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전태일 55주기 기일을 맞아 열리는 전국노동자대회의 ‘전야제’에 11월 7일과 8일 새벽까지 함께 했다.
올해 전태일 55주기다. 1970년 11월13일 전태일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분신했고, 전태일이 남긴 ‘정신’이 무엇인지는, 시대마다 달라진다. 지금 이 시대에 전태일이 누구인가는 너무도 분명하다. 수없는 전태일들이 있다. 하지만 전태일의 정신을 지금 이 시대에 무엇으로 세우고 실천으로 담을 것인가는 명확하지 않다. 충분하지도 않다. 그것은 목적의식적인 실천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전태일 55주기 기일을 맞아 열리는 전국노동자대회의 ‘전야제’에 11월 7일과 8일 새벽까지 함께 했다. 올해도 역시 비정규직 이제그만이 마련한 전야제이다. 이전의 전야제는 민주노총이 개최했다. 높은 연단과 이른바 시민사회단체의 명망가들의 발언들이 이어졌던 본대회와 달리, 전야제는 더 가깝고 더 깊숙하고, 더 현장성있는 가두 집회와 술자리로 채워졌다. 어떤 이들은 본대화보다 전야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본대회도 언제나 이렇지는 않았다. 투쟁으로 사수하고, 최루탄이 자욱한 가운데, 수많은 희생과 전투를 통해서 첫 전국노동자대회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 전국노동자대회의 기원을 충분히 알고 있거나, 아니 ‘이해’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으랴.
그러는 가운데 본대회는 더욱 형식화되고, 규모를 향한 경주 같아졌다. 연단도 높아졌다. 방송차과 음악하는 차들이 등장했다. ‘즐거운 집회’를 해야한다는 강박도 생겼다. 정파따라 집행부가 바뀐다고 해서 전국노동자대회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공허한 구호들, 책임지지 못하는 실천들, 단 하루동안 ‘계급’이라는 단어가 꽤나 많이 운위되는 날, 그리고 그 날 나름 뜨겁게 가슴을 덥힌 듯 자위하고, 뿔뿛이 흩어지고 나면 민주노총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남는다.
전야제는 어느덧 민주노총의 프로그램이 아니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올해도 열린 전야제다. 전국노동자대회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그래도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나서는 자리라는 점이다. 올해 전야제는 세종호텔 노조 고진수지부장의 고공 농성장까지 행진했다. “근로기준법이 버린 노동자들의 집회”. 하지만 민주노총의 본대회 제목도 “모든 노동자들의 민주노총”이다. 두 집회의 제목은 다른 듯 같기도 하다.
권영숙 대표의 논지에 따르면, 언제 근로기준법이 노동자들을 품었던 적이 있던가! 이 말이다. 근로기준법은 그 이름도 버젓이 근로의 ‘기준’을 정하는 법인데, 11조에 “적용범위”에 관한 조항을 설정하고 있다. 바로 “상시 5명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하며 “상시 4명이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은 “일부 규정을 적용”한다는 예외를 둔 것이다. 노동하는 기준이 기업규모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되고 예외를 만들 수 있도록 만든 악법이 근로기준법이다.
근기법의 적용범위 조항은 이 법이 만들어진 이후 의연하게 자리잡고 있다. 민주화이행도 이 조항을 바꾸지 못했다. 민주노총도 이 법을 바꾸지 못했다. 아니 한참동안 민주노총은 근로기준법의 이 조항을 문제삼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전태일이 노동하던 청계천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경우도 상당한 사업장들을 제외시킬 근로기준법이기도 하다. 그러니 “근로기준법을 지켜라!”와 “근로기준법을 불사르라!”는 하나의 맥락이다. 지켜라라고 외치면서 화형식을 해야하는 근로기준법.
현행 근로기준법은 전면 개정되어야한다!
그리고 정리해고와 파견법등은 전면 철폐되어야한다!
전야제 시작하기전 세종호텔 앞에서 경찰과 잠시 심한 충돌이 있었다. 호텔 벽에 스티커 붙이겠다고 나서자 경찰이 막아서면서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래도 맨몸으로, 몸 사리지 않고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뛰쳐 나가서 경찰과 맞대응하면서, 밀리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 그들을 기억한다. 이제 문화제 하자고 대오를 모으는 방송차 소리와 함께 대오는 맞은편에서 문화제를 시작했다. 조금 유감이었다. 전태일 55주기의 의미, 이 가운데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좀더 거침없는 성토와 목소리가 나왔으면 좋았겠다. 근로기준법에 대한 판단도 좀더 날카롭게 제기되었으면 좋았겠다.
긴 하룻밤이었다. 문화제가 끝난후 남산 안기부 자리 아래 터널에 1인 텐트들이 깔렸다. 사람들은 텐트로도 들어가 취침을 시작했지만, 일부는 명동 바닥을 휩쓸며 술잔을 기울였다. 취침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멀찍이 떨어져서 거리에 주저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긴 대화를 시작했다. 어찌 보면, 이전에 전야제의 모습이 이랬었다. 어느 해 전야제때는 민주노총이 대규모 텐트를 쳐두고도, 조합원들에게 여관비를 지불하여 뜨끈한 여관방에서 재워서 문제가 되고 언론에 보도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맨몸으로 함께 부딪히는 자리가 얼마만인가. 20대청년 연대자들과 조합원들이 섞인 자리. 권영숙 대표가 새벽까지 자리를 함께 했다. 덧붙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호텔앞에서 보초 선 경찰들에게 커피 믹스 4잔을 타서 대접했다는 후문이다. 오늘 ‘민중의 지팡이’ 당신들도 고생했으니까. 다음에 일 벌일 때는 태업이라도 하길 바란다. 그리고 고진수 지부장의 선동처럼, 당신들을 기다리는 노동조건도 이럴 것이다. 그러니!
포함한 비디오 동영상은 세종호텔 앞 몸싸움이 끝난후 대오를 정비하던 20분동안 경찰과 지나가는 시민들을 상대로 고진수 지부장이 피를 토하듯이 했던 선동 발언이다. 고진수 지부장의 전국노동자대회 발언전문과 함께 꼭 체크해보길 권한다.
2025.11.10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고진수 세종호텔 지부장 전국노동자대회 발언문
(2025. 11.8)
안녕하십니까!
오늘로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지 만 4년이 되었습니다.
정리해고 철회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269일째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종호텔지부장 고진수입니다.
투쟁!
세종호텔은 복수노조 사업장입니다.
10년전만 해도 정규직수가 200명이 넘었습니다.
어용노조가 다수가 되고 상시적인 구조조정으로 정규직을 줄이고 부서를 하나씩 외주화 했고 비정규직이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를 핑계로 수차례 구조조정을 더 진행하고 8년만에 다수노조가 되어 교섭을 진행하던 민주노조 조합원 12명을 끝내 정리해고까지 했습니다.
지금 세종호텔은 정규직 20명에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0여명 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핑계로 정리해고 한 후 이듬해부터 관광수요가 해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작년부터는 객실 판매만으로 역대급 수익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관광수요가 늘어날것임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고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까지 지원하며 고용을 유지해달라고 했는데 노동위원회와 사법부는 자본의 편만 들었습니다.
불법파견에 대한 판결은 10년씩 끌면서 정리해고 판결은 전광석화로 끝을 냅니다.
정리해고는 비정규직으로 이어지고 이제 비정규직에도 다양한 형태의 등급으로 또 구분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수도권 호텔들은 최고급 특급호텔을 일부 제외하면 대부분 구조조정으로 그나마 남아있는 정규직을 내보냈고 그들의 80% 가까이는 동종업계 비정규직으로 재취업을 했습니다.
10년전 250명이 정규직으로 일하던 세종호텔이 이제 정규직 20명에 하청비정규직 40여명이 일하고 호텔업무에 중요 노동인 객실청소업무는 하청업체에도 소속되지 않은 일용직으로 다수의 이주노동자들이 착취를 당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당기더라도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하는 윤석열과 한동훈이 성장주도로 주가 5.000을 외치며 노동의 불평등은 단계적으로 천천히를 말하는 이재명정부와 노동자들에게 과연 얼마나 다릅니까!
55년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법전과 자신을 불태웠던 전태일열사를 뜻을 기념하는 오늘
새 시대를 어떻게 주도할 것인지를 묻는다면
마음껏 착취할 수 있는 자유를 자본가들로 부터 빼앗고
문서로만 남아있는 근로기준법과 천만노동자들에게 적용되지 않는 노동3권을 되찾는 투쟁을 민주노총이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불법적인 계엄에 맞서 투쟁하고 민주주의를 되찾는데 앞장선 노동자민중들이 빼앗긴 노동권을 전면 적용시키라고 당당하고 강력하게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할 때 진정으로 모든 노동자들의 민주노총의 구호는 완성될 수 있습니다.
죽음의 현장을 멈추게 하기 위해 또다른 죽음을 각오한 단식투쟁으로 맞서는 노동자들이 있다. 인천공항 여객 제1터미널에서 인천공항지역지부 지도부 단식농성이 14일째(11/9일기준) 이어지고 있다.
용역하청업체의 또 다른 이름 자회사
2020년 노사전문가 협의회를 거쳐 공항공사, 정규직 노조와 직접고용 논의가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최소인원의 소방대 인원만이 정규직 전환이 되고 보안업무를 맡고 있는 노동자들도 직접고용 대상이었음에도 자회사 인력으로 전환되었다. (자회사 전환후에는 4조2교대 시행하고 임금처우는 직접고용보다 낮추지 않게 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었다)
자회사 전환이후 직제 개편에 대한 논의 자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자, 노조는 2022년도에 파업에 돌입했다. 이때 노조는 3개 자회사와 ‘직원 처우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했다. 제2터미널 확장공사를 끝내고 오픈하는 시점에 교대개편을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올해초 1월 제2터미널을 오픈했음에도 불구하고 교대개편은 시행되지 않았다. 모회사 공항공사는 자회사의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공식입장만 표명한 채 방관하고 있고 자회사는 모회사와의 계약관계에서 임의대로 교대개편하면 계약위반 사유라서 진행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공항공사와 자회사는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벌써 3년간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공항공사의 구조적 방치속에 자회사 노동자들의 죽음, 위험의 외주화
노조측 설명에 의하면 인천공항 3개 자회사 노동자는 약 1만명 정도된다(이중 인천지역지부 조합원은 3천800여명 정도)
4조2교대제 시행에 대한 합의이행을 수년간 미루고 회피한 사이, 공항은 죽음의 일터로 변했다. 올해 야간근무를 하면서 조합원을 포함해 인천공항에서만 6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2001년 인천공항이 개장되고 25년동안 3조2교대(주주야야비비) 근무제가 유지되면서, 저녘 6시 야간 출근을 하고 다음날 아침 9시 퇴근을 하면 보통 한두시간 길어야 3시간 자고 다시 출근해아 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주야 2교대제도 못되는 최악의 근무형태가 반복되면서 뇌출혈, 고지혈증, 고혈압등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교대제 개편이 가장 절실한 상황이다. 얼마전 추락사로 사망한 20대 조합원의 경우 그 전날에도 교대제 개편 요구를 이야기했다고 노조측은 전한다. 지금까지 사망한 6명의 노동자를 제외하고 올해에만 벌써 뇌출혈로 세 명의 노동자가 쓰러졌다.
신입사원이 들어와도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에 지쳐 퇴사하기 일쑤이다. 한 명의 노동자가 퇴사하면 두 달에서 네 달 걸리는 새 채용 절차 기간동안 그 빠진 자리를 남아 있는 노동자들이 추가로 근무해야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산재는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조건에서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은 악으로 버티고 있다.
‘더 이상 우리의 동료를 떠나 보낼수 없다!’
이렇게 누적된 야간 근무로 인해 환자가 계속 늘고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인천공항공사는 인력감축하려는 계획만 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노조는 ‘더 이상 우리의 동료를 더 이상 떠나 보낼수 없다’고 투쟁을 선언했다.
지난 9월 19일 경고 파업을 하고 10월 1일부터 12일까지 12일간의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그이후 10월 13일부터는 간부파업과 2주 동안 집중 교섭 기간을 가졌음에도 전혀 사측의 태도는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집행부 결의를 통해서 세 명의 지도부가 지난 10월 27일부터 몸숨을 건 단식에 들어간 상황이다. 단식기간이 길어지면서 정안석 지부장은 단식 10일차인 지난 5일 극심한 복통으로 병원 치료후 회복중이다. 현재 단식 농성장에는 여전히 두명의 노동자(박대성 보안통합지회장, 이자형 설비지회장)이 남아서 목숨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공항노동자들은 보안의 경우 100% 필수유지업무로 묶여있는 상황이다. 공항공사는 업무방해로 고소고발과 퇴거명령서를 노동조합에 계속 보내고 있다.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이재명 정부하에서 고용노동청에 찾아가 현장 직접방문을 요청하고 정부 공기업의 책임 회피문제를 전달하기도 했지만 정작 김영훈 노동부장관은 얼굴도 내밀지 않고 있다.이렇게 필요 인력 충원없이 3조 2교대제가 계속된다면,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연속 야간 노동을 없애고 지난 20년도에 합의된 4조 2교대 시행으로 죽음의 교대제를 멈추자는 것이 노동조합의 최소한의 요구조건이다.
“4조2교대 합의사항 이행하라”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인천공항, 이재명 정부가 해결하라!”
정부와 공항공사/자회사에 압박을 가하고 공항노동자들이 투쟁에 지치지 않도록 힘을 불어 넣어줄 연대와 응원이 절실할 때다. 공항 가는 길이 멀어도 연대는 가깝게!
단식농성장의 위치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3층 7번 게이트 근처다.

<사진 설명: 2025년 11월1일 단식 6일차 단식농성장>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10월16일 대통령 집무실앞에서 지난 7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세종호텔지부/한국옵티칼지회의 점심 선전전을 맡아 12시부터 오후1시까지 연대 피켓팅을 진행했다.
10월14일 국회 교육위는 증인으로 채택한 세종호텔과 대양학원의 실소유주인 주명건 명예이사장의 증언을 청취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주명건은 척추 치료를 핑계로 미국으로 출국한 채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10월 16일 대통령실 앞에서 점심선전전이 진행되는 동시간대에 세종호텔지부와 공대위는 세종대학교 앞에서 “고공 두고 도망가지 마라”는 제목으로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세종호텔 바지사장 오세인은 지난 4차 교섭(10월14일) 자리에서도 여전히 복직만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교섭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세종호텔앞 도로 철구조물 위에서 고진수 지부장은 248일째 홀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목요일은 세종호텔노조가 매주 문화제를 여는 날이다. 교섭장이 서울고용청으로 잡히면서 집회 장소도 옮겼으나, 이날 저녁 문화제는 오랜만에 고공농성장 근처 세종호텔 앞에서 열렸다. 사파기금은 이 집회에도 최정애 활동가가 참석하였다.
문화제의 장소, 방식등에 대한 고려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노조가 제시한 4차교섭 일정을 사측은 무시했다. 하지만 현재 세종호텔 노사교섭의 중재자로 나섰다는 국가기관인 서울고용청이 노조의 일정 제시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은 노골적으로 편파적이고 자본 편들기다
따라서 서울고용청의 책임을 묻는 집회도 필요하다. 서릿발같은 입장 표명도 필요하다. 결국 이는 노동부장관부터 서울고용청까지 겹겹이 대리인을 두고 숨어있는 이재명 대통령과 현 정부의 직접 책임을 묻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 복직없는 교섭은 기만이다!
– 세종호텔 자본은 즉각 복직안을 내놓아라!
– 주명건은 바지사장과 이름만 이사회 뒤에 숨어 있지 말고, 노조를 인정하라!
– 계급적 단결과 사회적 연대로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하자!
2025. 10.19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추석연휴기간 서울 낙성대 근처 비전향장기수들이 거주하고 있는 ‘만남의집’을 10월9일 오후 방문하였다. 이 집에는 박희성선생이 작년 작고하신 이후 세 분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 날 방문때는 ‘빨치산’ 출신 김영승 선생이 계셔서 함께 할 수 있었다.
[사파연대] 비전향장기수의 ‘만남의집’ 추석방문 251009 전문읽기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추석연휴기간 서울 낙성대 근처 비전향장기수들이 거주하고 있는 ‘만남의집’을 10월9일 오후 방문하였다. 이 집에는 박희성선생이 작년 작고하신 이후 세 분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 날 방문때는 ‘빨치산’ 출신 김영승 선생이 계셔서 함께 할 수 있었다.
만남의집은 2022년 사파기금의 83번째 기금지원 대상(고액기준)이었다. 그때 이후로 해마다 1-2회 명절 전 혹은 후에 방문하기로 결의하였다. 한 해도 빠진 적이 없다. 하지만 그동안 박희성선생이 돌아가셨다.
여기 계신 양원진(97세), 김영식(93세), 양희철(92세), 그리고 박희성(올해 살아계셨다면 92세) 선생들은 모두 남북의 분단과 한국전쟁기간 ‘반미 조국통일전쟁’에 북한 정규군으로 참여하거나 좌익 빨치산 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었다. 분단후 간첩으로 내려왔다가 생포되어 긴 감옥살이를 한 이도 있다. 남한 출신도 있다.
이들 모두를 ‘정치범’이 아닌 ‘사상범’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치범은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에게도 쓰는 용어이다. 그러나 사상범은 주로 반공 국가보안법 관련 조직사건이나 이들처럼 남한정부에 생포되어 수형생활을 했던 ‘비전향 장기수’를 말한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은 ‘이념이나 ‘사상’의 수준과 꼭 맞닿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다른 말로는, 민주화운동은 정치 이행은 목표로 했지만, 사회혁명은 아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1987년 민주화이행이후에 박정희정권하에서 극심했던 비전향장기수들에 대한 소위 ‘사상전향공작’이 폭로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가석방이 이뤄져 어떤 이들은 수십년만에 ‘남한’ 사회를 보기도 하고, 산에서 내려와 세상에 처음 나온 이들도 있었다. 이후 이들이 ‘신념’으로 택한 체제를 선택할 자유를 주기 위해서 북한으로의 ‘송환’ 운동이 벌어졌다. 1990년대 초 일이다. 당시 한겨레신문에 있던 권영숙 대표는 이때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한겨레신문사는 첫 송환대상자 이인모 선생의 첫 송환을 함께 의도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취재 보도하였다.
1998년 만남의 집에 거주하고 있는 남한출신 양희철 선생을 마지막으로 비전향장기수들은 모두 세상 밖으로, 즉 남한사회로 나왔다. 하지만 북한 송환(북송)은 달랐다. 2000년 1차 63명이 송환되었다. 일부는 남한에서 여전히 전사로 투쟁하겠다고 남았다. 일부는 한국 정부가 북송을 승인하지 않았다. 그렇게 남은 이들이 이제 모두 90대의 고령이 되어 줄줄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고 박희성 선생처럼 말이다. 2024년 9월29일 사파기금의 추석방문때 만남의집 마당에서 함께 사진을 찍으셨던 박희성선생은 한달도 안된 10월 27일 돌아가셨다. 권대표가 추도식에 참여하였다.
그리고 지금 또한분의 비전향장기수 출신 안학섭 선생이 암으로 투병중이다. 생명을 붙잡고 있는 그는 남한 이재명 정부에게 죽기전 ‘북송’을 요청하고 있다. 그는 강화도 출신이다. 이재명 정부는 북한 송환을 허락할 것처럼 움직였지만 불발되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 미국의 몽니, 그리고 남한과 북한의 미묘한 정세가 한 인물이 자신이 선택한 곳에서 죽고 싶다는 소원마저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외국영화에서나 볼 이야기로 여기는 일이 이 사회의 일이다. 관심을 촉구한다.
다음 만날 때까지 부디,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선생님 한 분이 말씀하길, “내 몸이 무기이고, 내가 살아있는 것이 투쟁”이라고 하셨죠.
(권영숙 대표 씀)
2025. 10.14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긴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10월1일 세종호텔노조와 사측의 3차 교섭이 열린 서울고용노동청 앞 결의대회에 권영숙 대표와 운영진이 연대 참석하였다. 긴 집회였다. 오후에 시작한 교섭이 파행에 이르고, 교섭단은 교섭장에서 농성을, 연대자들은 야간 집회를 이어가다 거리 노숙후 다음날 아침 집회를 끝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긴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10월1일 세종호텔노조와 사측의 3차 교섭이 열린 서울고용노동청 앞 결의대회에 권영숙 대표와 운영진이 연대 참석하였다. 긴 집회였다. 오후에 시작한 교섭이 파행에 이르고, 교섭단은 교섭장에서 농성을, 연대자들은 야간 집회를 이어가다 거리 노숙후 다음날 아침 집회를 끝냈다.
“추석전에 고진수 세종호텔 지부장을 내리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노사가 만난 1차 교섭 자리에서 오세인 대표이사는 이는 교섭이 아니라 ‘대화’라고 주장했다. 2차 교섭에서 사측은 ‘복직 아닌 다른 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노조측과 공대위는 ‘복직외에 다른 안은 없다’는 기본 원칙하에 복직안을 내놔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이날 3차 교섭이 열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추석전 고공 농성 200일 훌쩍 넘어선 고진수 지부장을 땅으로 내리자는 주장은 허공에 사라졌다.
그래서 3차 교섭이 더욱 중요했다. ‘복직외에 다른 안은 내놓지 못하게’ 철저히 봉쇄하면서, ‘복직없이 이 투쟁은 절대 정리하지 못한다’는 결의를 목소리와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것이 교섭장에 나온 사측에 전달되고, 고용노동청이라는 대리인에게 전달되어야 했다. 그것은 결국 오세인 대표이사의 뒤에 복직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자본가 주명건에게 전달되고, 고용노동청 뒤에 이재명 정권에게도 전달되어야 했다.
연대자들이 다시 모였다. 꾸준히 모이는 이들이 또 모였다. 3차교섭에 이르도록 조직노동 혹은 ‘대중조직’이라는 민주노종 전체, 세종호텔 노조의 상급 단체인 서비스연맹은 조직적인 동원지침을 내리지 않았다. 1차와 2차 교섭에서 연대자들 일부가 모인 것은 ‘교섭’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힘이었다. 이 힘에만 기대지 말고, 민주노총의 조직대오가 나서주길 바라는 세종호텔 노조와 고진수 지부장의 절박한 목소리에 대한 답은 또 없었다. 그것이 현재 3차 교섭의 결과다.
교섭단은 이날 4차 교섭을 10월10일, 즉 연휴 다음날 열자고 제안했다. 사측은 복직외의 다른 안을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교섭 의제 전환을 시도했고, 결국 자리를 떴다. 그동안 사측이 일방적으로 1,2,3차 교섭일정을 정했고, 노조가 처음으로 제안한 4차 교섭일자였던 10월 10일은, 사측의 무시와 서울지방고용청의 방관 속에서 그냥 지나갔다.
사측의 태도는 이미 꽤 분명해 보인다. 복직은 배제하고 그동안 투쟁에 대해 다른 ‘안’으로 회유하여 끝을 내보겠다는 심산이다. 과연 이 답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혹은 이를 거부할 결의를 다잡을 수 있는가? 그리고 복직말고 어떤 안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음은 회사에 끌려가지 않는 교섭, 힘으로 쟁취하는 교섭을 위해서라면, 무슨 준비를 해야 하겠는가?
권영숙 사파기금 대표의 글을 인용하자면, “이른바 교섭과 협상이 눈 앞에 보일수록, 눈앞에 보이는, 표면적인 상황과 구도를 넘어서 정세를 봐야할 필요성은 더 커진다. 그러니 협상은 표면일뿐이다. 협상이 다가올수록 중요한 것은 정세를 정확히 읽는(혹은 읽어온) 것이고 정세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교섭은 최종 결과일 뿐이며, 필요한 것은 교섭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힘이다”.
세종호텔 노조의 긴 투쟁 속에서 지난 4년간 투쟁, 200일 넘는 1인 고공농성을 이제야말로 투쟁답게 교섭으로 이끌어가는 힘이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다. 교섭을 투쟁으로 돌파하는 힘이 필요하다.
2025.10.12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긴 추석 연휴기간 적막해 보이기까지 하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앞, 교육공무직노조의 조합원들은 명절에도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고 산재로 사망한 동료의 분향소를 지키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바로 학교 급식노동중에 폐암으로 사망한 학교급식 노동자 열다섯분의 ‘얼굴없는 영정들’이 놓인 분향소입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0월9일 권영숙 대표와 운영진이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였습니다.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슬픔과 분노, 결의를 모으는 자리, 15번째 폐암 산재 죽음이 발생하자,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 본부는 지난 10월1일 국회 정문앞에서 급식노동자의 폐암 사망을 막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즉각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분향소를 차리고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9월 22일 충북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 조리노동자가 또다시 폐암으로 사망했습니다. 고 이영미 조리노동자의 1주기 추모식을 치른지 불과 20여일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사파기금과의 간담회에서 전국공무직노조 정인용 본부장의 말에 따르면, 현재 폐암 산재로 확정된 학교 급식노동자는 175명이며,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첫 사례이후 전체 확인된 사망자만 15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학교급식 노동자들을 폐암으로 쓰러지게 만드는 것은, 생소하게 들릴 단어인 ‘쿠킹 흄(cooking fume)’입니다. 부침, 튀김, 볶음의 요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연기인데, 2010년 WHO(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를 2A군 발암물질로 지정하였습니다. 쿠킹 흄은 학교등 대규모 급식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폐암 산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급식실 환경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몇 년전부터 높아가고 있었지만, 학교 급식실은 여전히 ‘죽음의 급식실’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1년 노동부가 급식실 환기시설개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교육부가 2023년 학교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을 발표했으나 무려 60%의 학교급식실의 노동환경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고, 2027년 개선완료로 목표를 늦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노조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5년 노동환경 환기시설 개선 예산을 30% 삭감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교육공무직본부 정인용본부장의 단식 투쟁 끝에 당시 이재명후보와 여당은 ’학교급식 종합대책 마련‘ 정책협약을 약속하고 체결했으나 관련 법안 역시 여전히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노조는 지난 기자회견을 통해서 “환기시설 개선을 2027년까지 미루고 있는 교육청, 산업안전보건법으로 급식실 폐암을 관리할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고용노동부, 그 위험을 알고도 손 놓고 있는 교육부, 그리고 전체 책임을 외면한 정부가 이 모든 죽음에 책임져야 한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도 한 목소리로 말하겠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즉각 공약을 내세웠던 학교급식 종합대책을 이행하고, 국회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서 따뜻한 밥과 국, 반찬등을 만드는 급식노동자들에 대한 연대의식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즉, 학교급식노동자 열다섯분의 분향소에 와서 함께 조문하십시오. 그리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연대의 목소리를 내십시오!
“ 죽음의 급식실, 이번에는 바꾸어아합니다!”
*교육공무직본부는 이번 국정감사 기간동안 농성을 이어가며 정부와 국회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학교급식 노동자 폐암산재 추모 분향소는 10월 13일까지 운영된다.
*농성장 지지 방문: 10/01(수) ~10/13(월)까지, 매일 08~20시 국회 앞
* 차별과 배제를 멈추는 교육공무직 법제화! 아이들도 노동자도 건강한 학교급식법! 범국민 서명 운동
https://docs.google.com/forms/d/1gRywUyyu7HRauEhHd7ASMLL5vpUyDd2t48tXw-10Q2g/edit
구로동맹파업(구동파)이란 1985년 6월24일부터 6월29일까지 6일간 서울 구로동에서 5개 사업장에서 벌어졌던 동맹파업을 말한다. 올해는 40주년이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구동파의 역사적인 의의를 정확히 전유하고 당시의 노학연대의 의미를 오늘날에 함께 토론하는 24회 사파포럼을 9월27일 민주노총 15층교육장에서 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