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양회동 그가 가는 길, 울음같은 비가 내렸다.
5월1일 메이데이에 분신한 노동자의 생을 이렇게 6월21일 떠나보낸다.
우리는 알아야한다. 오늘 그를 이렇게 보내고 있는 것이, 이런 장례식의 모습이 바로 현재 민주노조의 현실, 노조운동의 현실, 노동운동의 현실임을.
한 명의 노동자가 ‘ 분신’으로, 조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극단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분노와 저항을 표출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가 이렇게 떠나는 길은 결국 연결된다.
똑똑히 기억해두자.
그는 이렇게 죽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윤석열정권의 탓만도 아니라는 사실도 기억해두자.
논란이 된 고 양회동열사 장례위원회에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단체 장례위원으로 등록하지 않았다. 내부 의논끝에 장례위원회에 단체 등록하지 않았다. 대표인 나도 개인 장례위원에 등록하지 않았다.
단지 장례위원회 명단에 들고 안들고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민주당 당대표가 고 양회동 열사 공동장례위원장으로 자리 차지한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문제는 그 전에 시작되었다.
노동탄압과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혐오’와 ‘적대’를 만들어내는데, 그런 구조와 제도를 만들어내는데 함께 노력해온 민주당의 당대표가 공동장례위원장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래도 될만하기 때문이다. 지금 민주노조운동이 그 정도로 궤도에서 벗어나고 탈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재명의 이름을 공동장례위원장 명단에서 보고서야 뒤늦게 분노하고 행동하는 것 그것도 문제이다. 장례위원회에 누구 이름 하나 넣고 안넣고서야 분노를 조직하는 것은 이미 궁색하였다.
애초에 양회동 노동자가 분신하게 된 결의에 대해서, ‘열사’ 칭호 하나 붙이고 장례식을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조직해서 떠나보내는 것이 전부라면, 그리고 고작 민주당 당대표 이름 하나 더해진 것만이 문제라면 이도 궁색하였다.
이제 민주노총 조합원 양회동은 노동해방 세상을 꿈꿀 수 없이 이 세상을 떠났다. 과연 남은 노동자들은, ‘민주노조들’은, 노동운동은 ‘노동해방’을 꿈꿀 수 있는가. 그의 유지를 어떻게 헛되이하지 않을 것인가. 살아남은 자들의 영원한 숙제다.
그를 보내는 지금, 노동운동은 노조운동의 올바른 길을 만들어야하고, 노조운동은 우경화와 조합주의의 한계에 머물기를 멈춰야하며, 노동조합은 이익집단에서 벗어나는 길을 모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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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21.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 권영숙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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