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9월 9일 인천 맹성규 민주당지역위원장 사무실 앞 교통관제탑에서 165일째 고공농성 중인 택시노조 고영기 조합원을 연대방문하고 택시노조의 수요 문화제에 연대자들과 함께 했습니다. 대표와 운영위원 활동가 등 4명이 참석해 집회 전 고영기 동지와 하늘과 땅의 유선 대화를 나누고, 노조와 짧은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지독했던 더위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물러나 쌀쌀해진 가을 날씨로 바뀌는 환절기에 고공농성자의 건강이 염려됩니다.

고공의 고영기 노동자는 공공운수 택시지부 전북지회 대림교통 분회장입니다. 전북에서 택시노동하고 노조활동하는 그가 인천 남동구 길병원 앞 사거리, 맹성규 국회의원 사무실 앞 20m 높이의 교통관제탑에 3월 29일 올라가 165일째 고공농성중인 이유는 택시발전법의 개악을 주도한 민주당 국토위 맹성규, 박홍근 등 국회의원들에게 항의하기 위해서입니다. 고공농성으로 개악에 항의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국힘과 담합하여 택시자본의 ‘숙원사업’을 마치 로비스트들처럼 해결해주었습니다.

2019년 택시노동자의 주 40시간 월급제를 명시한 택시발전법이 택시노동자들의 긴 투쟁 끝에 입법됐습니다. 그동안 택시노조는 5번의 고공농성을 감행했습니다. 사파기금은 2015년, 2018년 두 차례 파업기금을 지원했고, 2018년에는 ‘사파작은희망버스’를 두 번이나 택시노동자 고공농성장으로 발진했습니다. 사파기금과 오랜 연대투쟁의 인연이 있는 사업장입니다.

하지만 투쟁의 결과 만들어진 택시발전법은 허울좋은 법이었을뿐 시작부터 ” 5년 내 실시한다”라는 사실상 유예조항을 감추고 있었습니다. 결국 5년을 채우고 2024년 법이 시행되어야 할 때, 보수 양당은 또 2년 유예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2026년 법 시행을 앞두고 민주당과 국힘은 앞서 두 차례 유예도 모자라 또 2년 유예해 2028년으로 법시행을 미루는 동시에, 한 술 더 떠 근로기준법 58조의 “간주근로시간’을 들먹이면서 택시 운행 전체의 40%를 주 40시간 월급제의 예외로 할 수 있다는 조항까지 포함하여 입법하였습니다.

한마디로 개정된 택시발전법은 ‘법률적 완결성’을 갖추지도 못한 악법입니다. 동일법에서 법의 시행과 법 시행의 폐기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서울의 경우 택시 운행율이 4,50% 불과한 상태에서 40%를 제외한다면 이는 월급제 자체를 안해도 된다는 법개정이고 법안 자체를 법 스스로 무력화한 것입니다.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는 마지막 발언에서 이를 정확히 지적하였습니다. 택시발전법을 입법하면서 5년간 유예를 한 것 자체가 문제이고, 그 뒤 2년, 또 2년, 또 2년 법 시행을 유예한 것은 자본과 국가가 노동자를 우롱하는 짓입니다. 애초에 “유예”조항 자체를 절대로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합니다. 또한 근로기준법 58조의 노동시간 범위에 대해, 택시 업무의 경우 현장이 유동적이라는 이유로 간주근로제 대상으로 삼은 조항 자체가 반노동적인 독소조항입니다.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은 그 자체로 이미 반노동적인 조항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근로기준법 11조가 이 법의 적용을 “5인 이상 사업장”으로 못 박은 점입니다. 그런 독소조항 하에 58조의 간주근로제라는, 일본과 한국 같은 노동 억압적인 노동법체제에나 존재하는 법조문이 있는 것입니다.

택시노조의 간주근로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단지 택시노동자만이 아니라 많은 플랫폼노동자들, 1인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문제와 맞닿는, 사회적인 보편성을 가진 투쟁입니다. 대학교 강사부터 택배기사 등까지 임금을 노동에 대한 댓가가 아니라 ‘자본의 눈에 보이는 노동시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자본주의적 착취를 위한 핑계일 뿐이고 ‘임금’의 의미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아이러니는 디지털 자본주의의 기술이 점차 택시노동자의 숨겨진 노동시간을 파악해준다는 점입니다.

근로기준법상 간주근로제 폐기는 택시노조의 투쟁이 다른 플랫폼노동자들의 투쟁과 이어지는 사회적 투쟁의 접점입니다. 택시발전법의 택시노동자 노동시간의 문제는 근로기준법의 독소조항 폐기로 이어져야 합니다. 권 대표는 “택시노동자의 투쟁이 플랫폼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투쟁과 이어져 새로운 사회적인 투쟁으로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했습니다. 라이더 유니온의 노동자가 연대 발언에서 “택시노동자의 요구가 바로 라이더 노동자들의 요구다”라고 한 것은 바로 이 점에 대한 것일 겁니다.

노동관련 법은 만들어졌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며, 입법부터 제대로 관철하고 나아가, 제대로 시행하고 유지하는 전 과정은 다름 아닌 노동의 힘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이 투쟁은 단지 택시노조만의 쟁점에 대한 것이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들과 플랫폼 노동자들, 1인 노동자들을 포함한 노동자들이 ‘도둑맞은 임금’을 되찾는 의미를 가진 사회적인 투쟁이 되어야 합니다.

2026. 9. 10
사회적파업연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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