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지원공지]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60번째 기금 지원을 알립니다.
자본이 시도한 두번의 정리해고를 모두 철회시키며 노조운동 불모지 구미에서 민주노조 깃발을 당당히 세우고 있는 KEC노조에 지원했습니다.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돈이 모이는대로, 쌓아두지 않고, 전액을 곧바로 노동현장에 지원하는 기금입니다. 2011년 한진중공업정투위 지원을 시작으로, 쌍용차노조 2회, 재능교육노조, 코오롱정투위, 콜트콜텍노조 3회, 희망뚜벅이, 포레시아노조, 노동자공투단, 방한품연대, 전북고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3회, 전국해고자의 날(전해투), 보워터코리아노조, 박정식열사투쟁대책위, 골든브릿지증권노조 3회, 유성기업노조 2회,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 2회, 진흥고속, 기륭전자노조, 발레오만도노조, 보건복지정보개발원노조, KEC 노조, 삼성전자서비스노조, 희망연대노조(티브로드, 씨앤엠), 부산합동양조(생탁)노조 3회, 울산과학대노조, 오체투지 노동자행진, 침낭연대 2회, SK브로드밴드, LG 유플러스노조, 부산 택시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아사히 사내하청노조,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한국지엠 군산지회, 청주시노인병원 노조 2회, 동양시멘트 비정규지회 2회, 노동탄압 민생파탄 박근혜정권퇴진을 위한 공동투쟁(투쟁사업장 공동투쟁) 2회, 하이텍알씨디코리아노조, ‘비정규노동자의 집(꿀잠) 추진위원회, 하이디스 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 주차관리노동자, 갑을오토텍지회에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KEC 노조에 지원했습니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산하 KEC노조는 지난 2010년부터 투쟁중입니다. 벌써 7년째 치열하게 투쟁중입니다. 산업공단 10만평의 넓은 부지에 자리잡은 알토란같은 회사입니다. 문제는 이 대지입니다. 구미 시내 접경의 드넓은 부지를 통해 더 큰 이윤을 얻고자 회사는 이 부지위에 대단위 유통백화점을 만들기 위해 폐업과 업종전환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공단조성사업으로 헐값으로 받아낸 공장 부지를 이렇게 업종전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요. 그리고 당연히 정리해고와 노조파괴의 수순이 이어집니다.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노조는 눈에 가시같은 존재였죠.
회사는 2010년 임단협교섭중 갑자기 용역을 투입하고 직장폐쇄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노조의 강력한 투쟁앞에서 철회합니다. 그리고 2012년 7월1일부터 복수노조 시대가 열립니다. KEC에는 바로 그 날 복수노조가 설립신고를 합니다. 전국 최초, 복수노조 1호죠. 이후 회사는 어용 다수노조와 민주노조를 상대로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KEC노조는 동료를 해고하는데 동의하느니 우리 모두를 정리해고하라고 응대합니다. 회사는 민주노조측 조합원만 골라서 75명 정리해고를 단행합니다. KEC노조의 저력은 이때부터 빛을 발합니다. 동요없이 투쟁으로 맞선 노조원들 앞에 회사는 결국 무릎꿇고 3개월만에 정리해고를 철회합니다. 회사가 단행한 정리해고를 철회시킨 유례없는 일이지요. 그러나 다시 2014년 3월 17일 회사는 산업공단내 업종전환 절차를 밟으면서 노조에 조합원 9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보합니다. KEC노조는 준비된 역량으로 또 열심히 싸웠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2차 정리해고마저 철회시켰습니다. 사파기금은 이때 4월 16일 기금을 1차 지원한 바 있습니다.
그렇게 노조원들은 회사로 복직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더욱 피를 말리는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직장폐쇄 철회, 2차례의 정리해고를 철회시킨 민주노조와 그 조합원들을 고사시키려는 다양한 탄압이 가해졌고 노조원들은 ‘공장’안에서 자본의 현장권력에 맞서야했습니다. 사실 파업보다 파업이후가,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이것이 지금 한국 ‘민주노조’운동의 한계이자 장애입니다.
그것은 이미 많이 알려졌듯이 업무방해죄와 연동되는 민사상 손배가압류라는 돈의 압박으로도 옵니다. 그리고 직장폐쇄와 정리해고에 맞선 투쟁속에서 많은 법률적 소송들을 해야하고 그것 역시 돈입니다. 사파기금 제안서에서도 썼듯이 한국의 독립 노동조합은 국가의 공권력, 자본의 용역폭력의 폭력 연합뿐 아니라 돈의 압박과도 맞서 싸워야합니다. 그리고 사실 이것이 노동에게 휘두르는 더 치명적인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정리해고를 두차례씩이나 철회시킨 단단한 민주노조, 지역 연대에 앞장서온 KEC노조가 돈의 압박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손배 100억을 청구하며 쟁의권마저 포기하라고 압박했지만, 노조는 민주노조로서 쟁의권을 포기하는 것은 존재이유를 상실하는 것이라며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법정에서의 긴 실랑이끝에 노조는 2년동안 회사가 찍어낸 ‘귀책’ 조합원 41명이 2년동안 30억을 내라는 법원의 조정에 합의합니다. 분한 눈물을 삼키며, 이후의 투쟁을 위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들 노조원들은 법이 정한 최저생계비 150만원 남짓 수령하고 나머지 임금은 모조리 회사에 차압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명절에는 나머지 조합원들이 자신의 상여금을 떼어 이들에게 명절 상여금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KEC 노동자들이 이렇듯 흔들림없이 서로의 어려움을 함께 하면서 싸운다면, 분명히 그들은 자본의 교활한 술책을 박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차 지원공지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바로 스스로 일어서는 주체성, 그것이 연대보다 우선임을 확인합니다.” 다시 한번 그를 기억합니다. KEC노조가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돈의 압박에 굴하지 않도록 연대자들의 정성을 모아 기금을 지원했습니다. 지원금액은 5백만원입니다.
더불어 이 기회에 기금을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연대의 인사를 전하며 이 땅에 장기투쟁사업장이, 손쉬운 해고와 비정규직이, 그리고 노동운동 탄압이 사라지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사회적파업연대기금도 힘들게 기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더욱 많은 격려와 관심 그리고 지속적인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2017년 3월 21일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기금 연대 참여방법
계좌(자동이체): 국민은행 012501-04-230250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자동이체 및 CMS신청 : http://sapafund.org/cms
“한발씩, 웃으며, 끝까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