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여는 사파포럼 2024년 주제 ‘현장시리즈: 나의 투쟁,우리의 운동’ 두번째 토론회 “2019년 톨게이트 파업투쟁: 노동권과 일자리를 둘러싼 투쟁”이 2024년 7월6일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렸습니다.

잔뜩 찌뿌린 날씨 금방 비라도 쏟아질 듯했지만, 톨게이트 노조 조합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많이 모였고, 현대제철 노조원등과 연대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말그대로 어떻게 하면 제대로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투쟁은 운동과 멀어지지 않고 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투쟁과 연대가 서로를 대상화하지 않고 ‘우리’가 되어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3시간동안, 발제 40분과 풍부한 토론으로 진행했습니다.

도명화 전지부장과 박순향 현지부장의 공동발제는 간결하고 핵심을 잘 정리했습니다. 톨게이트 2019년 경부선 캐노피 상공농성과 청와대 앞 농성, 김천 도로공사 점거농성, 그리고 2019년 10월 대법원 직접고용 일부 판결이후 청와대 앞 단식농성까지 숨가빴던 과정을 되짚어봤습니다. 그 투쟁에서 전술은 유연했고, 과감했다는 점을 얘기했습니다. 아니, ‘전술’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새겼습니다. 저들이 밟으면 ‘대응’하는 것이 아닌, 선제적이고 준비된 전술, 그리고 질서있는 퇴각에 대한 토론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톨게이트노조 전국 파업이 있기전에 서산 톨게이트 영업소에서 14명의 여성노동자들의 질긴 투쟁과 파업이 있었습니다. 가장 힘들게 현장에서부터 연대를 불러들이면서 싸웠던 서산 톨게이트 투쟁이 없었다면 전국적 파업이 없었습니다. 바짝 메마른 광야에 한점의 불씨가 된 것이라고 사회를 맡은 권영숙 대표는 말했습니다.

도명화 전지부장과 박순향 부지부장은 투쟁의 전 과정과 파업을 끝냈던 순간에 대해서 솔직하게 그리고 거침없이 질문에 답하였습니다. 조합원들조차 몰랐던 사실을 서로 공유하면서, 투쟁을 복기하였습니다. 때로는 눈시울에 젖기도 했습니다. 내부의 토론회와 분명히 다르게 스스로를 객관화하면서, 톨게이트노조를 넘은 시야로 토론이 가능했습니다.

톨게이트노조투쟁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서산 투쟁에서 지부장이 직권조인하면서 배신을 하고, 대법원 판결로 직접고용 일부 인원과 나머지로 나뉘어지면서 조합원 단결을 유지하여야 했을 때라고 했습니다. 자본과 국가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 그리고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톨게이트 노조는 정규직으로 직접고용되면서 노동권을 둘러싼 투쟁에서 일자리를 둘러싼 투쟁으로 만들어가야할 시점입니다. 과학기술의 도입과 자동화, 디지털 자본주의에 대해 그 변화를 당연시하지 말고 그 변화 자체와 속도에 대해서 일단 멈춤을 요구하며 저항할 수도 있다는 점,나아가 노동이 힘을 만들어 통제에 나서는 투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권대표는 하였습니다.

참으로 바람직한 토론이었고, 내용있는 질의응답이었습니다. 유튜브에 다시 편집본이 오르면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뒤풀이에서 어느덧 구호는 ‘나의 투쟁’, ‘우리의 운동으로’로 화답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3회 현장시리즈를 기다려주시고, 더욱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 “나의 투쟁에서 우리의 운동으로” 구호를 함께 외칠 수 있길 바랍니다.

2024. 7. 8.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출범 10주년에 맞춰 만든 동영상입니다.
그래서 기록은 2021년 12월 10주년 행사까지 담았습니다.
이제야 소개합니다.

사파기금이 걸어온 진하고 뜨거웠던 연대의 순간들,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사파 연대자들의 만남,
그리고 ‘사회적 파업에 사회적 연대’를 위한 파업기금 조성 노력등을 함께 추억해보실까요.
함께 했던 이들, 사라진 이들,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언젠가는 다함께 만나서,
1만명의 1만개의 계좌ㅡ 최소한의 직접행동으로부터 시작하여.
‘노동이 돈 앞에 스러지지 않는 사회적 연대’를 만들어가며,
모든 노동자들이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고,
모든 노동이 자유로운 그 날까지
희망을 모읍시다.
다함께, 웃으며, 한 걸음 더 연대!

지금까지 사회적파업연대기금과 함께 해주셔서 반가웠습니다.
새로이 함께 할 연대자들도 미리 반갑습니다.
이 동영상이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잠깐 먼산 보듯이, 한번 봐주시길 바랍니다.

유튜브 동영상 바로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CFUW-1xqlGU

‘노동해방동지 고 김승만 고별식’이 7월 7일(일요일) 경기도 가평 대성리 산 기슭에서 열렸습니다. 사파기금은 단체 추모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준비과정에 함께 하고, 권영숙 대표가 이날 고별식에 참여했습니다.

고별식은 ‘노동해방’ 글씨를 장승에 새겨넣고, 편백나무로 만든 김승만의 이름 편액을 나무에 달고, 헌화한후 모든 이들이 한마디씩 고별의 발언을 하는 것으로 채워졌습니다. 장승과 편액은 모두 엄길용 제작입니다.

권영숙 대표는 사파기금에서 잠시 집행위원을 했고, 자신이 길잡이로 이끄는 학습모임에 꽤 오랫동안 함께 했던 고인을 추모하고, 사회가 병들면 사람이 병들듯이, 운동이 병이 들면 활동가들은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병이 든다고 말하고, 노동조합의 성원보다 어쩌면 더 불안정하고 외로운 활동가들이 건강성을 회복하는 길은 운동이 제대로 자신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니, 산 자들이 함께 그 길을 향해서 똑바르게 나아가자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자기 관리를 잘하자고 덧붙였습니다.

절묘하게도 장마철인데도 7월6일 추도식도, 7일 고별식도 비가 없이 잘 치렀습니다. 고인이 산을 다니면서 기우제(정확히는 기청제)를 많이 지내준 덕분인가 농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고인이 기획했던 사파산행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함께 그 산길 가보는 것도 좋겠네요.

2024. 7. 8.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파연대] 이주노조 후원주점 연대 240629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6월 29일 서울 남영동 슘에서 열린 이주노조 (MTU) 재정확보 후원주점에 함께 했습니다. 사파기금의 권영숙 대표가 길잡이가 되어 진행하는 세계노동운동사 학습모임의 성원들 일부가 함께 했지요.
장마가 서울로 북상하는 6월말의 끝자락, 행사가 많은 6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이주노조주점이 썰렁할까 걱정되어 여기로 가기로 했습니다만. 소박하고 조촐하지만 이주노조 노동자들의 준비된 태세와 연대의지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이주노조의 2003-4년 투쟁을 그린 비디오 상연 장면을 하나 찍었습니다. 당시 가두시위에서 ‘이주노동자들’의 구호인 “하지 마라, 하지 마라!”가 인상적이라고, 권대표는 자리에서 말했습니다. 저 구호에서 많은 것을 읽을 수 있겠네요.
사파기금은 이주노조 후원 주점에 별도로 10만원의 주점 후원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전날 6월 28일 부산에서 열린 ‘서면시장번영회지회’의 생계‧투쟁기금마련 후원주점에는 후원금만 보냈습니다.
두 노조가 모두 건투하길 바랍니다.

2024.7.1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파연대] 세종호텔노조 1박농성 아침출투연대 240626 & 노조지부장 연행면회 240614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6월 26일 세종호텔노조의 거리 농성장에서 1박 농성연대를 하고 27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호텔 앞 ‘아침 출투'(출근투쟁’) 선전피켓팅을 함께 했습니다.

6월말이지만 날씨는 이미 초하도 아닌 한여름의 30도 웃도는 기온을 기록하며 명동 번화한 도로변 텐트 농성장은 들어선 순간 열기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후 8시이후의 밤 농성장은 낮에 비하면 천국입니다. 고진수 지부장과 함께 1박 텐트농성을 하고, 다음날 오전 8시 이치호 조합원과 함께 오전 1시간동안 피켓팅을 했습니다. 호텔 투숙 후 나오는 고객들에게 인사도 하고, 문도 가끔 잡아주면서요. 하룻밤 농성과 출투를 함께 하는 연대 일정에 참여는 언제든지 가능하니 노조 문을 두드려보시길.

그리고 지난 6월 12일 세종호텔노조는 이 호텔을 소유한 세종대학교 재단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세종대학교 학생 1천여명의 연서명 의견서를 받아뒀던 것을 드디어 세종대학교 총장에게 전달했습니다. 이사회에 전달하려고 했고 그게 형식상 맞으나 이사회는 장소를 바꿔가며, 비공개로 이사회를 진행하며 연서명 용지 ‘받기’를 거부해왔습니다.

노조는 6월 12일 의견서 전달을 위해 연대자들과 함께 집회를 열고 총장에게 대면 전달을 요청하며 학교 안으로 걸어들어가는 순간, 경찰력에 가로막혔고, 결국 고진수 지부장 등 3인이 연행됐습니다. 참가자들은 학교 정문 앞에서 끝까지 해산하지 않고 집회를 열면서 의견서 전달과 연행자 석방을 요구했고, 기어코 의견서를 세종대학 부총장에게 직접 전달하였습니다.
사파기금은 권영숙 대표와 홍호석위원이 6월 14일 오전, 지부장 등이 연행 유치된 광진경찰서에 면회를 신청하며 대기했고, 면회시간인 오전 11시 30분경 풀려난 지부장 등을 만났습니다. 아무리 봐도 세종대학교 학생들의 연서명 의견서 전달을 가로막고, 공공시설인 대학교 내로 향했다는 이유로 연행한 행위에 대해 담당 검사도 구속영장 발부를 신청하기엔 너무 ‘탈법적’이라 염치가 없었던가 봅니다.

고진수 세종호텔 노조 지부장과 조합원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단단해지고 더욱 사회적 공론을 확산하며, 한발 더 승리를 향해 나아가길 바랍니다.
연대와 건투!

2024. 6.28.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공지] 노동자를 위한 뚝딱이 워크샵 3회 – 주제: “동영상 편집하기”

-일시: 7월 5일(금) 오후 7시-9시

-방식: 온라인 강의(Zoom 앱)로 진행

– 강사: 양동민 (스튜디오 R)

스스로 배우고 익혀서 세상을 바꾸는데 쓰자! 라는 취지로 사파기금이 여는 뚝딱이 워크샵 3회입니다.

– 자격: 동영상 편집 기술이 필요하거나 관심있는 노동자 누구나.

– 신청: QR과 구글 신청서를 통해서 (신청자들에게 줌 비밀번호와 준비물을 알려드립니다.)

– 방식 : 간단한 기초적인 동영상 편집 방법을 배우고 터득한다. 각자 노트북/PC와 촬영한 동영상 샘플을 준비해서 강사의 조언에 따라 동영상 편집을 해본다.

“2019년 톨게이트 투쟁 – 노동권과 일자리를 둘러싼 투쟁”

발제 : 도명화, 박순향 (톨게이트노조 전, 현 지부장)

일시: 2024년 7월 6일(토) 오후 3시-6시

장소: 서울 민주노총 15층 교육장 

2019년 전국에서 터져나온 톨게이트 비정규노동자들의 파업투쟁,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 고공 집단농성, 김천 도로공사 농성, 마지막으로 촛불정부라는 문재인정권의 청와대 앞 단식 농성을 이끌었던 톨게이트노조 도명화, 박순향 전, 현 지부장이 4년전 전국적 파업투쟁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파업 이후’에 대해 해부하고 곱씹은 발제를 합니다.

유튜브 라이브 중계:

https://www.youtube.com/live/SSc9am_dpGw?feature=shared

 

사회: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

화두:
– 어떻게 해야 투쟁에서 단한번의 제대로 된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 투쟁은 왜 운동과 멀어지는가, 그리고 어떻게 투쟁으로부터 운동을 키울 것인가.
– 투쟁과 연대는 어떻게 하나가 되어 세상을 변혁하는 방향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이 질문을 안고 ‘현장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2019년 톨게이트 파업투쟁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그러나 누구나 예상 가능했던 파업이었습니다. 지역에서 소수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조를 만들고 파업을 준비했던 노동자들, 거침없이 대오를 이뤄 파업의 봉화를 전국적으로 들었던 노조 조합원들, 그들과 함께 모든 파업현장에서 헌신적으로 함께한 연대자들. 그 투쟁과 연대의 이중주는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마무리되었을까요?

이 파업투쟁은 모든 비정규 노동자들의 지연된 권리가 처한 현실, 그리고 기술혁명 및 디지털자본주의라는 미명하에 노동의 미래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파업은 노동의 시민권이 배제되고 박탈된 비정규노동자들의 권리선언이었고, 구조조정이라는 낡은 이름 대신 기술혁명이라는 미명하에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노동의 존재를 해체하는 국가와 자본에 맞서는 파업이었습니다.

2019년 톨게이트 파업 투쟁의 지도부가 자신의 투쟁을 객관화해서 발제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서로 배우며 투쟁과 운동의 관계를 토론하고, 그 투쟁에서 연대자들이 비껴난 존재가 아니라, ‘투쟁과 연대’의 관계에 대해 함께 토론하면서, 점차 ‘우리’를 구성해가는 과정. 우리’를 구성하는 과정에 함께 하지 않으시렵니까?

주최 사회적파업연대기금 sapafund@gmail.com

 

세종호텔노조의 정리해고가 어느덧 900일입니다.

‘천일야화’도 아니고, 이런 야비한 시대극을 세종대학교 교육자본이 경영하는 명동 세종호텔이 멈출 줄을 모릅니다. 코로나19를 빌미로 노조를 축출하기 위해 단행한 정리해고를 억지스런 법논리로 정당화했습니다. 그리고 명동은 관광객으로 넘치고, 이 호텔 정문은 많은 투숙객들로 붐빕니다. 단 하나, 노조만 없는, 아니 노조를 만들고 지키려는 노동자들만 없는 호텔. 이런 개념없는 사용자를 인정하면 안되죠.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의 노조 만들 권리, 그리고 파업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지요.

세종호텔 노조 노동자들은 3년째 싸우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물러났는지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제 “전염병을 핑계로 한 노조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고 세종호텔 자본을 향하여 더욱 크게 외쳐야합니다. 기어코 노조있는 사업장을 당연히 받아들여야하는 사업장이라는 것을, 그리고 정리해고가 노조 없애기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복직이 증명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종호텔 노조의 정리해고 투쟁이 복직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이유입니다. 힘을 모으는, 의지를 모으는 집회였기를 바라며.

  • 사파기금 연대자인 성주의 농부가 보내주신 참외를 가져가 나눔했습니다. 파업기금을 사회적으로 조성하여 지원연대할 뿐 아니라, 간간히 이런 나눔도 사파가 해오던 일입니다. 후식으로 맛있게 나눴다는 후문입니다.

제20회 사파포럼 “나의 투쟁, 우리의 운동(1)” : 2022년 대우조선파업과 거통고 지회 투쟁

○ 일시 : 2024년 5월 25일(토) 오후36시
○ 장소 : 민주노총 15층 교육장

○ 사회 :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

○ 발제 :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주최 : 사회적파업연대기금

[20회사파포럼 자료집]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5월25일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20회 사파포럼을 뜨겁고 진지한 열기 속에서 열었다. 올해 사파포럼의 주제인 “현장시리즈- 나의 투쟁, 우리의 운동”이라는 제하에, 중요한 현장 투쟁의 당사자들이 자신의 투쟁에 대해 발제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자들이 함께 토론하는 첫 회였다.  첫 회 발표자로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나서 “2022년 대우조선파업과 거통고 지회의 투쟁” 제하의 발표를 했다.

처음부터 이번 기획은 묵직한 화두를 던지면서 홍보에 나섰다. 어떻게 하면 투쟁은 한번의 제대로 된 승리를 거둘 수 있는가, 어떻게 투쟁은 운동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고 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연대와 투쟁은 서로를 대상화하지 않고 하나가 되는 사회적 파업을 통해서 사회적 동맹을 만들어갈 수 있는가. 결국 말하자면 투쟁, 운동, 그리고 연대가 어떻게 하나의 사회변혁을 향한 ‘우리’를 형성하고 , 주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인가.

사파포럼은 현장에서 답을 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뻔하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식의 게으른 접근은 취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장을 밖에서 바라보고, 현장 안의 당사자들도 자신의 투쟁을 객관화하여 곱씹고 해부하며 스스로 말하고, 나아가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과정으로서 ‘현장’을 말하기로 했다. 현장시리즈의 제목이 “나의 투쟁, 우리의 운동”인 이유였다. 사회자인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는 취지 설명을 통해서 이를 잘 밝혔다. 이는 이후 올해 내내 이어질 사파포럼 현장시리즈의 문제의식이 될 것이다.

2022년 대우조선 파업은 그런 점에서 첫번째 사례로 더할 나위 없었다. 한국 사회에 조선소 점거 투쟁을 통해서 사내하청노동문제를 선명하게 알렸다. 그 투쟁은 운동으로 되고, 연대가 함께 하여 하나의 제대로 된 승리를 만들었어야 했다. 하지만 모든 것들이 부족했고, 모든 것들이 늦었다. 김형수 지회장은 이에 대한 결과론적인 판단을 하기보다는, 2017년 노조를 설립할 때의 힘든 준비부터, 이후 2022년 51일 여름 파업에 이르기까지 현장 투쟁 과정을 강조하였다. 사내하청노동자들은 외부가 아니라 조선소 현장에서 그 어렵다는 ‘노조’를 만들려고 기도했다. 그것도 ‘세상을 바꾸는 노조’를 표방했고, 대우조선 일개 기업단위 노조가 아니라 ‘지역노조’를 지향했다. 7명에서 시작하여, 100명, 200명이 모이는 대오로 키웠다. 130만평 넓은 대우조선에서 정말 적은 대오는 포기하지 않고 몇번의 ‘파업’을 2022년 이전에도 단행했다. 코로나19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2022년 6월부터 7월까지 51일간 비정규직이 처음으로 단행한 조선소 도크 점거파업이 가능했다.

하지만 파업은 사회적이었지만, 파업의 성과는 사회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권영숙 좌장은 이를 거통고지회 후원문화제 연대사를 통해서 “계급적 단결의 부재, 사회적 연대의 부족”으로 진단했다. 김형수지회장은 내부의 어려운 조건과 준비과정, 그리고 부족한 역량을 꼽았다. 겸손한 표현이다. 하지만 동시에 산별노조와 중앙노조가 고작 ‘거수기’ 아니, ‘서명기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산별화’로 치부되는 민주노조운동의 현재 상황에서, 이는 단위 노조가 처음부터 감당하고 각오하고 준비했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시작은 창대하지만 끝은 미미할 수도 있고, 시작은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할 수도 있다. 거통고지회는 다시는 이전과 같은 노조 초창기를 경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거통고지회는 이제 2022년 대우조선 파업과 같은 파업은 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같은 파업은 없으므로. 이제 나아가는가, 아니면 더 후퇴하는가의 기로이다. 청중석에선 열띤 질문들이 이어졌다. 2022년 파업에만 주목했을뿐, 그 이전 그런 무수한 투쟁과 파업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다르다는 점, 그리고 거통고지회 노동자가 말했듯이 “힘들겠지만, 이것을 해야한다는 것은 안다”라는 계급적인 직관. 현장 시리즈가 청중의 머리와 가슴에 닿는 순간이었다.

사파포럼은 계속 현장시리즈 “나의 투쟁, 우리의 운동”을 올해 내내 할 것이다. 이번 포럼에 모인 이들은 당연히 모이고, 다음 포럼 주제로 모일 이들은 더 모여서, 정말 “제대로 된 투쟁”, 그리고 “투쟁과 연대가 운동으로 하나가 되는” 과정, 그 속에서 새로운 사회변혁의 기운을 서로 만들어가길 바란다.

[자료집 보기] https://wp.me/p2WbZr-1O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