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모니터에 부착되는 편광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로 일본 니토덴코(Nitto Denko Corporation)가 100%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2003년에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고, 50년간 공장부지 무상임대, 법인세·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작년 10월 화재로 공장동이 전소됐고, 회사는 곧바로 청산을 결정하고 공장을 떠났습니다. 1년동안 공장 재가동과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공장을 지킨 건 우리 조합원들이었습니다. 지난 8월 3일부터 현재까지 자본과 공권력의 침탈에 맞서 공장사수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도 구미공장에는 소중한 조합원들과 지역의 연대 동지들이 공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회사는 8월 4일 ‘공장에서 나가라. 나가지 않으면 손배가압류를 하겠다’고 통보해왔습니다. 회사는 결국 조합원 9명에게 4억의 손배가압류를 청구했습니다. 손배가압류가 이렇게 쉬운 줄은 몰랐습니다. 12명의 노동자가 고용을 요구하며 공장을 지킨게 생존권까지 위협당할 일입니까? 사는 전셋집과 아파트까지 가압류를 해 가족까지 지옥같은 고통으로 내몰려야 될 일입니까? 아직 공장철거계획이 승인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자본은 철거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소장을 보냈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승인되지도 않은 철거계획을 빙자해 가압류까지 건 것을 받아 준 재판부입니다.

법이 이렇게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무기가 될 줄 몰랐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자본은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악의적으로 손배가압류를 남발했습니다.

그 결과 숱한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렸습니다. 그런데도 법과 재판부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저 악법을 없앨 수 있습니까?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들이 피눈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손배가압류 때문에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더 이상 생겨서는 안됩니다. 죽음의 행렬을 멈추어야 합니다.

니토는 18년간 한국옵티칼에서 총매출액의 82%에 해당하는 6조 3천억을 챙기고 공장을 폐업했습니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한 공장에서 6조3천억이 넘는 돈을 챙겨 하루아침에 도망치는 니토자본의 재산부터 압류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래야 그 온갖 특혜만 누리다 단물만 빼먹고 폐업하는 외투자본의 먹튀행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는 정권이 노동자의 요구에 거부권을 꺼내든다면 그 정권은 온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선택해야 했습니다. 자본의 협박에 굴복해 공장을 나갈 건지, 고용과 존엄을 지키기 투쟁에 전부를 걸고 싸울 건지. 우리 발로 공장을 나갈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단호히 먹튀 자본의 책임을 묻고 함께 사는 길을 택했습니다. 투쟁은 시작부터 전면전이었습니다. 8월 7일 철거업체를 동원한 자본의 공장침탈이 자행되고, 이후 총 12번의 침탈을 시도했습니다. 고용을 해결할 의지가 없는 한 그 누구라도 공장에 발을 들일 수 없습니다.

9월 8일 사측에서 단수 조치를 강행했습니다. 같은 날 단전도 시도했습니다. 엄연히 정당하게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공간에 내려진 단수,단전 조치는 업무방해이며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비인권적 처사입니다. 사측의 단수 조치 이후 노동자들은 외부에서 물을 급하게 들여와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장실 이용에도 제한이 따르고 있습니다. 단수조치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긴급구제는 두 번의 조사를 거쳤으나 구제받지 못했습니다. 인권위가 제 역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더 인권이 짓밟혀야 합니까? 회사로부터 빼앗긴 인권을 지키고자 인권위원회에 호소했으나 인권위조차 우리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사측은 단전 시도 중이며 한전에서는 밀린 전기세 300만원가량 되는 요금을 내지 않으면 단전은 불가피하다 합니다.

우리는 많은 노동자들이 이 투쟁의 길을 담담하게 때로 격렬하게 걸어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이 지금 우리에게 닥쳤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고 싶습니다. 먹튀 자본에 책임을 묻는 투쟁에서 승리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결코 공장을 내주지 않을 것입니다. 매일매일 전쟁 같은 침탈이 진행되더라도 기필코 공장을 지켜낼 것입니다. 자본의 먹튀행각은 반사회적이며, 반인권적 노동자 죽이기입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기금지원은 앞으로도 치열하게 이어나갈 우리의 투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자본의 잘못을 바로 잡고 일자리를 되찾을 때 까지 끈질기게 싸울 것입니다.이 싸움에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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