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연대자 최웅식님의 글을 올립니다.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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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저주하노라

최웅식

혁명가는 자본주의의 패잔병이 되어버렸다
체 게바라가 찍힌 티셔츠만 입고 혁명을 소비해버리고
나에게 동지라고 부르는 사람을 외면해버리고
누가 죽으면 이름도 모른 채 고인의 명복만 빈다
나를 저주하노라

코로나 지원금이 카드사에 충전되었다
여파가 없는 우리들은 고기파티를 열고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의 동선만 파악한다
나만 걸리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나를 저주하노라

마네킹의 옷을 털다가 콜록거리는 영세 사업자의 월세는
손님이 없어도 똑같고
방과 후 선생님의 수입은 비정규직이라서 0
로켓처럼 집으로 날아가는 쿠팡맨은
집처럼 큰 배달에 박혀 짐칸에서 쓰러져죽고
이주 노동자들의 국적은 한국이 아니라서
마스크도, 재난기금도 산소처럼 공급받지 못하고

무너지는 자들을 받쳐보겠다는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에 국가에서 받은 돈의 일부를 보냈지만
재난 상황에 가장 먼저 그들을 패대기치는
자본주의와의 싸움에 패배한 나,를
저주하노라

손가락에 그 첫 번째 꽃이
피어난다, 그 때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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