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2025년 5월10일 23회 사파포럼을 ““2017년과 2025년- 탄핵과 대선과 노동자 고공농성”이라는 제하에 열었습니다. 장소는 건치 회의실(서울 한강대로 373-1 4층)이었습니다.
사파포럼은 작년부터 투쟁의 역사로부터 배우고, 현장의 경험에 대한 주체적인 평가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기조하에 진행했고, 이번에 2017년 노동자 고공단식농성투쟁을 2025년의 상황과 비교하여 토론하는 자리를 열었습니다. 2017년과 2025년은 닮은꼴입니다. 대통령 탄핵, 대선, 그리고 고공농성하는 노동자들. 과연 2017년과 2025년은 다른가요? 달라질까요? 그런데 왜 2017년의 고공농성자는 2025년 다시 고공에 올라야 했을까요? 지금 2017년이 2025년에게 묻고 있습니다. 대선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중은 없다”를 되새기며, 이 질문부터 함께 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기조 발제를 맡은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는 2017년과 2025년 탄핵이 가진 본질적인 동일성이 어떻게 노동자투쟁과 운동을 제한하고, 그를 뛰어넘는 시각과 실천은 어떻게 이뤄졌거나 이뤄지지 못하는가라는 관점에서, 주로 2017년 노동자고공농성의 26일간의 투쟁기록을 자세히 살피면서 그 속에서 쟁점을 추출하여 제기하였습니다. 특히 권대표는 2017년 4월14일 고공농성 1일부터 5월10일 고공농성 마지막 26일까지, 그리고 대선 D-day까지 거의 빠지지 않고 자신이 페이스북에 쓴 매일의 기록을 연혁이자 증거로 삼아서, 투쟁전과정에 대한 쟁점화를 꾀하는 독특한 발제를 하였습니다.
권대표는 2017년 투쟁이 분명히 사업장, 업종과 산별, 정규직 비정규직의 차이를 넘는 ‘하나의 노동자대오’로서 뭉쳤다는 의미를 가졌다는 점, 그리고 이는 긴 시간동안 ‘공동투쟁’의 경험과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지원 관계등 축적된 선과정에 의해서 가능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분열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였다는 점이 한계였다고 지적합니다. 공투의 단위가 각 사업장노조였고, 개별노조들의 투쟁 쟁점과 특징, 그리고 뿌리깊은 당사자주의, 현장 우선주의등이 갈수록 원심력으로 작동했음을 지적했습니다. 외적으로는 민주노총이 노동의 사회적 의제화보다는 ‘촛불혁명’에 시민적 참여기조를 유지하고 노동단체들 역시 ‘민주주의 투쟁’ 중심으로 흐르면서, 촛불속에서 노동자 의제를 제대로 그리고 더욱 확산시키지 못하게 한 한계 속에서 노동자공투가 제기한 정당한 문제의식과 실천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고립되고 있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하나의 대오에서 나아가 하나의 노동전선을 쳤어야했다는 것입니다.
2017년 고공농성자 6인중 1인인 김경래 현 삼표지부장(당시 동양시멘트 수석부지회장)은 신생노조로서 공투에서 만난 이들이 바로 ‘투쟁의 선생님’이었고, 고공투쟁을 통해서 노동자는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던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습니다. 2017년의 고공농성자였고, 2025년 현재 세종호텔 앞 구조물에서 홀로 농성중인 고진수 노조지부장은 2017년 고공단식농성이 당시 국면에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로 세상의 변화를 요구하는 의미를 가졌고, 지금 2025년은 다른 조건이지만 대선국면에서 노동의제를 내세우고 실천하는데 3개 노조의 고공농성이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미 한국옵티칼 불탄 공장에서 농성중인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소현숙 농성자가내려간 이후 홀로 외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3개 노조 고공농성자들의 온라인 방 등에서 서로 위로를 주고받고, 투쟁의 방법을 서로 상의하며 공동투쟁을 만들어가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그리고 단지 “버티는 것이 아니라 이겨서 일터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고공농성에서 현장 사수대의 지지와 엄호도 매우 중요한데, 이김춘택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은, 거제 현장과 서울 고공이 분리돼있지만, 말벌들의 연대 속에서 한화 본사앞 농성이 가지는 의미, 그리고 대선국면에서 3사 연대투쟁의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2017년 6명의 고공단식농성은 ‘노동자공투’라는 공동투쟁체를 만들어 가능했고, 2025년 고공투쟁은 단위사업장 3개 노조의 연대투쟁입니다. 2017년 투쟁은 탄핵과 대선 국면에서 단지 단위 사업장의 쟁점뿐 아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법 전면제개정을 내건 정치적 투쟁이었고, 대선투쟁이었습니다. 반면 2025년 투쟁은 각 단위 사업장 노조들이 다른 쟁점과 구호를 걸고 있지만, 탄핵 대선국면에 고공농성이라는 힘든 투쟁을 선택한 공통점으로 하나로 되어가는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7년과 2025년 고공농성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선 및 정권교체로 노동자투쟁의 요구가 달성될 수 없다는 것(오히려 가릴 수도 있다는 점), 따라서 노동자들은 독자적인 계급적인 요구를 담아 싸워야하며 승리를 위해서는 조직된 노동자의 계급적으로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는 것, 마지막으로 노동자들의 사회적 투쟁에 대한 사회적 연대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탄핵국면이든 대선이든 정치적 공간을 열고 계급적인 요구를 담아내는 것은 주체적인 투쟁을 통해서입니다. 과연 지금 2025년은 어떻습니까?
2025. 5.13
사회적파업연대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