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제도 정치는 온통 4월 치르는 총선을 향해 있습니다. 온갖 개인적 집단적 정치적 욕망을 드러내면서, 자신들의 이전투구 앞에 민중생존권도 노동존중도 뒷전으로 팽개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들을 ‘선거’라는 이름으로 솜방망이 심판을 해야할까요?

주말 토요일의 거리는 한산하지 못했습니다. 1월 18일 고 문중원 열사의 죽음 50일째. 장례도 치르지 못한 유족들은 연대자들과 함께 2일째 오체투지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7월1일부터 7개월째 거리에서 캐노피 상공에서 투쟁하고 있는 톨게이트수납소 노조 도명화지부장과 유창근 지회장이 청와대앞 골목에서 단식투쟁 이틀째 돌입했습니다.
또 부자들의 주거지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앞에서는 시급 7천원대의 비정규노동자들이 “최저임금 보장하라!”를 외치며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1월 18일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이들과 연대했습니다. 사무실에서 급히 올 겨울 방한품연대인 무릎담요와 핫팩을 챙겨서 톨게이트 지도부 단식농성장을 찾았습니다. 오체투지 5일간의 일정에 연대의 힘이 집중하는 중이라, 우리는 두루 다른 곳들을 연대하자였습니다.

농성장 사정이 많이 열악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에서 방문한 것 잘했다 싶어요. 사랑채 앞이 아니고, 청운동사무소에서 우측 청와대쪽 골목에 있으니 많이 방문 바랍니다. 외롭지 않게.

반가웠고, 도지부장은 단식 시작할 때 조합원들이 많이 울었다면서 맘이 무거워보였습니다. 전 “여러분은 이미 승리했고, 지금부터 하고 있는 투쟁은 미래의 투쟁을 위한 새로운 투자라고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이 싸움 언제 끝나나 생각지 마시고, 다음 현장에 돌아가서 자본과 맞설때 힘을 지금부터 기른다고 생각하면서 기운을 내시라” 했습니다. 이 말을 하는 순간 농성장 텐트안의 모든 조합원들이 동의의 눈빛을 끄덕여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웃지못할 해프닝이, 준비해간 무릎담요와 핫팩을 우리 열성적인 위원들께서 모두 멀리 대둔 차에서 천막까지 가져왔습니다. 8차사파동행때 방한품 연대 전달했었다는 사실을 아는 조합원들이 우리는 이미 많이 받았는데 하시더군요. 해서 핫팩 200개 든 박스는 천막에 쓰시라고 두고 다음 행선지로 열심히 달렸습니다.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은 처음 가봤습니다. 참 정나미 떨어지는 건물 외관이었습니다. 조합원들이 백화점 안에서 8천3백만원 짜리 시계를 봤다고 그 충격을 이야기하더군요. 근데 이들은 지금 최저임금 시급에도 한참 모자라는 시급 7천원대 임금을 시정하라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기아차등 현대차 계열사 그룹의 ‘직원식당’ 수백개를 운영하는 자회사이자 비정규 사업장입니다. 그리고 현대백화점 정지선 사장이 대주주입니다. 근데 현대백화점은 정문앞에 이들은 “현대백화점의 직원이 아니”라면서 고객들에게 거짓 선동문을 써두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자회사로 소유한 회사의 직원들을 직원이 아니라고 하고, 자신들이 소유한 회사의 ‘직원 식당’에서 일하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 농성은 기아차 광주공장 식당 노동자들이 담당했습니다. 함께 간단히 서로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모두 노조를 처음 해봐서 겁나고 낯설지만, 노조를 통해서 우리가 싸워야한다는 것을 이제 서서히 이해하고 있다고, 주말 농성장 사수까지 자청하여 나흘 농성후에 다시 광주로 복r귀한다고 합니다. 노동자 파업은 분명히 노동계급의 학교입니다!

그렇잖아도 광주에서 올라와 추위에 떨며 무릎담요를 덮었는데 이 무릎담요들은 더 길고 크고 도툼해서 좋다고 했습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도 담요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이곳 저곳 덮고 있는 ‘사파담요’를 보면, 이번 겨울 방한품연대하길 참 잘했다 싶습니다.

간담회 후에 모두가 모여 저녁식사를 대접하며 같이 했습니다. 설날 앞둔 때라 갈비찜도 시켰습니다. 오늘 사파기금 운영진 5명이 함께 한 방한품 연대가 든든했습니다.

다음 연대 소식 기다려주시길.
함께 연대해주시길.

2020. 1. 18
사파기금 권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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