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기금 5주년 앨범1- 투쟁과 연대운동 평가 대토론회 (2016. 7.23)
사회적파연대기금은 5주년을 맞아 ‘투쟁과 연대운동 평가대토론회’를 2016년 7월 23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그리고 이어 오후 6시 30분부터 짧은 30분짜리 ‘5주년 기념식’과 ‘연대의 잔치’를 오후 8시 30분까지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에서 개최했다.
3주년때 간단한 자축 및 이야기마당을 포함한 연대잔치를 하고서 2년만이었다. 그리고 올해 5년째, 2011년 희망버스가 계기가 되어 ‘노동의 사회적 연대’라는 화두를 내걸고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을 시작한지 5년째…연대는 여전히 투쟁의 전기를 만들어 내기에 미약하고, 투쟁은 단 한번의 결정적인 혹은 제대로된 승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조직노동의 안팎에서 비정규투쟁은 계속 터져나오는데, 조직적 대오로 엄호하긴 커녕, 사회적 단자들의 연대에 기대서 투쟁은 근근히 버틴다. 이런 상황은 사파기금에게도 많은 숙제가 되고 있다.
사파기금은 지난 5년간 56번의 파업기금 지원을 통해서 노동자투쟁에 없어선 안될 파업의 지지대가 됐고, 사회적 파업에 대한 사회적 연대라는 원칙을 계속 고수해왔다. 그 내용과 활동에 대한 평가와 노동자 투쟁의 전망을 세우기 위한 많은 토론들이 필요하다.. 그런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장장 4시간에 걸친 토론, 이어서 2시간에 걸친 기념식과 연대의 잔치는, 그만큼의 집중도와 참가의식을 요구하는 쉽지 않은 자리였다. 그만큼의 사파기금 5주년에 대한 깊은 생각을 전제로 하는 자리였다. 요즘 그 어디서도 이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하는 자리를 감히 요구하지 못한다고 했다. 맞다. 쉽지 않은 자리였고, 결과적으로 보면, 차라리 2시간짜리 자축하는 자리를 여는 것이 오는 이들도 부담없고, 특히 주최측은 이렇게 고생하진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꼭 필요했던 자리였다는 것은, 해보니 알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을 초대했다. 정확히는 사파기금의 연대자들과 사파기금이 인연을 맺은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을 빠짐없이 초대했다. 그리고 딱 그들이 모였다. 많이 바쁠텐데, 힘든 시간을 내고, 없는 돈을 갹출해서 전국에서 올 수 있는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거의 다 온 듯하다. 사파기금이 시작하고 3달만인 9월에 2천만원 첫 기금을 전달했던 한진중공업 박성호대표를 비롯해서, 재능교육 해달나무(유명자), 쌍용차 김김정우, 김득중등, 콜트콜텍 이인근, 스타케미칼 차광호등, 유성기업 이정훈등, LG유플러스 최영열, 티브로드등, 현대자동차 비정규지회 박현제, 부산 택시 심정보, 생탁 송복남, 아사히 차헌호, 동양시멘트 이재형, 하이디스 이상목 지회장과 조합원들, 기륭전자 유흥희, 꿀잠 조현철대표등. 그리고 많은 평조합원들과 노동자들. 전일 금속노조 총파업(?)으로 지친 노동자들이 사파기금 5주년 참석을 위해서 불편한 자리를 감수하며 노숙등을 통해서 참가해주셨다. 이것이 사파기금이 그동안 함부로 해오지 않았다는 증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 행사가 파하기 직전에, 이틀의 농성을 통해서 교섭을 쟁취하고, 합의를 일군 청주시 노인병원 권옥자분회장이 지친 얼굴로 조합원들과 함께 나타나셨다. 정말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연대자들은 예상만큼 애쓴만큼 오시진 않았지만 새로운 얼굴들도 많이 보이고, 항상 보였던 이들도 참가했다. 이번엔 연대자들을 ‘통장’ 밖으로 나오게 해서 함께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사파기금의 행사는 연대로 모인 이들이 함께 만드는 것이고, 연대자들을 위한 행사다. 투쟁사업장노동자들도 ‘연대운동’의 일부로 이 순간은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가 부각됐더라면 토론회도 좀더 더 알차게 그리고 주제의식에 맞게 진행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1부 기금쪽 기조 발제에서, 사파기금의 지원사업장 현황과 분석이 있었는데, 하나하나, 다 아프고 쓰리고 그리고 감동적인 투쟁이었다. 사파기금의 지원은 단지 ‘돈’이 아니라, 연대를 모으는 것이고, 그렇게 함께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토론회에서 투쟁사업장 얘기를 왜 많이 하지 않지? 라고 했지만, 그 자리는 연대운동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는 자리였다. 그리고 결들이 다른 다양한 이야기들이 개진됐다. 사파기금에 대해서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말이 지원 사업장들 대표 입에서 나올 땐 좀 실망하고 아연실색하기도 했지만, 그러나 사파기금이 이때껏 제대로 해왔다는 평가는 공히 내렸고, 앞으로를 위해서도, 그대로만 하라는 말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여하튼 노동자투쟁에 중요한 지원세력으로 여러 연대방식을 고민해주길 주문했다. 이 토론내용은 앞으로 사파기금의 중요한 사업들로 구체화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언제나 말이 씨가 되고, 행동이 되고 실천이 되는 사파기금이므로.
날씨가 더웠다. 무지 덥고 습했다. 비싼 임대료 내고 에어컨 있는 곳을 택한 것은 잘한 일이다 싶다. 그리고 처음으로 사파기금이 연대자들에게 ‘기념품’을 준비했다. 비장의, 그리고 참으로 심혈을 기울인 기념품이다. 집에 쳐박아 두지 말고, 동네방네, 전국 방방곡곡 가지고 다니시길. 자원낭비도 안하는 방법이기도 하니. 근데 그 기념품이 무엇이었을까요? ^^
이어 긴 시간 토론을 끝내고, 일사분란하게 세팅을 정비하고 먹거리대를 배치하고, 다음 기념식을 위한 준비과정을 진행했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이다. 행사 준비하면서 많은 이들이 함께 했다. 이만한 행사를 치르기 만만찮고 준비해야할 것도 많았다. 기획준비를 한 팀도 있었다. 사파기금은 특별히 어떤 흔적 남기지 않았다. 이 활동을 정리하거나 성과를 홍보물로 사용하지도 않았다. 깃발도 없고 어디 흔한 전달식도 없다.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천이고 온라인 활동이다. 해서 이번에 사파 5년을 정리하는 <자료집>을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 사파기금이 궁금하거든 이 자료집을 살펴보시길.
그리고 동영상을 만들었다. 연대자 4명의 인터뷰를 했고, ‘5주년 동영상’을 정말 훌륭하게 만들어 당일 함께 봤다. 정말 지옥같은 스케줄을 소화하며 동영상을 만들어 선사해준 홍효은감독에게 고맙다. 그리고 이어 축하 동영상을 만들어 올려주신 동양시멘트, 콜트콜텍, 아사히, 청주시노인병원, 스타케미칼, 그리고 김영아님 가족, @서영섭신부에게도 고맙다. 준비하면서 힘든 시간 웃고 웃는 기회였다. ^^
먹거리도 좋았다. 3주년때와 마찬가지로 Kang Mi, 은희령님이 손수 만든 집밥같은 요리들을 내오셨다. 물품연대로 먹거리를 풍성하게 해준 윤영희, 이정래, 조한경, 작은자, 신상환, 안병립님에게도 고맙다. 그리고 자봉팀도 모두 애써주셨다. 흥미롭게도 사파 행사엔 그리 자봉이 많이 붙지 않는다. 노조 주점이나 행사는 다들 의무감을 느끼지만 사파 행사엔 의무감을 느끼기보다 손님 접대 받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도 좀 생각해볼 지점. 여하튼 그런 와중에 항상 달려와주는 자봉들에게 무지 고맙다. 강은주, 오균채, 안병립님등. 그리고 행사 기획하고 항상 사회로 함께 해주는 이사라님에게도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글: 권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