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정세토론회”, 한국 사회에서 어느덧 사라지고 있는 방식의 토론회. 공식조직이라고 부르는 민주노총이나 정파 주최의 토론회는 있어도, 정세토론회를 다양한 이들이 모여서 함께 사상투쟁하듯이 해보자는 토론회는 적어도 노동계급과 관련해선 거의 사라지고 있다. 기후, 페미니즘, 인권등 체제전환론에서는 활발하지만 말이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와 공동으로 12월19일 이러한 형식의 노동정세토론회를 제안하고 열었다. 왜냐하면 “지금의 정세야말로 정확한 정세인식에 기초한 구체적인 대응, 과감한 공세가 필요”한데, “현재 조직노동은 물론 노동좌파까지 그런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노동의 사회적 연대”와 “노동이 돈앞에 스러지지 않는 사회적 연대”를 표방하며 희망버스를 넘는 사회적 연대를 지향하면서 지속해온 사파기금의 활동이 이제 내년 15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사회적 연대의 의미와 한계를 동시에 감당하는 실천이었다. 하지만 사회적 연대와 투쟁의 이중주에도 불구하고 투쟁이 운동으로부터 멀어지고, 구호가 운동의 목표로부터 멀어지는 과정이기도 했다.
사회적연대를 넘어 노동중심의 사회적 동맹을 지향하는 문제의식을 담은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가 2023년 3월 발족했다. 운동과 이론의 우경화를 막으며 좌파 이론의 정립과 ‘구체적인 정세에 구체적인 개입’을 목표로 3년간 <전망과 실천>을 매달 26호까지 발간했다.
이제 현재의 지형과 정세속에서, 역량과 자원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정세에 대한 좌파적인 개입과 대응이 필요하다. 이제 비판의 이론은 녹슬고, 무기의 비판은 흔들리다 못해서 자신의 존재를 상실하고 있다.
오랫동안 노동연대로 노동자운동과 함께 해온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의 좌파적인 이론과 정세 분석을 기초로 함께 토론하는 장을 만들기 위한 전국 순회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그 시작으로 한국 민주노조운동의 시작을 알렸고 제조업노조운동의 중심인 영남벨트, 특히 한때 ‘노동운동의 메카’라고 불렸던 울산 지역에서 “좌파와 계급적 노조운동의 존재 정립을 향한 기획(1) 영남벨트 노동정세토론회 “를 2025년 12월 19일 울산 민주노총 2층 교육장에서 열었다. 토론회의 주제는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와 국내 지역 노조운동의 방향”이다.
이에 대하여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 권영숙 소장이 “반제냐 반독점이냐: 한미 경제안보 합의, 글로벌 자본가동맹의 구축, 그리고 한국 노동운동의 과제”라는 제하의 발제를 하고, 울산, 대구, 부산, 거제, 광주등 여러 남도 지역에서 모인 활동가들이 토론에 참가하였다.
권 소장의 발제는 반제와 반독점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제기하면서, 지구적인 자본주의의 변동부터 한국의 국가적, 지역적, 나아가 ‘단위 사업장’까지 이어지는 구조적 현실을 여러 자료들을 실증적으로 제시하고 선명한 논지로 담아냈다. 청중 토론에서 전지구적인 것부터 지역, 개별 사업장까지 치밀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것을 명쾌하게 설명한 거의 유일한 발제로 보인다고 평을 했다.
그러나 권소장에 따르면, 문제는 결국 12.3 계엄 해제와 탄핵이후 민주주의일반 담론이 모든 운동지형을 쓸어담으면서, 87년체제의 한계와 그 속에서 발생한 계엄의 성격을 잊고 있다는 점, 87년체제는 공화국으로서 이제 종언을 고하고 ‘헌법’의 시기가 열릴 것이라는 점, 그러나 이재명정권의 정치경제학은 ‘진짜 대한민국’과 ‘진짜 성장’이라는 이름하에 한국 대자본가들의 글로벌 대약진을 위해 총자본으로서 철저히 정책적으로 이념적으로 복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최종 귀결이 ‘10.29 한미 관세합의’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반제 반미주의 담론 속에서, 자본주의, 특히 국가독점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현단계적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반제를 반독점 시각속에서 위치지우지 못한다면, 구체적인 정세에 구체적인 개입으로서 전술과 전략의 수립과 실천은 다시 요원해질 것이라고 발제자는 지적했다. 명확한 정치적인 함의를 내세운 발제를 듣고, 참가자들은 ‘현대자동차제조직공동행동’ 사무실에서 2차 활동가 집담회를 통해서 더욱 진하고 깊은 토론을 할 수 있었다. 공동행동(의장 김성욱)의 헌신적인 협조에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
이번 토론회는 많은 의미를 남겼다. 참가자들이 모두 필요했던 주제의 필요한 형식의 토론회라고 여겼다. 다음 토론회를 기약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런 정세론에 입각한 노동자중심 토론회를 통해서, “이론적 실천의 무기를 들고, “노동이 조직노동 너머 사회적 노동으로, 좌파가 철학의 빈곤과 대안의 무능함을 떨치고 더 넓고 깊은 정치적 좌파로 나아갈 수 있길 바라는 첫번째 기획”이 성공적으로 자신의 의미를 채우길 바란다.
2026.1. 5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