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공장점거파업을 열렬히 지지합니다!”
– 사라진 임금인상투쟁의 포문을 열고, 윤석열정권의 노동운동 파괴에 맞서는 선제적인 투쟁의 승리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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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조선하청노조(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지난 6월2일부터 공장 점거 파업중입니다.

회사는 정규직 노동자들을 구사대로 투입해 현장에는 폭력이 난무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굳건히 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여하히 파업을 사수하는가가 이 파업의 성패에 사활적입니다. 지금 노동자들은 힘들지만 치열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6월22일 오전 1인의 노동자는 공장 바닥 설비를 용접하여 성냥갑같은 감옥을 만들고 그 안에서 가슴에 신나통을 품고 농성하고 있습니다. 6인의 노동자들은 배의 진수식이 예정된, 물 차오를 도크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지금 한국 조선업계는 최대의 호황을 맞이하며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이후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노동의 ‘대퇴직’ 사태의 일부입니다.
코로나19로 업체 가동을 부분 혹은 완전 중단하면서 재택근무하거나 일시해고됐던 노동자들이 코로나19이후에 그 업종으로 돌아가지 않는 현상이 대규모로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업종들의 공통점은 바로 열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 가장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여있던 노동자들이 코로나19가 끝난후에 자신의 일터를 돌아가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지금 인력난에 시달리는 곳이 두 업종인데, 서비스업에선 택시 노동, 제조업에선 조선업종입니다.
이들 업종이 얼마나 열악한 노동조건인가 시사합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도 택시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오지 않아서, 서울등 대도시에는 ‘택시타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놓은 해결책이, ‘도급 택시’를 합법적으로 일부 들여오겠다는 것입니다. 택시 이용객들은 이것으로 택시잡기 사정이 약간 나아지겠지만, 문제의 근원인 열악한 택시 노동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택시의 도급화, 외주화의 길을 터겠다는 이 발상이 정말 대중교통 수단인 택시노동문제의 해법으로 적절한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한국 조선업계는 지금 최대의 수주 기록과 호황인데도, 지난 몇년간의 임금 삭감과 동결을 해제하고 임금인상에 응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업계가 불황일 때는 임금 동결, 임금 삭감을 가장 재빠르게 단행하더니, 지금 인력난으로 말미암아 수주 기일 채우기 힘들다고 말하고, 인력난에 실제로 허덕이면서도, 노동자들을 일터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노동조건 개선에 핵심인 임금인상은 하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임금 인상 요구에는 불응하면서, 해결책으로 더 많은 외국인 노동자 ‘수입’에는 적극적입니다. 결국 노동시장 왜곡으로 노동착취를 계속 현상태로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것이 바로 자본의 모습입니다. 특히 한국 자본의 모습입니다.
노동력을 ‘노동시장’에서 상품 사듯이 하면서도, 노동력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은데도 그 상품가격에 해당하는 ‘임금’의 인상은, 그것이 그들이 법칙인양 외치는 ‘시장의 원리’인데도 임금 인상의 방향은 아예 외면합니다. 신자유주의의 표본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한국 자본주의는 입만 열면 시장의 원리대로 하자라면서 노동력 부족 속에 임금인상에는 응하지 않고, 노동권을 외면하고 탈규제를 말합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민간 주도’ 경제를 말하지만, 여기서 경제의 주체가 되는 ‘민간’은 오로지 기업과 기업주, 그리고 재벌 자본일 뿐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정부와 자본이 연합하여 정작 노동시장의 공급과 수요의 괴리로 빚어지는 임금 상승 압력에 대해서 시장의 원리조차 외면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 자본의 모습이 단지 조선업계만일까요?
노동자의 임금은 애초부터 시장가격이 결정하지 않습니다. 즉 노동력 공급이 부족하든 노동력 공급이 과잉이든 노동력의 가치는 결국 사회적으로 결정됩니다. 임금은 사회적 임금입니다. 그래서 조선자본이 대우조선해양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을 동결하고 삭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보수 자유 양당 정당들은 앞다투어 비정규법을 만들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임금체제와 초과 노동착취를 제도화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반대의 방향도 가능합니다. 자본이 하청 노동자의 임금을 사회적인 저임금으로 결정한 이유는 사회적으로 그 노동의 가치를 낮게 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제 코로나19이후 노동의 가치를 이 사회에서 다시 세우고 상승시키는 대중투쟁이 필요합니다.

이 사회에는 87년 노동자대투쟁이후 휩쓸었던 ‘임금인상투쟁’이라는 것이 실종된지 오래됐습니다.
비정규직 도입을 하면서, 임금인상투쟁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임금 인상 투쟁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구호가 대체했습니다. 그 사이에 정규직 위주의 조직노동은 파업투쟁이 아니라 노사 밀실교섭을 통해서 비정규직의 노동착취로 자신의 임금을 보전하거나 일부 인상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결국 정규직 비정규직 양 자 다 임금인상 투쟁이 실종되었습니다.

이제 비정규 노동자들이 임금인상 투쟁에 나섰습니다.
그들이 열악한 노동조건속에서 소극적인 저항인 ‘대퇴직’으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공장에서 실종된 임금인상 파업을 되살리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비정규노동자들의 임금 30%인상 요구 파업투쟁은 지금 노자관계에서 매우 주목할 파업입니다. 이 파업으로 코로나19로 노동자의 발목에 채워진 사슬을 끊는 계기가 마련되어야합니다. 비정규노동자들이 정규노동자의 절반에 불과한 임금을 받는 제도화된 노동착취를 통해서 자본은 살집을 불리며 유동성을 차곡차곡 쟁여두면서도 투자하지 않는 지금의 자본의 흐름에 정면 반기를 들어야합니다. 윤석열정부가 민간주도 국민경제를 운운하며 시장원리를 지지한다고 하면서 대놓고 자본의 편을 들고, ‘노사 자율’ 이라는 허울좋은 핑계 뒤에 숨어서 조선업계 인력난과 임금 인상 요구를 모른 체하는 이중성과 위선을 드러내야 합니다.

이 투쟁은 2022년 대선이후 신정부 하에서 대중파업으로 전개된 화물연대 파업투쟁에 이어서 노동운동이 윤석열 정부의 우파적 노동정책과 노동파괴 책동을 선제적으로 분쇄하기 위한 중요한 투쟁입니다.
이 땅의 노동하는 모든 민중의 이름으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합니다!

2022. 6.23.
사회적파업연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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