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와 공동주관하는 5기 민주주의와노동학교 개강식 및 1강이 2024년 8월10일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렸습니다.

3기 학교에서 ‘노동권’, 4기 학교에서 ’87년이후 노동운동사’라는 대주제로 개최한데이어 올해 5기 대주제는 ‘한국비정규노동 문제와 운동, 법, 전략”입니다. 1998년이후 25년이 넘은 비정규노동과 사내하청 불법파견철회투쟁 중심의 노조운동이 정규직전환과 노조법 2조 개정운동으로 이어지면서 비정규노조운동의 성격 재정립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자본주의하 플랫폼노동으로 비정규노동의 노동형태가 급속히 재편되는 현재야말로, 비정규노동에 대한 전면적이고 비판적인 시각 정립과 대안적 사고에 대한 모색이 필요합니다. 개강식에서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권영숙대표는 강의주제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이런 시대적 화두와 문제 제기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학교 수강신청은 빠르게 정원 40명을 채웠고, 다양한 부문의 노동자들, 민주노총 조합원과 비조합원들이 함께 하는 학교가 이날 개강했습니다.

5기민주주의와노동학교 1강 후기 전문일기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고 김승만 추모산행’을 지난 8월11일 북한산 둘레길 8번 코스(구름정원길)로 잡고 걸었습니다.

고 김승만은 학생운동을 거쳐서 직업적인 활동가로 나서, 이주노동자지원 단체에 오랫동안 일했고, 진보넷과 노동자의 힘등을 거쳐, 노동전선에서 활동했습니다. 사파기금에서 짧은 시간 집행위원을 했습니다.

고 김승만은 특히 사파기금의 봄 가을 산행 기획을 맡아 함께 수년간 산을 다녔습니다. 그가 산을 좋아하고 산행길을 많이 알기에, 사파기금에서 요청했고 흔쾌히 승낙했었죠. 우리는 많은 산들을 다녔습니다. 북한산, 인왕산, 도봉산, 청계산, 관악산, 남한산성, 선자령등을 봄 가을 사파 산행으로 잡아 다녔습니다. 그리고 제주도 역사기행에 이어 진행한 지리산 빨치산 역사기행때 고 김승만이 길잡이 역할을 했습니다. 공식적인 사파 산행외에도 우리는 ‘산행길 동무’였습니다.

산을 좋아하여 함께 다닌 것만은 아닙니다. 변혁운동과 노동운동의 희망없는 현재와 불안한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함께 토론하기도 했습니다. 사파기금의 권영숙 대표가 진행해온 세계노동운동사 학습모임에도 짧게 몸담았습니다.

지난 6월말 창졸간에 그가 운명하였고, 무빈소 장례를 지낼 뻔했고, 뒤늦게 그의 추도식을 열었고, 나아가 고별식으로 그의 뼈를 이 산하에 뿌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계획하기전에, 무빈소 장례라는 소식에 사파기금은 그를 추모하는 산행을 기획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49재가 열리는 8월11일 북한산 구름정원길을 걸었습니다.

그 길은 2019년 고 김승만이 사파기금을 위해서 기획한 마지막 산행이었습니다. 그의 산 친구들이 함께 했고, 역사와 산 번개팀이 함께 했습니다. 더운 날 12명의 산친구들이 함께 걷고 김승만을 추모하고, 세상을 염려했고 내려와 진하게 한잔 했습니다.

딱 그가 원하는 추모의 방식이라고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또 고 김승만이 사파기금의 오래된 친구들을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아줬다고 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사파기금의 이 산행이 참 인간적이라고 칭찬도 받았습니다. 사파 산행이나 역사기행을 다시 열자는 조심스런 제안도 있었습니다. 시간을 두고 자연스레 생각해보지요.

고 김승만을 보냅니다. _()_

2024. 8.13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여는 사파포럼 2024년 주제 ‘현장시리즈: 나의 투쟁,우리의 운동’ 두번째 토론회 “2019년 톨게이트 파업투쟁: 노동권과 일자리를 둘러싼 투쟁”이 2024년 7월6일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렸습니다.

잔뜩 찌뿌린 날씨 금방 비라도 쏟아질 듯했지만, 톨게이트 노조 조합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많이 모였고, 현대제철 노조원등과 연대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말그대로 어떻게 하면 제대로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투쟁은 운동과 멀어지지 않고 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투쟁과 연대가 서로를 대상화하지 않고 ‘우리’가 되어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3시간동안, 발제 40분과 풍부한 토론으로 진행했습니다.

도명화 전지부장과 박순향 현지부장의 공동발제는 간결하고 핵심을 잘 정리했습니다. 톨게이트 2019년 경부선 캐노피 상공농성과 청와대 앞 농성, 김천 도로공사 점거농성, 그리고 2019년 10월 대법원 직접고용 일부 판결이후 청와대 앞 단식농성까지 숨가빴던 과정을 되짚어봤습니다. 그 투쟁에서 전술은 유연했고, 과감했다는 점을 얘기했습니다. 아니, ‘전술’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새겼습니다. 저들이 밟으면 ‘대응’하는 것이 아닌, 선제적이고 준비된 전술, 그리고 질서있는 퇴각에 대한 토론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톨게이트노조 전국 파업이 있기전에 서산 톨게이트 영업소에서 14명의 여성노동자들의 질긴 투쟁과 파업이 있었습니다. 가장 힘들게 현장에서부터 연대를 불러들이면서 싸웠던 서산 톨게이트 투쟁이 없었다면 전국적 파업이 없었습니다. 바짝 메마른 광야에 한점의 불씨가 된 것이라고 사회를 맡은 권영숙 대표는 말했습니다.

도명화 전지부장과 박순향 부지부장은 투쟁의 전 과정과 파업을 끝냈던 순간에 대해서 솔직하게 그리고 거침없이 질문에 답하였습니다. 조합원들조차 몰랐던 사실을 서로 공유하면서, 투쟁을 복기하였습니다. 때로는 눈시울에 젖기도 했습니다. 내부의 토론회와 분명히 다르게 스스로를 객관화하면서, 톨게이트노조를 넘은 시야로 토론이 가능했습니다.

톨게이트노조투쟁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서산 투쟁에서 지부장이 직권조인하면서 배신을 하고, 대법원 판결로 직접고용 일부 인원과 나머지로 나뉘어지면서 조합원 단결을 유지하여야 했을 때라고 했습니다. 자본과 국가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 그리고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톨게이트 노조는 정규직으로 직접고용되면서 노동권을 둘러싼 투쟁에서 일자리를 둘러싼 투쟁으로 만들어가야할 시점입니다. 과학기술의 도입과 자동화, 디지털 자본주의에 대해 그 변화를 당연시하지 말고 그 변화 자체와 속도에 대해서 일단 멈춤을 요구하며 저항할 수도 있다는 점,나아가 노동이 힘을 만들어 통제에 나서는 투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권대표는 하였습니다.

참으로 바람직한 토론이었고, 내용있는 질의응답이었습니다. 유튜브에 다시 편집본이 오르면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뒤풀이에서 어느덧 구호는 ‘나의 투쟁’, ‘우리의 운동으로’로 화답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3회 현장시리즈를 기다려주시고, 더욱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 “나의 투쟁에서 우리의 운동으로” 구호를 함께 외칠 수 있길 바랍니다.

2024. 7. 8.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세종호텔노조의 정리해고가 어느덧 900일입니다.

‘천일야화’도 아니고, 이런 야비한 시대극을 세종대학교 교육자본이 경영하는 명동 세종호텔이 멈출 줄을 모릅니다. 코로나19를 빌미로 노조를 축출하기 위해 단행한 정리해고를 억지스런 법논리로 정당화했습니다. 그리고 명동은 관광객으로 넘치고, 이 호텔 정문은 많은 투숙객들로 붐빕니다. 단 하나, 노조만 없는, 아니 노조를 만들고 지키려는 노동자들만 없는 호텔. 이런 개념없는 사용자를 인정하면 안되죠.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의 노조 만들 권리, 그리고 파업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지요.

세종호텔 노조 노동자들은 3년째 싸우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물러났는지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제 “전염병을 핑계로 한 노조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고 세종호텔 자본을 향하여 더욱 크게 외쳐야합니다. 기어코 노조있는 사업장을 당연히 받아들여야하는 사업장이라는 것을, 그리고 정리해고가 노조 없애기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복직이 증명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종호텔 노조의 정리해고 투쟁이 복직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이유입니다. 힘을 모으는, 의지를 모으는 집회였기를 바라며.

  • 사파기금 연대자인 성주의 농부가 보내주신 참외를 가져가 나눔했습니다. 파업기금을 사회적으로 조성하여 지원연대할 뿐 아니라, 간간히 이런 나눔도 사파가 해오던 일입니다. 후식으로 맛있게 나눴다는 후문입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5월25일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20회 사파포럼을 뜨겁고 진지한 열기 속에서 열었다. 올해 사파포럼의 주제인 “현장시리즈- 나의 투쟁, 우리의 운동”이라는 제하에, 중요한 현장 투쟁의 당사자들이 자신의 투쟁에 대해 발제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자들이 함께 토론하는 첫 회였다.  첫 회 발표자로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나서 “2022년 대우조선파업과 거통고 지회의 투쟁” 제하의 발표를 했다.

처음부터 이번 기획은 묵직한 화두를 던지면서 홍보에 나섰다. 어떻게 하면 투쟁은 한번의 제대로 된 승리를 거둘 수 있는가, 어떻게 투쟁은 운동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고 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연대와 투쟁은 서로를 대상화하지 않고 하나가 되는 사회적 파업을 통해서 사회적 동맹을 만들어갈 수 있는가. 결국 말하자면 투쟁, 운동, 그리고 연대가 어떻게 하나의 사회변혁을 향한 ‘우리’를 형성하고 , 주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인가.

사파포럼은 현장에서 답을 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뻔하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식의 게으른 접근은 취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장을 밖에서 바라보고, 현장 안의 당사자들도 자신의 투쟁을 객관화하여 곱씹고 해부하며 스스로 말하고, 나아가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과정으로서 ‘현장’을 말하기로 했다. 현장시리즈의 제목이 “나의 투쟁, 우리의 운동”인 이유였다. 사회자인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는 취지 설명을 통해서 이를 잘 밝혔다. 이는 이후 올해 내내 이어질 사파포럼 현장시리즈의 문제의식이 될 것이다.

[제20회 사파포럼] “나의 투쟁, 우리의 운동”  후기 전문읽기

[자료집 보기] https://wp.me/p2WbZr-1O8

오랜만에 기획한 [사파11차작은희망버스_거제 거통고지회 후원문화제 +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 농성장편] 잘 진행했습니다.

2022년 거통고조선하청지회가 “이대로 살수 없지 않습니까”라는 구호로 전면 공장내 파업을 할 때, 그 구호는 노동조건과 임금협상에서 배제된 비정규노동자들의 권리선언이었습니다. 그들이 조선소 도크를 장악했던 파업은 조선소의 주력은 바로 비정규노동자임을 증언한 대사건이었습니다. 파업으로 비정규투쟁에서 사라진 대폭 임금인상 요구를 용기있게 걸었지만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투쟁은 사회적 파업으로 한국사회에 선명한 족적을 남겼지만 투쟁의 결과물은 미흡했고, 조합원들은 실망하거나 노조를 탈퇴하기도 했습니다. 근 2년이 흘러 노조는 이제 다시 비상을 준비하고 4월19일 공장에서 ‘궐기’대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공장으로부터 행진을 하며 다같이 나와서 조선소를 바라보는 언덕에 있는 조각공원에서 후원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야외 풀밭에서 주점과 공연이 함께하는 독특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이석규열사를 추모하는 ‘1987년 노동자대투쟁’비가 있는 곳에서요. 많은 이들이 모였습니다. 즐거운 분위기였고 활기찼고, 연대자들은 진심이었고, 조합원들은 밝은 모습으로 ‘환대’에 나섰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기억하길 바랍니다. 노조는 다시 일어설 것이고 더욱 힘을 비축할 것입니다.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는 마지막 연대 발언을 요청받아 “계급적 단결과 사회적 연대”라는 제목으로 발언했습니다. 너무 중요한 요청이라고 생각하여 전문을 미리 써왔고, 쓴대로 읽었다고 합니다. 그 내용도 한번 꼭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단결과 연대라는 화두를 생각거리로 삼아서요.

아직 시간은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지금이라도 투쟁기금, 파업기금을 더 많이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사파기금은 오랫동안 함께 해온 세계노동운동사 학습모임이 이 날 함께 했고, 참여비를 아껴서 거통고지회의 파업기금에 보탰습니다.
돈이 없으면 돈으로, 수가 모자라면 수로, 생각이 부족하면 생각을 더해서, 거통고지회 꼭 승리하는 파업을 만들길 바랍니다.

후원문화제 현장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사파11차작은희망버스는 4월19일 거제 옥포만에서 거통고조선하청지회의 후원문화제에 함께 하고, 4월20일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전날은 쨍하니 밝고 봄바람이 훈훈한 날이었는데, 이튿날은 폭우 속에서 출발하여, 도착하였을 때는 가랑비가 오락가락을 거듭했습니다. 날씨가 이 땅의 노동자 현실처럼 갈짓자로 흔들리고 있습니다.사파작은희망버스가 도착한 토요일 4월20일 한국옵티칼 박정혜 소현숙 두 노동자들은 104일째 저 옥상위에서 땅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는 자신을 지켜주는 9명의 동료들, 그리고 연대자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또 만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사회적 연대는 버텨낼 참호이고 활기를 불어넣는 생명수같은 것이 아닐까요?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근 1년만에 사파작은희망버스 11회차를 발진했습니다. 전주, 춘천, 부산, 김천, 광화문등에서 수백명이 모이는 사파작은희망버스와 사파동행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연대는 많이 축소됐습니다. 2011년 부산 영도로 가는 희망버스가 최대 1만8천명이 모였습니다. 그것도 대부분 조합원이 아닌 이들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그 연대는 다 어디로 갔을까요?

사파11차작은희망버스_한국옵티칼 공장편은 이 질문을 두고 출발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시커멓게, 화마로 주저앉은 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똑똑히 보자는 것이 첫번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해서 “불탄 공장 밟아보기: 공장은 노동자의 것이다, 접수하라!”를 함께 했습니다.

최현환 지회장의 길안내로 공장 내부, 공장의 뒤편, 노동자들이 두고간 신발장등을 살폈습니다. 건물에는 두 개의 현관문이 있는데, 이쪽은 제조직이고, 저쪽은 사무직 입구입니다. 제조업쪽 입구에는 “산재” 현판이 2022년 10월22일에 멈춰있었고, 사무직 현관에는 자랑스레 “NITTO”라는 현판이 붙어있었습니다. 최지회장은 불탄 공장을 소개하며 어떤 기분이 들까요?

공장을 소유했던 일본자본은 거액의 화재보험금을 챙겨 손해본 것이 없습니다. 그동안 이 공장에서 6조원이 넘는 이익을 챙겼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공장을 자신처럼 아껴라며 노동자들을 세뇌하다시피 벽보를 도처에 붙여놓던 자본과 관리직은 참 쉽게도 공장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노동자들도 버렸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불탄 공장을 사수하며, 이 공장에서 일할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평택 공장에서 필요한 신규 채용을 하면서도 이들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이유는 바로 노조를 적대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본자본의 행태를 구미시와 이 나라가 방관하고 나아가 협조하고 있습니다. 항일, 반일, 극일 온갖 방식으로 민족주의를 이용하는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왜 니토 자본의 ‘국내 먹튀’는 방관합니까. 노동자들은 묻습니다.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는, 위의 화두를 따라 준비된 기획발언에서 “우리는 어떻게 연대해야하는가”를 이야기했습니다. 왜 연대는 ‘사회적’ 연대인가를, 우리의 연대는 어디서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4/19 거제 발언에 이어서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민주노총에 대한 따끔한 지적도 함께 들을 수 있습니다.

한국옵티칼노조와 노동자들이 좀더 힘을 가진 지금 이 때 함께 승리할 힘을 만들어가야겠습니다. 회사가 교섭에 나서는 최근의 기류는 노동자들이 물러서지 않고 저항하고 투쟁하였기 때문이고, 사회적 연대가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함께 웃으며 끝까지 투쟁! 연대!

2024.4.23.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성탄절 전야 12월 24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5차 긴급행동”이 청계천 이스라엘 대사관과 대각선 맞은편에서 열렸습니다. 지금껏 긴급행동중 가장 많은 4백명이 모여 청계천 이스라엘 대사관을 마주보며 육성을 모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광화문에서 멀리 미국 대사관을 향하여 “이스라엘 지원과 홍해 군사작전 확대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정부청사 앞에서 “한국 청해부대 홍해 파병 결사 반대”를 외쳤습니다. 한국인들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한국 거주민들도 참여했습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전날 “가자지구 긴급구조 모금”에 5백만원의 사파기금을 지원연대하고, 이날 위원들이 깃발없는 엠블렘을 들고 행진 끝까지 함께 했습니다.

[사파 연대]팔레스타인연대 5차긴급행동 참여 후기 전문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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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11월17일 사드 반대투쟁중인 성주 소성리 원주민들을 연대방문하고, 이어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조의 공장 사수투쟁을 위한 후원 주점에 함께 했습니다.

소성리에는 첫눈이 내렸습니다.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와 운영진, 그리고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가 함께 방문했습니다. 어쩌다 일정이 꼬여서 주민 여러분은 가을걷이후 단체여행을 가셨고,성주대책위 이종희위원장, 김천대책위 이동욱위원장, 그리고 성주대책위 박수규 대변인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따뜻한 난로를 피우고 저희를 맞이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성리투쟁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매주 화, 목 새벽 7시이전에 설비 반입저지 투쟁에 원주민들은 아침 첫 일정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유류 반입을 화물기가 아닌 직접 차량 운송으로 올해 변경하면서 목요일 정오 유류 반입 저지투쟁도 하고 있습니다. 사파기금과 성주 소성리 사드배치반대투쟁의 긴 인연에 대해서도 짚으면서 소성리의 큰 텐트안에서 내리는 첫눈을 보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 소성리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며 인증샷을 찍었건만, 그는 이후 사드 배치에 다른 정책을 펴지도 않았고 소성리를 찾지도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더욱 노골적으로 친미친일 지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단지 차이는 하나는 은근히, 하나는 노골적으로 미국의 동맹정치와 동아시아 군사전략에 굴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모든 과정을 증언하며 사드배치 반대투쟁을 해온 80대의 원주민들은 이제 90대에 이르러 한 분씩 세상을 뜨고 있다고 대책위원장 두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제주 강정마을, 밀양 송전탑 반대투쟁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인문제나 세대문제가 아닌 원주민 대 국가, 원주민 대 자본의 문제가 있습니다.

간담회에서 권영숙 대표가 언급한대로, 밀양 송전탑 반대투쟁을 해온 원주민 노인이, “우리는 패배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여전히 여기 남아있고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여전히 투쟁중이다”라고 한 발언은 소성리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 분들에게 이 중요한 투쟁의 온갖 부담을, 그리고 동아시아 지정학속에서 보수일변도로 치닫는 한국의 정치적 동맹정치의 후과를 안게 만들었습니다. 죄송하고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이어 구미로 서둘러 진로를 잡아, 해가 뉘엿뉘엿 지는 구미 4공단 한국옵티칼하이테크로 향하였습니다. 공단 가는 길에 코오롱, 스타케미칼(굴뚝은 이제 없지만), KEC, 아사히 노조투쟁을 기억했습니다. 사파기금이 투쟁과정에서 지원하고 연대했던 사업장 노조들이기도 합니다. 이제 그 다섯번째 투쟁 사업장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입니다.

2022년 10월 화재로 불탄 공장은 여전히 넓은 부지 위에 있었습니다. 당장이라도 외관 정리하고 설비 재구축한다면 얼마 후 공장 가동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공장 화재를 이유로, 한국옵티칼은 1400억의 화재보험을 타고 손실을 입지 않았습니다. 그 틈을 타서 노조가 있는 한국옵티칼 구미 본사공장을 정리하고, 2공장으로 삼아왔던 평택의 니토 공장으로 모든 설비를 이전하려고 합니다. 노동자들만 빼고 말입니다. 주점이 열리는 천막 위로 겨울 달이 차갑게 떠있었습니다. 4공단 주변의 고층 아파트단지가 공장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구미의 신 중산층 아파트라고 하네요. 그 곳에서 노조는 조촐한 후원 주점을 열었고, 시간을 낸 이들이 응원과 연대를 위해 모였습니다.

사파기금은 이날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전달식을 열었습니다. 연대발언에서 권대표는 한국옵티칼은 구미 다섯번째 사파기금 지원 사업장이라고 말하고, “공장 폐업에 맞서는 투쟁이야말로 가장 힘든 투쟁”이라며, 그러나 “한국 내에서 ‘먹튀’하려는 일본자본- 한국 대기업의 하청업체인 일본 자본의 공장 폐업투쟁은 앞으로 비슷하게 올 여러 투쟁의 선도적인 사례”라면서 중요성을 짚었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이 물러서지 않아 이 투쟁이 가능하고, 이 연대가 가능합니다. 더 많은 사회적 연대의 엄호 속에 이 투쟁이 승리의 새 싹이 되길 바랍니다.

2023. 11.20.

사회적파업연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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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2023년 4기 민주주의와노동학교 후속행사로 “비정규노조운동 25년의 비판적 평가와 전망” 토론회를 9월16일 오후3시 서울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열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근로자파견법 입법후 비정규노조운동 25주년을 맞아서 비정규노동의 ‘문제화’ 자체를 문제삼고 비판적 성찰을 통해서 비정규노동운동의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자리였습니다. 이는 권영숙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소장)의 기조발제문 “비정규노동의 문제화와 실천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전망”에서 뚜렷한 화두였고, 권소장은 비정규노동 자체부터 문제화하여야한다며 정의를 둘러싼 논의를 하고, 이후 법, 현실/역사, 그리고 운동을 전체적이고 역사적으로 분석한 후 전망과 전략에 대해 제안했습니다.

권소장은 ‘비정규노동’은 전세계에 없는, 한국만의 이례적인 명칭이라고 규정하고, 바로 이 점이 ‘문제화’의 출발점이라고 말합니다. 7,80년대 조선업종등 대기업에도 비정규, 사내하청노동은 있었고 임시직이 40%에 육박하였지만, 그것이 체제적인 문제가 된 것은 바로 87년 노동자대투쟁이후 대기업정규직 ‘내부 노동시장’이 형성되고 그에 대한 ‘잔여적 포괄적 범주’로서 비정규노동이 의미화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정규직이 제도화되면서 ‘비정규노동’ 이란 개념이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따라서 권소장에 따르면, 비정규직문제는 “단순히 개별자본의 문제가 아닌, 조직하고 투쟁으로 돌파하는 문제가 아닌, 87년이후 노동체제의 전환과 연결”되는 핵심문제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의 제도화를 780년대의 개발국가의 연장선에서만 보는 시각은 한계가 있고, 87년 노동체제하에서 자본의 대응전략, 국가제도정치의 동맹, 그리고 노동의 선택 3가지 주체의 전략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러나 1999년 최초의 비정규노조라는 한라중공업 투쟁에서부터 문제화와 실천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대공장 노조운동의 일환으로서 노동운동의 연장선에서 접근하여 정규직노조 직가입과 원하청연대를 제기하는 한계를 안고 있었고, 이후 2단계에서는 조직노동이 비정규문제를 미조직노동자 조직화 사업으로 협소하게 제한하고 근로자파견법법보다 개악 저지에 집중했으며, 마지막 2010년 현대차 대법원 판결이후에는 불법파견 철회 및 정규직 전환, 처우개선과 차별시정, 그리고 ‘노조할 권리’와 법률 소송 3갈래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파견법 폐지”를 구호로 내건 실천은 2000년 잠깐이었을뿐 거의 전무했습니다.

하지만 발제자는 애초에 비정규직 도입이 어떻게 이뤄졌나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야만 “비정규직 철폐”가 구호뿐인 투쟁으로 전락하지 않고 비정규노조운동이 조직노동의 정규직 중심 기업별 노조주의와 경제주의의 한계를 넘어 나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철폐를 향한 길은 상위 근로기준법과도 충돌하는 ‘근로자파견법’의 폐지를 빼고 말할 수 없으며, 조직화로는 원하청연대를 넘어서는 전국비정규단일노조의 전망, 비정규직 산별교섭, 비정규직 철폐를 내건 사회적 총파업의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은 “1997년이후 비정규운동 진단과 전망”에서, 2022년 대우조선 파업투쟁은 불법파견 투쟁이 아닌 비정규직문제를 사회화하기 위한 투쟁이었고 생산을 멈추는 ‘파업’이었지만, 소수노조의 한계, 정규직노조의 인식차이, 산별노조의 현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면서, ‘법률투쟁의 한계”를 명확히 하고 ‘노조의 존재이유’를 계급적으로 재인식하면서 ‘조합주의를 탈피’하는 길에 나서야한다고 제안합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위원장은 “특수고용노동문제와 노조운동의 가능성” 발제에서, 특수고용은 조직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고, 노조운동의 가능성도 높다는 희망적인 진단을 내놨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조직화 혹은 ‘특고운동’은 2000년전후 이미 시작되었고, 현재 대리운전기사들의 예처럼 조직화가 불가능하지 않았고 노조 가입이 증가세라는 점, 노동의 ‘플랫폼화’는 일반적인 양상이고, 특수고용은 기업별교섭이 아닌 ‘산별 업종별 교섭’이라는 점을 중요한 장점으로 제시했습니다.
토론회는 발제와 청중토론으로 3시간 30분 이상 진행됐습니다. 이상규 현대제철지회장은 “차별의 문제로부터” 시작하여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을 위해 투쟁하였고, 2021년 현대제철 파업은 회사의 ‘자회사’ 카드에 맞서 ‘불법파견 소송을 지키는 파업이었다면서, 그러나 불법파견소송이 “불법파견 제소자를 없애면서 가장 적은 방법으로 불법파견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정규철폐의 문제의식을 가져야겠다고 말했습니다.
윤용진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사무장은 조선업종에서 최초의 비정규노조가 창립되긴 했지만, 어려운 조직화로 인해 조직 확대가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현장주체를 재생산하지 않고서는 조직력은 다시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현제 현대자동차 비정규지회장은 불법파견투쟁이 ‘정규직되기’라는 기득권향상을 위한 조합주의적 요구로 변질하며 운동을 후퇴시킨 것은 분명하다면서, 파견법을 인정해야 가능한 불법파견 투쟁의 한계를 짚었습니다. 하지만 불법파견 투쟁 자체를 중단하는 것은 쉽지 않고 원하청 연대를 통한 원하청 파업의 가능성도 타진했습니다.
발제와 패널토론 모두 비정규 25년 운동에서 드러난 한계와 딜레마를 모두 느끼고 지적하였습니다. 하지만 조합원 대중의 의식상태와 정규직 전환 요구, 민주노총 산별의 한계 속에서 단위사업장 비정규노조운동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정규투쟁이 단위사업장 조합주의로 매몰되고 정규직전환투쟁으로 지속되는 한 비정규노조운동의 명분과 정체성도 약화됩니다. 토론회는 비정규직노조운동의 조직화 모델과 노조운동의 전망으로 이어지는 노력을 이런 소중한 자리로부터 시작해보자는 결의로 맺었습니다.

2023. 9.20.

사회적파업연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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