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7월5일 사파기금 연대자 고 조해일 5주기 추모모임을 가졌습니다.
다음 글은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권영숙 대표의 추도글입니다.
[추도사] 소설노동자 고 조해일 5주기를 기억하며…
조해일은 스스로 “소설쓰는 노동자”로 불리길 원했고, 전 경희대 교수로 은퇴했고, <매일 죽는 사람>, <겨울여자>, 그리고 <아메리카>등을 쓴 소설가이다. 그는 교수 은퇴후 우연히 나와 페이스북 친구가 된 이후, 노동에 대한 관심을 더욱 크게 가지게 되고 돌아가실 때까지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노동연대에 함께 한 사파기금의 연대자이기도 하다. 말년의 조해일을 언급할 때 이 점 꼭 잊지 말았으면 하고, 그런 취지로 고 조해일 5주기 추모모임을 열었다.
그는 1941년생으로 중국 만주 하얼빈 근처 ‘우창’이란 곳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조해룡이고, 만주에서 돌아와 서울, 1.4후퇴때 부산, 그리고 동두천과 서울 살이를 하였다. 한마디로 격동의 한국 사회를, 만주부터 부산 서울, 동두천까지 살아왔고, 이는 그의 소설에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다.
70년대 한국 일간지에 신문연재소설’이 큰 인기를 누리며 소설의 시대가 열렸을 때, 그가 중앙일보에 연재한 <겨울여자>는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와 함께 70년대 여성을 표상하는 작품으로 말해지기도 한다. 그 스스로 이 때의 소설을 자조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그 때 당시 사회의 ‘현주소’였기도 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이화의 인생을 통해 가부장제와 결혼이라는 족쇄, 자유연애, 여성의 성결정의 자유등을 다루고 있는 한편, 무허가 철거촌의 야학 활동과 국가의 철거폭력등을 그리고있다.
‘아메리카’의 한국에서의 의미를 과감하게 짚어낸, 같은 제목의 소설 <아메리카>룰 발표한 후 그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내용에 이런 발언이 있다. 왜 당신은 ‘위안부’나 ‘창녀’등 그런 이들을 소설에서 많이 그리는가? 라는 물음에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잘났다고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을 위해선 글 한줄도 쓰고 싶지 않다. 나는 세상에 모욕당하거나 제 값을 가지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 깊은 연대감을 느낀다”.
그런 조해일이었기에, 그는 은퇴후 다른 교수출신들과 달리 거의 모든 사회활동을 끊고 은둔자 생활을 하면서, 단지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소설가 조세희와 교류등 매우 제한적인 사회관계속에서도 부산 영도로 가는 1차 희망버스를 탔을 것이다. 이후 2차 희망버스 도상에서 내가 노동자들의 사회적 파업기금을 사회적 연대로 조성하는 사파기금을 제안했을 때 바로 주목했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날 페이스북 메시지로 어떻게 하면 사파기금 CMS 연대자가 될 수 있지요? 라는 질문을 던졌다.
조해일은 사파기금의 모든 사회적 연대 현장에 함께 하고 싶어했다. 서울수도권에서 열었던 ‘사파동행’ 10차례, 전국 투쟁현장에 달려가 전국적 연대의 힘을 모아 열었던 ‘사파작은희망버스’ 10회중에서 조해일은 인연을 맺은후에는 가능하면 참여하고자했다. 그러나 그의 건강이 갈수록 허락하지 않았다. 사파동행이나 사파작은희망버스는 건강한 사람도 만만치 않은 연대 일정이다. 그런 일정에 전국적으로 모여서 함께 하고 수백명까지 늘어나면서 춘천, 청주, 부산등으로 모였다. 그중에 한명이 조해일이다.
그런 점에서 왜 사파기금 연대자 중의 일인일뿐인, 그리고 활동과정에서 사파기금도 특별히 대우하지도 않은 조해일의 5주기를 기념하자고 우리는 나섰을까?
연대의 의미, 사회적 연대의 의미, 그리고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였으면 했다.
노동자들이 투쟁승리로 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투쟁 승리는 당신들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투쟁한 다음에 연대에 나서길 바란다. 한달에 한번이라도, 사파기금 CMS라도 하길 바란다. 투쟁과 연대는 다르다. 투쟁하면서 ‘연대의식’도 함께 가지길 바란다. 그리고 투쟁이 운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그것이 연대의식과 계급의식이 함께 하여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조해일은 죽기전에 힘들게 투병생활을 했다. 외롭게 죽음을 맞이했다. 나는 그의 투병과 임종을 가족대신 지켰다. 생전 그는 친구이자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의 작가 조세희 그리고 나와 노동과 연대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조세희를 만나고 오면 그와 나눈 얘기를 전했고, 조세희를 만나면 사파기금을 얘기했다 한다.
그렇게 이름없이 한명의 연대자로, 특히 ‘노동연대자’로 살다 떠난 사람이다.
고인의 기억을 함께 나누게 되어 기쁜 마음이다.
2025. 7.7
권영숙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