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뎡야핑입니다.
가자지구에 보낼 긴급 생계지원 모금함에 사회적파업연대기금에서 후원해 주셔서, 모금 주최 단위 중 하나로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지적하듯 지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하는 폭격 때문만이 아니라, 음식과 물, 전기와 연료, 의약품 반입 금지가 초래한 굶주림과 추위, 전염병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는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사파기금을 비롯한 149개 단체가 공동주최로 함께 하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에서 가자지구 긴급 지원 모금함을 열게 됐습니다.

모금 실무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아디’는 팔레스타인 현지 단체들의 사업을 지원하는 활동을 전문적으로 해 왔습니다. 이번 모금 지원도 전에 사단법인 아디에서 함께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으며 팔레스타인 사회 내에서도 신망이 높은 ‘팔레스타인 여성위원회 연합’ 가자 지부에서 수행할 예정으로, 현지 통신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 속에도 정기적으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 뉴스에서 하도 팔레스타인을 “분쟁 지역”이라 부르다보니 가자지구는 원래 그런 데 아닌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스라엘 점령군이 2007년 가자지구 육해공을 봉쇄해 지금까지 현대사에서 가장 긴 봉쇄를 이어오고 있고, 의약품과 모든 물자, 사람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가자지구에서의 삶이 황폐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2008년부터 이스라엘 점령군은 일상적인 폭격에 더해 주기적으로 대규모로 가자지구를 침공했기 때문에 가자지구의 산업도 파괴되고, 실업률도, 빈곤율도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어려움속에서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서로의 삶을 돌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은 반 세기 넘은 이스라엘의 군사점령에도 결코 사회 시스템이 붕괴되지 않았었습니다. 10월 7일 이전까지는요. “역사상 가장 극심한 민간인을 징벌하는 군사작전”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미국산 폭탄에 마을들이 통째로 사라지고, 같은 성씨를 쓰는 일가 친척이 100명씩 동시에 살해되고 있는 현재, 가자지구가 맞은 위기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미 어린이 8천여 명을 포함해 2만명이 살해됐습니다. 주민 100명 중 한 명이 살해된 것입니다.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고, 집단학살을 멈추게 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스라엘에 가자 침공을 중단하라는 전 세계 시민들과 함께 긴급행동에서도 격주 일요일마다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매일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일인시위를 하는 등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막기 위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매일 출근하고 학교에 간다는 일상이 완전히 파괴된, 인구80%가 강제이주당해 피난민으로 지내며, 하루 수백 명씩 점령군의 폭격에 목숨을 잃고 있는 가자지구의 재앙적 상황에 전 세계의 지원과 지지가 절실합니다. 이번 모금은 그런 절실함에 대한 응답입니다.

가자지구는 우주에서 볼 때 이제 색도 질감도 다르다고 합니다. 완전히 파괴돼 잿빛으로 폐허가 되는 지역이 지금도 매일같이 늘고 있습니다. 구글 노동자들은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집단학살이 인류 역사 최초의 인공지능에 기반한 집단학살이라고 규탄합니다. 이스라엘 점령군은 자국 무기의 고도의 정밀성을 자랑하면서, 의도적으로 민간시설을 무차별 폭격했습니다. 그 결과 이슬람국가(IS)에 맞선 미국 주도 연합군이 벌인 전쟁 3년 동안 살해된 민간인보다 70여일간 이스라엘 점령군에 살해된 민간인이 더 많습니다.

이스라엘 노총 ‘히스타드루트’ 위원장은 지난주 이스라엘의 주요 무기 회사인 엘빗 시스템스와 IAI의 공장을 방문해 가자지구 폭격에 사용될 포탄에 이렇게 썼습니다. “이스라엘 국민은 살아있다. 히스타드루트와 이스라엘 노동자들의 인사를 보낸다.”
팔레스타인 노총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군사점령의 오랜 파트너로 기능해 온 이스라엘 노총과 나아가 점령국가 이스라엘을 보이콧해 식민지배를 끝내게 강제해 달라고 전 세계 노동 운동에 오랫동안 호소해 왔습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팔레스타인의 연대 요청에 응답해 왔습니다. 특히 2021년에는 샌프란시스코 교육공무원 노동자들과 구글/아마존 노동자들이 응답해 각자의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미국 최대 노조 중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가 이스라엘에서의 투자철회를 위해 팔레스타인 연대 실무 그룹을 구성했습니다.

이번 지원이 사파기금을 비롯해 한국의 노동운동 진영이 팔레스타인과 더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연대 관계를 맺을 계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2023. 12.25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긴급구호 모금캠페인 참여하기: https://box.donus.org/box/adians/Gaza_Fund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기금지원을 알립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 ‘사단법인 아디’와 공동주관하는 ‘가자지구 피해주민 긴급 구호 모금’에 5백만원 기금연대하기로 하고 12월20일 완료하였습니다. 지원 금액은 5백만원입니다.

2023년 올해 “베들레헴에는 크리스마스(성탄절)이 없다”. 12월 25일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에서는 모든 ‘탄신’ 축하 행사가 취소되었습니다. 지난달 팔레스타인 기독교 종파 지도자들이 모여 이스라엘 점령군의 파괴적인 가자지구 공격 때문에 공개 축하 행사를 취소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성탄절 이브 지구상의 사람들이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동안 정작 예수의 탄생지에선 그의 탄생을 축하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대학살과 폭력이 장장 80일째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자(Gaza) 지구 집권정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포위하여 쳐놓은 높이 6m, 길이 65km의 장벽을 넘어서 ‘정복촌’을 습격하고 인질을 잡아간 이후 이스라엘이 시작한 보복 ‘대학살’로 인하여 74일간 총 2만6천6백67명의 가자주민이 살해당했습니다. 어린이가 8천명이었습니다. 여성이 6천2백명이었습니다. 의료진이 310명이었고, 언론인이 97명이었습니다. 실종자중 70%가 어린이와 여성입니다. 학교와 대학이, 사원이 파괴되었고, 집중타겟이 된 병원 23곳이 완전 파괴돼 서비스를 중단했고, 140곳의 의료기관이 부분 타깃이 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성탄절 축하를 할 수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금도 이스라엘은 공격을 멈추지 않습니다. 성탄절에는 잠깐 멈출까요? 동방박사들이 그 공격을 멈추게 할까요? 이스라엘의 완전한 우군인 미국은 이스라엘을 종전시킬 의사가 없습니다. “이스라엘이 중동에 없었다면, 만들어서라도 미국의 이해를 지켜야한다”는 것이 바이든 미 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 발언입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중동을 방문하면서 “나는 유태인이기도 하다”고 인종주의적 발언을 서슴지 않습니다.

미국의 중동에 대한 이해와 인종주의적인 흐름이 교차하여 이스라엘의 학살극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에 타협적인 서안지역은 두고 하마스가 선거로 집권한 가자지구에 노골적인 적대와 침략을 자행해왔습니다. 하마스는 10월7일의 선제공격을 “알 아크샤 홍수”라고 명명했습니다. ‘분노는 차고넘친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선제공격을 문제 삼지만, 그동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향한 점진적인 ‘인종청소’를 해왔습니다. 끔찍하게도 그들은 이를 ‘잔디깎기’라고 명명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절멸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자지구를 완전히 장악하거나 통제권에 두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를 위해 무자비한 폭력과 대학살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학살 두 달이 넘어가면서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시선도 서서히 약해지고 있습니다.이 시선이 약해지고 이 시선을 돌릴 때, 가자지구 주민들은 더욱 죽음의 문턱앞에 서야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부동산회사는 광고를 내걸었습니다. “해변위의 집은 더이상 꿈이 아니다!”라고. 피의 학살 위에 그들은 다시 ‘약속된 땅’의 신화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부디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합니다. 더 많은 관심을 촉구하기 위하여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한국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의 가자지구 원주민 긴급구호에 기금을 지원연대하기로 했습니다. 모금은 1월10일까지 하고 1억을 모아서 가자 지구 가구당 100유로씩 현금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1억이 모이면 7천가구에 100유로씩 지급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파업은 단지 노동자파업만이 아닙니다. 정의롭지 못한 자본주의 체제하에 사회적 파업은 가자 지구 인민의 저항과 항거를 포함합니다. 체제의 모순을 넘기위한 사회적 파업을 향한 지속적인 연대에 나서주신 모든 연대자들께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의 지속적인 연대로 사파기금의 상시적인 파업기금 연대가 가능합니다.
“한발씩, 웃으며, 끝까지, 함께!”

2023년 12월 22일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기금 연대 참여방법
직접 이체: 국민은행 012501-04-230250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신청 : https://www.ihappynanum.com/Nanum/B/6M2FZQRY5J
*단체 후원
직접이체: 국민은행 822401-04-122822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신청: https://bit.ly/3D04xK2

=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돈이 모이는 대로 사회적 파업에 대한 사회적 연대의 원칙하에 노동현장에 지원하는 기금입니다.
2011년 한진중공업정투위 지원을 시작으로, 쌍용차노조 2회, 재능교육노조, 코오롱정투위, 콜트콜텍노조 3회, 희망뚜벅이, 포레시아노조, 노동자공투단, 방한품연대, 전북고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3회, 전국해고자의 날(전해투), 보워터코리아노조, 박정식열사투쟁대책위, 골든브릿지증권노조 3회, 유성기업노조 2회, 스타케미칼해고자복직투쟁위 2회, 진흥고속노조, 기륭전자노조, 발레오만도노조, 보건복지정보개발원노조, 삼성전자서비스노조, 희망연대 티브로드노조, 씨엔엠노조, 부산합동양조(생탁)노조 3회, 울산과학대노조, 오체투지노동자행진, 침낭연대 2회, SK브로드밴드노조, LG 유플러스노조, 부산택시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2회, 아사히사내하청노조, 한국지엠군산지회, 청주시노인병원노조 2회, 동양시멘트비정규지회 2회, 하이텍알씨디코리아노조, ‘비정규노동자의집(꿀잠) 추진위원회, 하이디스노조, 의료연대경북대병원주차관리노조, 갑을오토텍지회, KEC노조 2회, 노동탄압민생파탄박근혜정권퇴진을위한공동투쟁 3회,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2회,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조, 파인텍지회(구 스타케미칼), 레이테크코리아노조, 춘천환경사업소노조 2회, 공공운수 택시지부 2회, ‘사드철회평화회의'(소성리종합상황실), 민주일반노조연맹(톨게이트노조) 2회, 농성장 방한품연대, 비정규직긴급행동, 활동가지원기금 2회, 코로나19마스크연대,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노조, 백기완기념관 건립기금, 비전향장기수 ‘만남의집’,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비정규직이제그만, 쿠팡물류센터지회, 한국옵티칼하이테크노조에 지원했습니다(5백만원이상 고액기준).

[사파 연대] 세종호텔노조 정리해고 2주년 집회 참석 231207

12월7일 세종호텔노조는 정리해고 ‘2주년’ 집회를 열고 명동일대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2주년이어서인지 많은 이들이 참여했고, 나름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였습니다. 사파기금도 권영숙 대표와 홍호석위원등이 함께 했습니다.

맨 앞의 사진은 원주에서 힘들지만 꿋꿋하게 파업투쟁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지부의 농성장앞으로 방문한 한 어린이가 핫팩들과 함께 놓고간 쪽지 메시지입니다, “어린이는 파업을 싫어하지 않아요! 화이팅!”.

이 문구가 참으로 저리고 눈길을 끌지 않습니까. 건보 서울부분회장은 이 소식을 전하고, 이은영 지부장의 35일 단식과 조합원들이 원주 농성장에서 경찰의 침탈에 어떻게 맞서고 있는지를 알리면서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노동자의 파업권은 87년체제가 자랑스러워하는 이른바 ’87년헌법’에 명시된 노동자들의 시민적 권리입니다. 하지만 이 나라와 이 사회는 노동자들의 파업을 백안시하고 적대하고 혐오하고,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국가와 정치권에 기대어 자본은 맘껏, 노동의 권리 없는, 자본주의의 천국’을 누리고 있습니다.

세종호텔은 저 아이를 포함한 이 땅의 아이들이 자라나 교육받을 고등교육기관중 하나인 ‘세종대학교’의 수익성 사업입니다. 교육자본이 천박한 졸부나 다름없이,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일을 예사로 합니다. 사측은 재작년 12월10일 노조를 인정하기 싫어 ‘노조원들만’ 정리해고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의 위기라고 하면서 해고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의 위기가 노조원 해고의 인과관계라니, 자본주의 참 쉽죠?!

그리고 만2년후 코로나19가 끝났다고 요즘 명동이 들썩이는데, 이 호텔은 여전히 ‘코로나19 감염 지대’인가봅니다. 그 호텔에 투숙객은 그럼 코로나 19 감염지대인 호텔에 투숙했단 말입니까? 왜 코로나19 종료 선언을 했는데 노동자들을 다시 현장에 복귀시키지 않는겁니까? 앞뒤 안맞는 일들이 참으로 많이 벌어지는 사회이지만, 노동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게 이 나라 대한민국입니다.

외면하지 맙시다.
저 아이의 말처럼 “파업을 싫어하지않아요!” 외칩시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노동의 파업권을 시민권으로 인정하며 당당하게 파업기금을 사회적으로 조성합니다.
항상 언제나 “노동이 돈앞에 쓰러지지 않는 세상을 위하여!”

2023. 12.08.
사회적파업연대기금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모니터에 부착되는 편광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로 일본 니토덴코(Nitto Denko Corporation)가 100%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2003년에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고, 50년간 공장부지 무상임대, 법인세·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작년 10월 화재로 공장동이 전소됐고, 회사는 곧바로 청산을 결정하고 공장을 떠났습니다. 1년동안 공장 재가동과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공장을 지킨 건 우리 조합원들이었습니다. 지난 8월 3일부터 현재까지 자본과 공권력의 침탈에 맞서 공장사수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도 구미공장에는 소중한 조합원들과 지역의 연대 동지들이 공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회사는 8월 4일 ‘공장에서 나가라. 나가지 않으면 손배가압류를 하겠다’고 통보해왔습니다. 회사는 결국 조합원 9명에게 4억의 손배가압류를 청구했습니다. 손배가압류가 이렇게 쉬운 줄은 몰랐습니다. 12명의 노동자가 고용을 요구하며 공장을 지킨게 생존권까지 위협당할 일입니까? 사는 전셋집과 아파트까지 가압류를 해 가족까지 지옥같은 고통으로 내몰려야 될 일입니까? 아직 공장철거계획이 승인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자본은 철거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소장을 보냈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승인되지도 않은 철거계획을 빙자해 가압류까지 건 것을 받아 준 재판부입니다.

법이 이렇게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무기가 될 줄 몰랐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자본은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악의적으로 손배가압류를 남발했습니다.

그 결과 숱한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렸습니다. 그런데도 법과 재판부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저 악법을 없앨 수 있습니까?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들이 피눈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손배가압류 때문에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더 이상 생겨서는 안됩니다. 죽음의 행렬을 멈추어야 합니다.

니토는 18년간 한국옵티칼에서 총매출액의 82%에 해당하는 6조 3천억을 챙기고 공장을 폐업했습니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한 공장에서 6조3천억이 넘는 돈을 챙겨 하루아침에 도망치는 니토자본의 재산부터 압류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래야 그 온갖 특혜만 누리다 단물만 빼먹고 폐업하는 외투자본의 먹튀행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는 정권이 노동자의 요구에 거부권을 꺼내든다면 그 정권은 온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선택해야 했습니다. 자본의 협박에 굴복해 공장을 나갈 건지, 고용과 존엄을 지키기 투쟁에 전부를 걸고 싸울 건지. 우리 발로 공장을 나갈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단호히 먹튀 자본의 책임을 묻고 함께 사는 길을 택했습니다. 투쟁은 시작부터 전면전이었습니다. 8월 7일 철거업체를 동원한 자본의 공장침탈이 자행되고, 이후 총 12번의 침탈을 시도했습니다. 고용을 해결할 의지가 없는 한 그 누구라도 공장에 발을 들일 수 없습니다.

9월 8일 사측에서 단수 조치를 강행했습니다. 같은 날 단전도 시도했습니다. 엄연히 정당하게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공간에 내려진 단수,단전 조치는 업무방해이며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비인권적 처사입니다. 사측의 단수 조치 이후 노동자들은 외부에서 물을 급하게 들여와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장실 이용에도 제한이 따르고 있습니다. 단수조치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긴급구제는 두 번의 조사를 거쳤으나 구제받지 못했습니다. 인권위가 제 역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더 인권이 짓밟혀야 합니까? 회사로부터 빼앗긴 인권을 지키고자 인권위원회에 호소했으나 인권위조차 우리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사측은 단전 시도 중이며 한전에서는 밀린 전기세 300만원가량 되는 요금을 내지 않으면 단전은 불가피하다 합니다.

우리는 많은 노동자들이 이 투쟁의 길을 담담하게 때로 격렬하게 걸어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이 지금 우리에게 닥쳤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고 싶습니다. 먹튀 자본에 책임을 묻는 투쟁에서 승리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결코 공장을 내주지 않을 것입니다. 매일매일 전쟁 같은 침탈이 진행되더라도 기필코 공장을 지켜낼 것입니다. 자본의 먹튀행각은 반사회적이며, 반인권적 노동자 죽이기입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기금지원은 앞으로도 치열하게 이어나갈 우리의 투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자본의 잘못을 바로 잡고 일자리를 되찾을 때 까지 끈질기게 싸울 것입니다.이 싸움에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투쟁!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기금지원을 알립니다. 이번에는 공장 화재 후 ‘먹튀’하려는 일본 자본에 맞서 공장 안에서 청산반대와 고용유지 투쟁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조에 지원합니다. 지원 금액은 5백만원입니다.

2022년 10월 공장 화재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 본사공장이 불탔을 때까지 노동자들은 투쟁이라는 것을 거의 몰랐고 연대도 거의 몰랐다고 합니다. 자본이 화재 후에 보인 태도는 충격이었고 노동자들은 자본에 ‘대타적 의식’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연대가 노동자투쟁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고 합니다. 12명 조합원들은 공장을 지키는 투쟁, 그리고 고용유지 투쟁을 통해서 자본에 맞서는 투쟁과 사회적 연대로 함께 하는 길에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CD편광 필름을 생산해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일본기업체로 구미와 평택에 각각 공장이 있습니다. 2003년 세워진 구미 공장은 ‘제4산업단지’에 세워져 한국 정부와 구미시로부터 각종 세제 혜택을 누리며 연매출 4,000억원, 순이익 260억을 챙기며 모기업인 일본 니토의 알짜배기 업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10월4일 생산설비의 스파크로 화재가 발생하여 구미공장이 전소되고 한국옵티칼은 약 1,300억원의 화재보험을 수령하였지만 화재로 인한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데만 혈안이 되었습니다. 회사는 노조가 있는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을 폐업하는 청산 절차로 들어가고 노동자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공장 청산에 반대하며 남은 12명의 조합원들이 구미공장을 사수하며 구미공장 재건과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투쟁을 11월21일 현재 296일째 진행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수십년간 회사 기계를 돌리고 숙련노동으로 다른 공장에 기술을 전수한 이들은 노동자가 아니었습니다. 권영숙 대표의 표현에 따르면 그들은 공장청산 과정에서 단지 서류상에 적히는 ‘숫자’였을 뿐입니다. 죽은 노동(이윤)이 산 노동을 잡아먹으려는 현장이 한국옵티칼입니다. 공장을 목숨처럼 아껴라고 윽박지르던 자본은 공장역시 한낱 숫자이자 이윤을 더 뽑는 수단으로 삼을 뿐입니다. 또한 이 투쟁은 일본 니토라는 ‘외국투자기업’의 먹튀사례이지만, 해외 먹튀가 아니라 한국내에서 먹튀입니다. 산업역군이라는 당의정으로 노동자에게 ‘애국’을 강요하는 국가가 자국의 노동자를 먹튀로부터, 그것도 국내먹튀로부터 보호할까요? 뒤통수가 따갑게만들어합니다.

한국옵티칼은 어떤 손해도 보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을 손쉽게 ‘소모품’처럼 내쳤습니다. 공장 철거 승인도 나지 않았는데, 그 철거 ‘업무’를 방해한다면서 민사상 손해배상 가압류 3억을 조합원들에게 이미 청구하였습니다. 절차상 위반입니다. 하지만 2023년 11월,12월 연말에 공장 철거 승인절차가 완료되면 회사의 침탈이 본격화할 것입니다. 이런 때에 노조는 지난 11월17일 공장안에서 후원 주점을 열었습니다. 앞으로 투쟁에 필요한 파업기금을 조성하고, 후원주점을 통해서 자본에게 사회적 연대의 힘을 보여주는 행사였기도 합니다.

이에 맞춰서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조에 사회적파업기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투쟁이 막바지에 이르기전에, 투쟁이 끝장 투쟁이 되기전에, 지금 투쟁의 고삐를 틀어쥐도록 사회적 연대와 엄호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11월17일 후원주점에서 전달식을 열었습니다. 사파기금 지원에 이어서, 더 넓은 사회적 연대가 조직되길 바랍니다. 한국옵티칼 노조와 노동자들의 파업 건투를 빕니다! 기금지원액은 5백만원입니다.

더불어 사회적파업연대기금에 함께 참여해주시는 모든 연대자들께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의 지속적인 연대로 사파기금의 상시적인 파업기금 연대가 가능합니다.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한발씩, 웃으며, 끝까지, 함께!”
2023년 11월 21일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기금 연대 참여방법
직접 이체: 국민은행 012501-04-230250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신청 : https://www.ihappynanum.com/Nanum/B/6M2FZQRY5J

*단체 후원
직접이체: 국민은행 822401-04-122822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신청: https://bit.ly/3D04xK2

=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돈이 모이는 대로 사회적 파업에 대한 사회적 연대의 원칙하에 노동현장에 지원하는 기금입니다.

2011년 한진중공업정투위 지원을 시작으로, 쌍용차노조 2회, 재능교육노조, 코오롱정투위, 콜트콜텍노조 3회, 희망뚜벅이, 포레시아노조, 노동자공투단, 방한품연대, 전북고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3회, 전국해고자의 날(전해투), 보워터코리아노조, 박정식열사투쟁대책위, 골든브릿지증권노조 3회, 유성기업노조 2회, 스타케미칼해고자복직투쟁위 2회, 진흥고속노조, 기륭전자노조, 발레오만도노조, 보건복지정보개발원노조, 삼성전자서비스노조, 희망연대 티브로드노조, 씨엔엠노조, 부산합동양조(생탁)노조 3회, 울산과학대노조, 오체투지노동자행진, 침낭연대 2회, SK브로드밴드노조, LG 유플러스노조, 부산택시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2회, 아사히사내하청노조, 한국지엠군산지회, 청주시노인병원노조 2회, 동양시멘트비정규지회 2회, 하이텍알씨디코리아노조, ‘비정규노동자의집(꿀잠) 추진위원회, 하이디스노조, 의료연대경북대병원주차관리노조, 갑을오토텍지회, KEC노조 2회, 노동탄압민생파탄박근혜정권퇴진을위한공동투쟁 3회,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2회,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조, 파인텍지회(구 스타케미칼), 레이테크코리아노조, 춘천환경사업소노조 2회, 공공운수 택시지부 2회, ‘사드철회평화회의'(소성리종합상황실), 민주일반노조연맹(톨게이트노조) 2회, 농성장 방한품연대, 비정규직긴급행동, 활동가지원기금 2회, 코로나19마스크연대,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노조, 백기완기념관 건립기금, 비전향장기수 ‘만남의집’,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비정규직이제그만, 쿠팡물류센터지회에 지원했습니다(5백만원이상 고액기준).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11월17일 사드 반대투쟁중인 성주 소성리 원주민들을 연대방문하고, 이어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조의 공장 사수투쟁을 위한 후원 주점에 함께 했습니다.

소성리에는 첫눈이 내렸습니다.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와 운영진, 그리고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가 함께 방문했습니다. 어쩌다 일정이 꼬여서 주민 여러분은 가을걷이후 단체여행을 가셨고,성주대책위 이종희위원장, 김천대책위 이동욱위원장, 그리고 성주대책위 박수규 대변인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따뜻한 난로를 피우고 저희를 맞이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성리투쟁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매주 화, 목 새벽 7시이전에 설비 반입저지 투쟁에 원주민들은 아침 첫 일정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유류 반입을 화물기가 아닌 직접 차량 운송으로 올해 변경하면서 목요일 정오 유류 반입 저지투쟁도 하고 있습니다. 사파기금과 성주 소성리 사드배치반대투쟁의 긴 인연에 대해서도 짚으면서 소성리의 큰 텐트안에서 내리는 첫눈을 보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 소성리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며 인증샷을 찍었건만, 그는 이후 사드 배치에 다른 정책을 펴지도 않았고 소성리를 찾지도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더욱 노골적으로 친미친일 지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단지 차이는 하나는 은근히, 하나는 노골적으로 미국의 동맹정치와 동아시아 군사전략에 굴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모든 과정을 증언하며 사드배치 반대투쟁을 해온 80대의 원주민들은 이제 90대에 이르러 한 분씩 세상을 뜨고 있다고 대책위원장 두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제주 강정마을, 밀양 송전탑 반대투쟁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인문제나 세대문제가 아닌 원주민 대 국가, 원주민 대 자본의 문제가 있습니다.

간담회에서 권영숙 대표가 언급한대로, 밀양 송전탑 반대투쟁을 해온 원주민 노인이, “우리는 패배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여전히 여기 남아있고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여전히 투쟁중이다”라고 한 발언은 소성리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 분들에게 이 중요한 투쟁의 온갖 부담을, 그리고 동아시아 지정학속에서 보수일변도로 치닫는 한국의 정치적 동맹정치의 후과를 안게 만들었습니다. 죄송하고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이어 구미로 서둘러 진로를 잡아, 해가 뉘엿뉘엿 지는 구미 4공단 한국옵티칼하이테크로 향하였습니다. 공단 가는 길에 코오롱, 스타케미칼(굴뚝은 이제 없지만), KEC, 아사히 노조투쟁을 기억했습니다. 사파기금이 투쟁과정에서 지원하고 연대했던 사업장 노조들이기도 합니다. 이제 그 다섯번째 투쟁 사업장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입니다.

2022년 10월 화재로 불탄 공장은 여전히 넓은 부지 위에 있었습니다. 당장이라도 외관 정리하고 설비 재구축한다면 얼마 후 공장 가동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공장 화재를 이유로, 한국옵티칼은 1400억의 화재보험을 타고 손실을 입지 않았습니다. 그 틈을 타서 노조가 있는 한국옵티칼 구미 본사공장을 정리하고, 2공장으로 삼아왔던 평택의 니토 공장으로 모든 설비를 이전하려고 합니다. 노동자들만 빼고 말입니다. 주점이 열리는 천막 위로 겨울 달이 차갑게 떠있었습니다. 4공단 주변의 고층 아파트단지가 공장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구미의 신 중산층 아파트라고 하네요. 그 곳에서 노조는 조촐한 후원 주점을 열었고, 시간을 낸 이들이 응원과 연대를 위해 모였습니다.

사파기금은 이날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전달식을 열었습니다. 연대발언에서 권대표는 한국옵티칼은 구미 다섯번째 사파기금 지원 사업장이라고 말하고, “공장 폐업에 맞서는 투쟁이야말로 가장 힘든 투쟁”이라며, 그러나 “한국 내에서 ‘먹튀’하려는 일본자본- 한국 대기업의 하청업체인 일본 자본의 공장 폐업투쟁은 앞으로 비슷하게 올 여러 투쟁의 선도적인 사례”라면서 중요성을 짚었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이 물러서지 않아 이 투쟁이 가능하고, 이 연대가 가능합니다. 더 많은 사회적 연대의 엄호 속에 이 투쟁이 승리의 새 싹이 되길 바랍니다.

2023. 11.20.

사회적파업연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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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지난 주말 토요일 10월7일, 서울 비전향장기수의 집 ‘만남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추석 맞이 방문이지요. 2022년 봄 기금을 지원한 이래, 명절 전후로 찾아뵙자 한 뒤로 어느덧 4번째 방문입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만남의 집에 매해 방문하자고 결의한 이유는 딴 것이 없습니다. 사상의 자유에 대한 존중. 사상의 자유 쟁취. 그 사상을 지키기 위해서, 대한민국 정부가 감행한 가장 추악한 ‘국가범죄’인 ‘사상전향 공작’에 맞서서 일신의 안위도, 고향땅 밟고 가족과 삶의 영위도 포기하면서 자신의 이념과 사상을 지킨 이들이 바로 이분들이기때문입니다. 이 사회가 ‘이념의 과잉’은 문제삼을지언정, 대통령이 내놓는 이념에 대해서도 반박보다는 이념 과잉으로 비판하는게 고작인 이 사회에서, 사상을 지키겠다고 ‘비전향 장기수’로 남은 이들은 얼마나 희소하고 소중합니까.

올해도 추석은 어김없이 돌아왔고 10월 초 우리는 비전향장기수 선생님 네 분을 뵈었습니다. 최고령인 양원진 샘이 입원과 수술을 반복하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뵈어 너무나 다행이고 안심이 되었습니다. 김영식 샘은 여전히 걸걸하고, 마당의 벼농사까지 짓고 계시지만 많이 쇠해지셨습니다. 박희성 샘은 암으로 힘든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양희철샘은 가장 활동적인 분인데, 좀더 쇠약해지신게 느껴졌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손 끝만 보면서 정권의 시간을 놓치면서 남북 직접대화도 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이산가족 찾기라도 여러 번 열던가, 아니면 이들 비전향 장기수들을 북한의 가족 품에게 보내던가. 그 무엇도 하지 않은 가운데 들어선 윤석열 극우 정권하에서 남북관계는 당연히 얼어붙었습니다. 이제 남은 장기수 분들은 10명도 되지 않습니다. 그중 만남의 집에 계신 네 분의 선생님들이, 윤석열 정권 긴긴 시간을 어떻게 지탱할까요?

그래서 이 분들은 “윤석열 퇴진, 아니 타도” 집회에 열심히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이날도 점심 식사도 마다하고 한 분은 마음이 급해서 먼저 길을 나섰습니다. 다른 선생님도 뒤따라 나섰습니다. 주말마다, 아니 집회마다, 뭔 일이 많다고 핑계대며 집회 가지 않는 이들이 참 많은데, 나이 90이 된 이 분들 앞에서 부끄러웠습니다. 단지 외칠 구호만이 아니라, 집회 시위에 대한 거리두기가 말입니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이제 집회시위에까지 연장되는게 아닌지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함께 외쳐야 할 구호를 만드는게 먼저일지도 모르지요.

사파기금의 방문길에 새로운 얼굴들이 많다고, 올 때마다 한 명씩 더 늘어야한다고, 그게 단체가 단단해지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박희성 선생님(비디오 참조), 그리고 양원진 선생님은 힘든 수술을 몇차례 했던 이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과거 남로당 당원이었던 시절부터 이후까지 과거 활동을 전해주신 후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연대자가 되셨습니다. 이도 또하나의 역사입니다. 우리끼리 듣기 너무 아까워서 자리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이 분들의 말씀 경청할 이들이 있길 바랍니다.

건강하십시오. 꼭 건강을 유지해주십시오. 선생님들.

2023. 10.10사회적파업연대기금


박희성 선생님 비디오 영상

양원진 선생님 비디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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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서울 세종호텔노조가 “정리해고 철회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9월19일부터 사흘간 서울 시내에서 진행한 오체투지 사흘째 날인 9월21일 권영숙 대표가 참여하여 점심식사 지원으로 연대했습니다. 간단히 이 소식을 연대자들에게 알립니다.

포스트 코로나19(코로나19 이후)’라는 말도 이제 자취를 감출 정도로, ‘사회는 정상화’되었다고 합니다. 한쪽에선 여전히 코로나19 변종의 확산가능성이 잠재적인 공포로 자리잡고 있는 묘한 국면인데, 이 사회에서 코로나19는 더 빨리 잊혀지고 있습니다. 그 기묘한 현실의 증거가 바로 세종호텔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주고객인 중국 관광객들의 국경봉쇄등으로 인한 경영적자를 이유로 세종호텔이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한지 만 2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명동에 위치한 세종호텔은 국경봉쇄가 풀린 중국인 관광객들을 비롯해 투숙객들로 로비가 붐비는데, 호텔 앞 쫒겨난 노동자들의 농성장은 여전히 그곳에 있습니다. 세종호텔의 경기 불황을 이유로한 정리해고를 정당한 듯이 판정한 노동위원회, 법원들은 이 모습을 뭐라 할까요. 그리고 왜 ‘해고의 정당성’은 바뀐 경기를 반영하여 뒤집지 못할까요? 애초에 법원의 판결이란 것이 그렇습니다.

애초에 세종호텔은 관광업 경기와 경영적자가 아니라 독립노조를 없애기 위해서 노조 조합원들을 ‘정리해고’했습니다. 이 점을 분명히 해야할 것입니다. 세종호텔 자본- 세종대학교-가 인정해야할 것은 코로나19로 경기가 회복되었다는 사실만이 아닙니다. 노조를 인정하고, 정리해고를 철회해야합니다. 노동조합할 권리는 개별 자본이 시혜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이 투쟁으로 만든 권리입니다.

오체투지라는 소극적인 저항에서 ‘투지’를 더욱 끌어올리고 함께 모아서, 노조를 부인하는 세종호텔 자본으로 하여금 정리해고를 철회하게 만들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복직하길 바랍니다.

마지막 사흘째날이라 많이 모였습니다. 둘쨋날은 폭우속에서 힘들게 진행하였지요. 40명 남짓에게 푸짐하게 대접하고 싶었습니다.힘내는 점심식사였기를. 또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을 열심히 조성하면 되죠.

202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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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하청 조직화 20주년 투쟁결의대회가 2023년 8월18일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맞은편 좁은 자리에서 열렸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에서 대표와 연대자들이 방문하여 그 자리에 함께 하였다.

조선소 사내하청노동자들의 현실은 2022년 거제도 옥포만 대우조선소에서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도크를 점거하고, 배의 진수식을 처음으로 막는 공장내 점거파업을 하면서 한국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조선소 경기가 불황이면 가장 먼저 낙엽처럼 떨어뜨리고, 조선소 경기가 활황이면 인력난을 메우기 위해 비정규 노동자들을 청소기처럼 빨아들여 ‘채용’하지만, 그것을 ‘채용’이라고 하지 않고 ‘계약’이라고 한다. 그 계약은 사내하청업체가 원청회사와 맺는 ‘계약’일뿐, 원청 회사가 그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맺는 ‘근로계약’은 아니다. 노동자들은 하청회사와 근로계약을 맺고 하청회사는 교섭마다 ‘실권없는 바지사장’ 짓을 한다. 노조를 만들고자 하면, 혹은 노동조건을 두고 투쟁하면 ‘계약 해지’하면 원청은 그만이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은 울산 현대엔진-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울산의 투쟁과 거제도 옥포만의 대우조선의 조선소 투쟁이 상징한다. ‘옥포만의 상륙’작전이 육해공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1987년 정작 노동자대투쟁의 첫 희생자는 거제도 대우조선에서 생겼다. 바로 내일이다. 1987년의 8월22일 오후 2시40분 당시 나이 22세의 노동자 이석규는 대우조선 다리를 건너 가두시위도중 폭력경찰이 쏜 최루탄에 직격으로 심장을 맞고,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오후3시30분 운명했다.

바로 거통고사내하청지회가 작년 파업했던 바로 그 곳이다. 이석규는 당시 정규직이었지만, 87년까지 열악했던 노동조건에 항의하며 김우중 당시 회장을 만나겠다고 가두시위를 벌인 대열에 있었다. 그 때 정규직 조선소 노동자가 오늘날의 비정규직이나 다름없었을 때다. 그리고 지금 대우조선의 대우조선지회는 바로 그 이석규가 죽어 만들어진 민주노조다. 하지만 지금 대우조선 노조는 비정규노조의 투쟁에 몽니나 부리며 회사에서 “꿀물”을 기대하는 어용노조화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단지 대우조선만이 아니라, “노동운동의 메카”라고 한때 자임했던 울산 미포만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처참한 상황이다.

이석규의 오늘날 후배 노동자들, 이석규의 정신을 이어가는 조선소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조가 아니라 사내하청 비정규노동자들과 그들이 만드는 노동조합이다. 대우조선에서 거통고조선하청지회가 파업을 했듯이,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삼성중공업등에서 포기하지 않는다면, 연이어 투쟁하고 파업을 전개할 것이다.

벌써 20주년이 되었다. 2004년 현대중공업 비정규노동자 박일수가 분신하고 사망했다. 그리고 사흘뒤 동지인 이운남이 고공농성을 하다 회사의 경비대에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고 끌어내려졌다. 머리를 다쳤던 이운남은 2012년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당선되었다는 소식에, 12월22일 살고 있던 아파트에서 투신하여 자살하였다.

2004년이후 조선소 비정규노동자들의 노조 만들기는 80년대 노조만들기처럼 힘들다. 노조를 만드는 순간 계약해지당해 회사에 발도 붙일 수 없는 노동자들, 같은 민주노총-금속노조 산하의 민주노조라는 정규직 노조들의 괄시와 적대, 그리고 은근한 회사와의 공범관계등. 조선소내 비정규노조 만들기를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고 파업을 시도하고 포기하고 또 시도하고. 그 결과가 바로 2022년 거통고조선하청지회의 대우조선 파업이었다. 그 파업은 단지 대우조선 파업이 아니었다. “이렇게 살수 없지 않습니까?”는 세상 사람들을 향하기 전에 조선소 비정규 노동자들을 향해 각성을 촉구하는, “깨어나자”고 외친 선동문이었다.

그들이, 울산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거제의 거통고조선하청지회, 그리고 올초 투쟁했던 영암 삼호중공업(광전지부 소속) 조선3지회가 함께 이날 투쟁결의대회를 연 것이다. 그 의미가 가장 크다. 각자의 자본들에 맞선 투쟁을 기억하고, 죽은 자들을 기억하고, 앞으로 함께 할 공동투쟁, 공동파업을 생각하며 한 자리에 모였을 것이라고 믿겠다.

그런 연대의 마음으로 당일 결의대회후 함께 모인 자리의 식대비 90여만원을 지원하였다.

앞으로 건투를!
조선소 ‘민주’노조운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손으로!

2023. 8.21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 권영숙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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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파업연대기금 받는 말

폭염 시기 휴게시간 보장을 요구하는 8월 1일 쿠팡노동자 하루 파업.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파업 기금인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을 받을 자격이 생겼기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비조합원인 현장 노동자들에게 ‘파업’이라는 단어를 통해 노동조합의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실제로 조합원, 비조합원이 함께 동참하는 출근 거부 운동을 현장에서 실현했기 때문입니다.

너무 빠르게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벤치마킹하고 있는 아마존이 그러하기 때문일까요? 쿠팡이라는 기업, 구체적으로는 쿠팡 물류센터 현장은 그야말로 ‘노동 문제’ 백화점입니다. 냉난방장치 없어 여름에는 찜통, 겨울에는 영하 10도. 그와중에 휴게시간 없음. 고용의 절반이 일용직, 나머지 역시 12개월 계약직이라 재계약에 목매며 회사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구조. 휴대폰 반입 금지 등 각종 인권침해와 직장 내 괴롭힘. 최저임금에 장시간 야간노동. 은폐되고 있음에도 국내 10위 안에 드는 산재 인정수. 과로사와 각종 산재 사망. 이런 현장에서 3만~4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한때 국내 시가총액 2위, 고용규모 3위를 기록한 쿠팡의 적나라한 현실입니다.

2021년 6월 6일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이후 현장에서 꽤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워낙 열악한 현장이었기에 여전히 부족합니다. 성과를 보고 느끼며 더 많은 쿠팡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곳 쿠팡 물류센터는 ‘계속 일하면서 바꾸고 싶은 현장’이기보다는 ‘최대한 빨리 떠나고 싶은 현장’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의 쿠팡 잠실 본사 농성 투쟁, 그리고 올해의 8.1 하루 파업과 휴게시간 지키는 준법 투쟁, 그리고 8.14 하루 쿠팡 불매. 모두 ‘떠나고 싶은 현장’의 노동자들의 가슴에 ‘하루를 일해도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라는 따뜻한 희망의 불을 지피기 위한 부싯돌 작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꺼이 장작을 내어주신 사회적파업연대기금에 감사의 말 드립니다.

2023년 8월 11일(금)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지회장 정성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