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보지 않은 시선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접근한 교육
현장에서 배우고 실천하는 학교로 나아가길“
– 5기학교 수강자 이용석 (현대제철 비정규지회 정책부장)
집단적 토론과 다양한 해석과 견해의 교육이 점차 없어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교육과 토론의 장을 제공해 준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민주주의와노동학교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우선 드리며 소감을 전하려 합니다.
강사인 권영숙교수의 치열한 고민의식과 문제제기에 대해서 대체로 공감하였기에 더욱더 치열하고 고민하며 교육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대체적으로 그는 사람들이 보지 않은 시선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접근하여 저 또한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고민의식이 생겼습니다. 민주노조와 비정규직투쟁을 주된 내용으로 삼고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교육이 더욱더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하였으면 좋겟다라는 바람입니다. 다만, 교육의 내용과 방식은 쉽게 접근하거나 지속성을 가지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총의 투쟁은 항상 보던 동지, 함께 하던 동지뿐이고, 새로운 간부나 동지가 발굴되지 않고 있다라는 문제의식을 민주주의와노동학교 교육을 통해 함께 고민하였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노동학교가 일부 활동가들을 위한 교육학교라고 생각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런 교육 방식으로는 조합원 대중의 학교가 되려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며 현장 속으로도 파고들 수 없을것이라 판단합니다. 함께 배우고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교육의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와 노동학교가 현장에서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학교로 성장하길,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학교 참석과 1박2일 캠프를 통해서 많은 동지들과 의견 공유와 토론하는 과정은 저부터 반성하고 되돌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민주노총, 민주노조가 과연 일부만의 문제인가? 나도 지금 이 상황에 만족하고 물들어져 있지 않았나라는 성찰과 반성을 하였습니다. 이 계기를 통해 저부터 혁신하고 실천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교육받았던 동지들을 통해 뜨거운 동지애와 힘 받아갑니다.
“실낱같은 희망: 비정규직 철폐 자본주의 철폐를 상상해본다“
– 5기학교 수강자 조부덕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연대자, 치과의사)
진한 갈색 벼 낱알들이 샛노란 논바닥에 물결을 일으키는 바람같다. 몇일 전 산등성이를 넘는 구름마냥 낮으막이 머물러 있다. 그 바람이, 그 구름이 오늘 빗방울로 부서지기까지 몇일 나는 맘을 잡지 못하고 있다. 세상이 매우 분주해진듯, 아니 그 세상 경계를 너머 나 홀로 분주해진 느낌이다.
소설가 한강은 지금 대한민국에 넘쳐나는 무분별한 낙관이 아니라 많은 영역에서 부서진 인간들이 갖게 되는 실날 같은 희망을 보았을 것이다. 그녀가 그녀 자신에게서 찿거나 묻거나해서 죽음에게, 그녀의 책에게 전한 것은 따스한 사랑이라고 불리우겠지만 결국 냉철한 이성이었을 것만 같다. 나는 언어나 기록이 그러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적 파업을 지원하고 사회적 동맹으로 실천한다는 것은 한강의 글쓰기만큼 힘든 일일 것이다. 그것은 개인의 품성이 아니라 사회를 바라보는 냉철한 이성,즉 무분별한 낙관이나 믿음, 희망을 버리는 시간만큼 주어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혼자 힘으로 연약하거나 게으른 인간 ‘자신‘을 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과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가 공동주관하는 5기 민주주의와노동학교와 민주주의와노동캠프가 얼마전에 8월과 9월에 걸쳐 있었다. 비정규직노동운동 당사자들과 학교 강사로 나선 사회학자 권영숙의 글을 오랫동안 지켜본 개인들이 참가하였다.
민주주의와 노동 혹은 휴머니즘과 기후정의등의 문제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는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의 계급의식와 자본주의 철폐, 즉 혁명이며 좌파는 더이상 없거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권대표는 그 모두는 개인의 의지가 없을 뿐이라한다. 계급, 자본주의,혁명의 의지가 없으면서 노동운동이니 진보니 영성이니 주장하는 이들은 그들 ‘자신’이 그럴 생각이 없을 뿐이라한다.
그에 따르면 현재 세계 노동자의 시민권은, 노동계급의 권리는 유보되고 박탈되고 해체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의 근로기준법이 그러하다. 남성,대기업,정규직의 민주노조가, 민주노총이 1987년 출현한 이후 몇년도 되지 않아, 이 노동의 변화 흐름에 암묵적으로 혹은 행동으로 동조하거나 앞장섰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공기업, 공무원부터 최단기에 성공적으로 비정규직이 절반이상으로 자리잡은 국가가 대한민국이다. 노동자의 계급의식을 포기하고 노동권을 인권인 것으로 분별하지 못하였고, 그런 가운데 등장한 근로자파견법이니 손배소제한 판결은 노동자 직접고용, 노조의 파업권을 규정한 헌법을 결과적으로 무력화 시켰다. 그런데도 손배소 금지가 아닌 제한조항으로 노조법을 개정한다면서 노조운동의 모든 명운을 걸고있는 것이 우리의 현재이다.
이는 정치적 민주주의를 형식적으로 진전시킨 586세대와 민주화 운동세력이 곳곳에서 이루어낸 잘못된 결과이다. 노조운동이 노동자의 정치적 진출과 노동계급의 정치화도 구분하지 못한 행위의 결과이다. 냉철한 이성을 지닌 인간 활동을 하였거나 할 수 있다면 개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정규직 철폐,자본주의 철폐. 이 그림을 지우지 말아야한다. 그 그림 밑으로 사회적 총파업을 구상해야한다는 것이 권영숙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 소장의 품은 뜻인 듯하다.
나는 자본과 국가 ,그리고 정치적 민주주의라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요, 보존하고자 하는 것이요, 개인은 모두 점유한 권력의 그 어느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가와 정의를 윤석렬이 퇴진하거나 김건희가 자숙하는 것으로 매듭짖고 마무리하여 주어지는 우리의 일상은 결국 주어진 것들에게 복종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권영숙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 소장의 말대로 노동운동은 1. 자본 2.국가 /정치적 민주주의에 맞서는 것이다. 냉철한 이성이란 그런 것이리라. 주어진대로 사는 것과 다른 것을 스스로 찾아나서는 글쓰기 같은 것이다. 캠프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민주노총의 혁신, 자신의 일상의 실천를 다짐해본다. 함께 비정규직 철폐 자본주의 철폐를 상상해본다. 이는 이제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권영숙강사의 87년이후 노동운동,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냉철한 비판이 아니면 불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