 그렇다면 그 다음에 와야할 체제는 무엇이어야할까? 6공화국에서 7공화국으로 수를 바꾸는 공화국을 세우는 것인가?
87년 헌법은 인민주권을 실현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체육관에서 소수가 뽑던 것에서 유권자들이 직접 뽑아 대통령에게 권한을 집중하는 직선제를 도입했다. 주권재민, 즉 권력은 인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실현한 것이 아니라 권력을 누구에게 대의할 것인가라는 방법을 바꿨을 뿐이다.
또 87년 헌법은 권위주의체제가 위축시켰던 약간의 정치적 자유와 시민적 권리를 다시 부여하였다. 하지만 헌법적인 권리는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고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헌법 33조의 노동의 시민권이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성문법으로 보장한 노동의 시민권은 왜 이렇게 사문화되고 짓밟히고 있는가. 왜 윤석열의 계엄시도에 대해 ‘반헌법적’이라고 일제히 일어나지만, 365일 일상에서 매일 벌어지는 반헌법적인 행위는 묵과하거나 침묵하는가!
이번 윤석열의 계엄시도로 87년 헌법의 한계가 드러났다. 87년 헌법은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을 삭제함으로써 군부를 장악하지 못한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가까스로 막아냈다. 국민은 대통령으로부터 87년 헌법을 구해냈다. 그러나 동시에 87년 헌법체제의 한계와 정치적 위기도 분명히 드러났다. 제대로 대의되지 못할 때 자유민주주의는 자신을 위기에 빠뜨리고 만다. 87년 체제는 이렇게 종지부를 향해 가고 있다.
그럼 이제 어떤 헌정질서여야하는가?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았을 뿐인데 하면서 다른 대통령 뽑기에 집중할 것인가? 혹은 다시 대통령 직선제의 흠결을 보충하고 정치권력 구조와 선거제도의 변경에 한정하는 ‘개헌’을 하고 7공화국을 선포하는 것이 과연 인민주권을 실현하는 것인가?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대중은 다양했다. 그 대중을 ‘시민’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시민의 승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모두가 하나의 시민이고 하나의 승리였을까? 그리고 과연 이 모든 것들을 누가 주도하고 있는가? 과연 시민적 민주주의, 민중적 민주주의, 사회적 민주주의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탄핵 먼저’, 다른 것들은 나중에 라고 말하는 것은 틀렸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다음은 없다. ‘이제부터’는 앞의 조건에 의해서 이미 긴박되고 제한되어진다. 지금까지 없었던 것을 ‘이제부터’ 가능하다고 희망사항을 늘어놓기 보다는, 탄핵이후 정치적인 공간 속에서 다른 생각과 다른 실천을 향해 나아갈 정치적 상상력을, 더욱 명시적인 언어로 발화하자. 이것이 ‘미래에 오지 않을 것’을 다가오게 만들 수도 있는, 그리고 이번 2024년 촛불광장에서 유일하게 발견한 잠재태였다.
하나. 87년 6월항쟁으로 시작된 87년체제는 자신의 체제전환을 완성하였고, 자기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 이 체제에 균열 이상의 새로운 변혁적인 전환을 가져올 힘을 만들어야한다.
둘. 권력은 인민, 민중에게 있다. 그것이말로 이름만이 남은 민주주의의 원래 의미일 것이다. 그 원칙을 더욱 분명히 세우고, 이제야말로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여야한다. 인민 스스로 헌법 제정권력으로 나서야한다.
셋. 헌법의 제정권자인 인민을 더욱 분명히 드러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대중이 인민주권의 주체로, 헌법 제정권력의 주체로 나아가도록 계속 발언하고 행동하여야한다.
넷. 촛불 대중의 광장은 모든 노동하는 인민들의 사회적 총파업으로 연결되고, 노동하는 이들의 사회적 총파업은 광장의 역사를 새롭게 써야한다.
사회적 연대와 사회적 파업을 사회적 총파업으로! 체제 변혁으로!
2025. 4. 4
사회적파업연대기금
3월15일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사회적파업연대기금 전 집행위원)이 청계천 한화 본사 앞 30미터가 넘는 첨탑에 올랐습니다. 오늘로 고공농성 3일차입니다.
그리고 2월13일 세종호텔노조 고진수 지부장(사회적파업연대기금 운영위원)이 세종호텔 앞 10미터 위 교통안내 구조물 고공에 올랐습니다. 이제 고공농성 33일차입니다.
세종호텔노조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노조지회는 법적, ‘평화적인’ 방법들이 소진되자 고공농성을 결행했습니다. 세종호텔 정리해고는 노동위와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지만 매우 석연치 않습니다. 박근혜정권하 법원의 ‘국정농단’ 사례로 세종호텔 사례가 꼽혔습니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원청인 한화 본사가 2024년 단체교섭에서 어떤 타협도 불가능하게 마지노선을 쳐둔 탓에 2025년 현재까지 교섭 불능상태입니다. 회사 안에서 파업 농성을 시작했으나 구사대 폭력에 맞서야했습니다. 사내하청노조와 교섭은 ‘법적으로 개입불가’라는 한화 자본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원하청 관계에서 비용산정시 ‘인건비’가 불포함되기라도 한다는 말입니까. 조선소 주력인 비정규노동자들이 전면 작업 거부하면, 그 때도 ‘법적으로 불개입’을 고수할 수 있습니까.
양쪽 다 고공상황이 매우 열악합니다. 한국은 지독한 자본가 세상입니다. 정리해고 노동자들과 비정규노동자들에게 대한민국은 허울만 ‘민주공화국’일뿐입니다.
세종호텔노조 고진수지부장이 있는 곳은 폭 80센티미터 철조 구조물입니다. 김형수 지회장이 올라가 있는 첨탑은 30미터가 넘는 고공, 내부 원통형 구조는 지름 60센티미터입니다. 다리를 뻗으면 30미터 상공에 발이 둥둥 떠 있어야 하고 바람에 쉴새없이 흔들리지요. 이렇게 열악한 첨탑위 고공농성은 강남역 김용희 삼성노동자 농성이후 처음입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이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2017년 4월 박근혜 탄핵후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 위에 사파기금이 파업기금을 지원연대했던 11개 사업장의 6명의 노동자들이 고공단식농성을 26일간 전개했습니다. 5월10일 취임식을 치른 문재인대통령이 청와대로 들어가는 순간 뼈만 앙상하게 남은 노동자들이 내려왔습니다. 그 중에 고진수 지부장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2인의 노동자들은 서울 하늘위에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러있어야할까요?
조만간 탄핵 인용에 따라 광장은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투쟁은 장기화될 것입니다.
광장의 ‘시민들’이 빠져나가는 바로 그 때, 고공농성 노동자들을 향한 연대는 새로 시작되어야할 것입니다.
정치적 민주주의를 넘어서 노동자 세상을 향하여!
굳건한 사회적 연대로 이 투쟁 함께 승리하도록!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사회적 총파업을 향하여!
2025. 3.17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파동행> 18호가 발간되었습니다 (2025. 03. 11)
웹진 : https://stib.ee/dclG
홈페이지 : https://sapafund.org/?p=7916
12.3 계엄이후 포스트 계엄 국면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계엄선포를 한 대통령을 탄핵이라는 방식으로 파면하고 처벌하기로 한 공동의 목표는 지리한 법적 공방속에서 사법의 시간을 강화시키고있습니다. 광장은 탄핵 광장을 넘어서려는 듯하면서 계속 대통령 탄핵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중은 없습니다. 탄핵이후가 아니라 탄핵에 대해서 다른 목소리를 내기란 불가능할까요? 사회적 총파업이라는 위력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는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사회적 파업에 사회적 연대란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이름이 의미심장하다고 봅니다.
연대자 여러분, 모두 심신 강건하시길 빕니다!
= 성명서
“정리해고 철폐”를 다시 이 사회에 환기하고 점화하는 불꽃이 되길 바랍니다!
성명서 전문 https://sapafund.org/?p=7897
= [사파연대]세종호텔노조 고공농성 연대방문
https://sapafund.org/?p=7906
자본가들의 대량해고 수단이자 노조파괴 무기가 되고 있는 ‘정리해고’조항을 반드시 폐기시키자!
= [기금 활동]
민주주의와 노동의 만남,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가?
[후기] 사파기금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 주최 북토크 및 집담회
“남태령X여성X노동자” 250208
어떻게 익명의 개인이 광장과 투쟁현장의 연대자로 나서게 되었는지
이 만남들이 정해진 ‘해답’이 아니라, 미래로 가는 ‘매듭’들이 되기를
https://sapafund.org/?p=7845
= [기금 연대]
비정규직이제그만 ‘국힘’ 앞1박2일 집회 참여 250117
‘노동자의 삶을 바꾸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노동자들이 바꾸는 민주주의가 되어야한다.
https://sapafund.org/?p=7822
=사드철회성주대책위 방문 및 거통고지회 한화농성장 연대방문 250115
https://sapafund.org/?p=7795
= 공지
2025년 정세전망 강연회
“세계는 어디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연사 권영숙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 소장)
– 일시: 2025. 3.29(토). 오후 2시 – 5시
– 장소: 민주노총 12층 회의실
https://bit.ly/민노연25신년정세전망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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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와 후원 참여하는 방법
bit.ly/사파기금연대
bit.ly/기금단체후원
bit.ly/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