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파업연대기금에서 코로나19의 사회적 재난속에서 더욱 변방에 몰린 노동 약자들을 지원 연대하는 ‘코로나19노동재난연대기금’ 조성에 나섰다. 코로나19노동재난연대기금의 제안 취지를 소개하고, 이어 기금 제안에 동참하고 나선 각계 각층 다양한 참가자들이 각자의 위치와 시선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노동재난연대기금에 대한 생각들을 연대의 글이어쓰기로 연속 게재하기로 한다.
(연대의 글 이어쓰기는 프레시안에 연속 게재되었습니다. 프레시안 기사 보러가기)

나를 저주하노라

소설가 최웅식

혁명가는 자본주의의 패잔병이 되어버렸다
체 게바라가 찍힌 티셔츠만 입고 혁명을 소비해버리고
나에게 동지라고 부르는 사람을 외면해버리고
누가 죽으면 이름도 모른 채 고인의 명복만 빈다
나를 저주하노라

코로나 지원금이 카드사에 충전되었다
여파가 없는 우리들은 고기 파티를 열고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의 동선만 파악한다
나만 걸리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나를 저주하노라

마네킹의 옷을 털다가 콜록거리는 영세 사업자의 월세는
손님이 없어도 똑같고
방과 후 선생님의 수입은 비정규직이라서 0원
로켓처럼 집으로 날아가는 쿠팡맨은
집처럼 큰 배달에 박혀 짐칸에서 쓰러져 죽고
이주 노동자들의 국적은 한국이 아니라서
마스크도, 재난기금도 산소처럼 공급받지 못하고

무너지는 자들을 받쳐보겠다는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에 국가에서 받은 돈의 일부를 보냈지만
재난 상황에 가장 먼저 그들을 패대기치는
자본주의와의 싸움에 패배한 나,를
저주하노라

손가락에 그 첫 번째 꽃이
피어난다, 그때

2020.05.25

* 코로나19 재난의 불평등에 맞서는 사회적연대! 코로나19노동재난연대기금 참여방법
1. 링크 신청: https://vo.la/0TZ0
2. 직접 이체: 국민은행 012501-04-230247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주관: 사회적파업연대기금 (sapafun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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