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의 나쁜 계약 폐지 노조가입 투쟁
“나쁜 계약 철회하라!” “Free Job Change!”
-이주노동자들은 스스로 떨쳐 일어났다. 이제는 엄호 투쟁이 중요하다.
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의 나쁜 계약 폐지 투쟁
지난 7월 5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앞에서 전국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가 열렸다. 그동안 HD현대중공업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강화해왔다. 거액의 밥값을 공제하고,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고, 새로운 “나쁜” 근로 계약서를 일방적으로 내밀었다. 이 날 스리랑카와 베트남, 네팔, 방글라데시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이 “나쁜 계약 철회하라!” “Free Job Change!”를 외치며 하나가 되었다.
HD현대중공업에는 E-7-3(기능인력) 비자로 현대중공업과 직접고용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이주노동자 약 1,600여 명이 일을 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선 결정적 계기는 지난 5월 27일, 이주노동자들에게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일방적으로 내밀면서였다. 6월 1일부터 기본급을 대폭 삭감하고,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지급하고, 낮은 평가를 받으면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이주노동자들에게 “나쁜 계약”인 것이다. 게다가 모든 노동자들의 식사가 무료인데 이들에게는 밥값을 매월 51만원씩 2023년부터 공제해왔고 이에 대한 직접적인 분노도 차곡 차곡 쌓였다.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계약서에 서명하는데 부정적이었지만, HD현대중공업은 회유와 재계약 거부와 재취업 봉쇄 등으로 협박했다. 그리고 이주 노동자들은 분노를 모아서 함께 저항하기 시작했다.
‘나쁜 계약’에 맞서 싸우고자 거리로 나왔다
처음 20여 명의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이 울산의 이주노동자연대단체를 찾아왔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마치 80년대 민주노조가 처음 들어섰을 때, 노동자들이 참고 참고 참았던 분노를 터트리면서 ‘노동조합’을 발견하고, 스스로 ‘민주노조’라는 이름의 노조를 만들었던 때처럼, 이주노동자들은 스스로 조직하기 시작하엿다.
조심스럽게 연 6월 13일 1차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6월 17일 고용노동부 울산동부지청 앞 2차 집회, 6월 26일 투쟁 문화제를 거치면서 스리랑카 출신 뿐 아니라 방글라데시, 네팔 그리고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결합하였다. 그리고 한달도 채 안된 지난 7월 5일 전국 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를 열게 된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움직이면서 전국의 이주노동자들이 이에 호응하기 시작하였고 7월 5일 집회는 말그대로 ‘전국 이주노동자 공동행동’ 대회가 되었다. 또한 공동행동대회는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전국금속노동조합,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대회, 울산이주민센터, 사람이왔다 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등이 함께 하였다.
이날 대회에서 압권은 대회에 참석한 이주노동자들 가운데 대표단이 결의하여 가입원서를 쓰고, 이어 이주노동자들이 즉석에서 노조 가입원서를 쓴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의 파렴치한 작태, 침묵하는 고용노동부, 그리고 대통령의 말
HD현대중공업은 7월5일 오전, 집회가 열리기 전에 이주노동자들의 급여에서 공제한 식비를 1인당 평균 700만 원 가량 돌려주기로 했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대신 임금은 삭감하고 성과차등임금제 도입은 강행하겠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의 동의 없이 울산페이 가입 강요를 하고 있다.
이는 최근 임금 대신 ‘지역 화폐’를 지불하자는 근로기준법을 민주당 소속 의원이 입법제안했다가 반발 속에서 철회한 것과 기묘하게 연결되는 일이다. 지역화폐로 임금을 지급하자는 법안 제안 설명에는 이주 노동자들이 임금을 챙겨 자국으로 송금하지 않고 한국내에서 쓰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취지도 있다고 한다. 이런 주장이 집권 민주당 국회의원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이 에사롭지 않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4일 “일하는 사람 모두가 존중받는 현장으로” 를 이야기 하며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대책’을 세웠지만 이것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면 HD현대중공업이 왜 7월 5일까지 침묵하고 있었던 걸까? 인권침해를 사전에 포착하고, 신속히 감독과 권리 구제로 연계하겠다는 노동부의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대책’이 보여주기 식도 못된다는 반증이다. 이는 물론 이재명 대통령이 이주노동자 인권을 ‘부끄럽지 않게 지켜주겠다”고 스스로 한 말마저 부끄럽게 하는 일이다.
이주노동자들은 스스로 떨쳐 일어섰다. 이제 엄호 투쟁이 중요하다.
이들의 투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현대중공업이 이미 걷어들인 이들의 식대비 각 51만원씩 2023년부터 공제해온 밥값을 되돌려주는 것은 ‘승리’라고 말할 수조차 없다. ‘갈취’당한 돈을 다시 받은 것뿐이므로. 현대중공업이 여전히 성과 차등임금제 도입을 통해 성과등급을 매기고 이에 따라 저성과자들을 해고하겠다는 ‘나쁜 계약’서를 철회하지 않는한, 나쁜 계약은 폐지된 것이 아니다. 심지어 이 나쁜 계약은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주노동자들을 ‘저성과자’로 몰아 해고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이주노동자들에게 해고는 바로 본국으로 강제 송환에 해당한다. 이제 막 용기를 내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노조에 가입한 이주노동자들의 해고를 저지하고 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자의 국제적 단결 속에서 노조 가입을 확대하기 위해 “나쁜 계약 철회” 투쟁은 계속되어야한다.
7월5일 ‘전국 이주노동자공동행동대회’에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은 나란히 주최로 나섰다. 노동연자들은 함께 힘을 보태기 위해서 연대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이제 자신의 소속 조합원이 된 이주노동자들을 엄호하는데 현대중공업노조, 금속노조, 민주노총은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것이다.
7월 5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앞에서 열린 ‘전국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 연단에서 발언을 준비하는 이주노동자들
집회 후 행진하는 이주노동자들.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작은 현수막과 함께 ‘나쁜 계약 철회! 임금 삭감 철회! 차별처우 중단!’이라 적힌 손팻말도 함께 들고 있다.
출처: 금속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