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알림] 소설노동자 고 조해일 5주기를 기억하는 모임
(날씨 고려하여 실내 행사로 변경했습니다)

사파기금의 10년의 연대자,
열린 자세로, 사파기금과 함께 연대하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벗이 되기 위해 무지 애썼던,
소설 쓰는 노동자 고 조해일 선생과의 인연과 기억을
나누는 조촐한 자리를 마련합니다.
고인을 기억하고 함께 투쟁현장에서 만났던 노동자들이
많이 참여하길 기대합니다.

시간 :  2025년 7월5일 (토) 오후 4시-6시
장소 :  라르고 LARGO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76길7, 2층/ 숙대입구역과 남영역 근처)

모이는 이들 : 사회적파업연대기금에서 함께 한 연대자들과 노동자들, 조해일을 다르게 기억하고 싶은 이들.
참가방식 : 각자 조해일과 추억 한 조각, 그의 소설이나 페이스북의 글 한 조각을 준비해 나눕니다.
참가비 :  대략 추렴 (인당 2만원)
문의 sapafund@gmail.com

주최 :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그리고 고 조해일의 벗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기금지원을 알립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투쟁 1510일째를 맞이한 ‘부산 서면시장번영회 노조’에 파업기금 지원을 결정하고 지원하였습니다. 금액은 5백만원입니다.

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처럼 긴 투쟁을 지속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더구나 지회장과 사무장 단 둘뿐인 노조로 1천일을 넘는 파업투쟁을 이어가긴 더욱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장기투쟁을 힘차게 지속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6월18일 사파기금의 권영숙 대표가 직접 기금을 전달한 서면시장번영회노조입니다. 그날 노조는 투쟁 1510일째, 그리고 파업 1004일째였습니다. 투쟁 개시한지 1500일이 되었고, 파업은 천일 파업을 넘었습니다. 5백일 넘는 고공농성 기록을 세우고 있는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 옥상위의 박정혜 노동자처럼, 이 노조는 장기파업의 신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투쟁이 지속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단한 상급노조의 엄호와 대단한 화력때문이 아닙니다. 소박함이 오히려 강한 힘이 되어 나타나고 있는 노조가 서면시장노조입니다. 그리고 이 노조는 전국 전통시장중 노조가 있는 유일한 시장입니다.

전국에 2백개가 된다는 ‘시장번영회’. 이른바 전통시장이라고 불리는 시장들에는 그 시장을 운영하도록 만드는 노동이 있습니다. 시장운영사무실의 경리, 총무, 주차요원 등입니다. 김태경 지회장은 총무직으로 들어온 노동자이고, 허진희 사무장은 번영회 사무실 경리직 이었습니다.

이들은 시장 번영회의 부정 운영과 부당한 노동자 대우에 분노하며 2020년 12월 부산지역일반노조에 들어가 스스로 서면시장번영회 지회를 설립하였습니다. 단체 교섭을 수십 차례 했지만, 번영회 사측은 콧방귀만 뀝니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전국 어디에서도 시장번영회 노조가 들어서고 단체 교섭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결국 2021년 4월29일 단체 교섭은 최종 결렬됩니다. 그리고 이날 사측은 김태경 지회장을 비위 및 근무태만 등 없는 트집을 잡아 졸속 징계해고합니다. 또 사측은 번영회 경리직 허진희 조합원에게 온갖 방법으로 권력 괴롭힘을 자행합니다. 사무실에서 꼼짝도 할 수 없게 장시간 근무를 시키고, 가방 뒤짐을 하고, 밤늦게 전화하여 협박하고.

결국 5월1일 메이데이가 해고 첫날이자 파업1일 투쟁이 되었습니다. 파업은 유일 조합원이자 해고자 아닌 허진희 사무장 홀로 파업입니다. 서면시장노조는 지금 파업중입니다. 6월18일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을 지원한 날 투쟁 1510일, 파업 1004일차였습니다. 사파기금은 권영숙 대표가 직접 기금을 들고 현장에서 전달했습니다. 수요일마다 하는 수요집회 – 서면시장 입구에서 시작하여 서면시장을 한 바퀴 돌고, 시장 안 네거리에서 정리합니다. 이 집회에서 권대표는 이렇게 발언했습니다.

“서면시장노조는 전통시장 첫 노조로 안다. 시장에도 노조가 세워진다. 모든 노동자는, 그가 고용된 곳이 5인미만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노동권과 법이 정한 근로기준을 권리로서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노동권을 배제하는 현행 노동법은 악법이다. 그러므로 서면시장노조의 투쟁, 그리고 1인 파업은 정당하다. 서면시장노조의 투쟁과 파업이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것은 투쟁과 연대의 결합 덕분이었다. 지금까지 더 먼저, 더 오랫동안 이 투쟁에 연대해온 부산의 연대자들, 그리고 윤석열 탄핵이후 함께 결합해온 ‘말벌 20’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서면시장번영회 노조는 소수노조이지만, 다수노조입니다. 2인 노조라는 점에서 소수일 뿐이지, 서면시장번영회에 맞서는 유일노조 입니다. 서면시장 노조가 건투하길 바라며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을 지원합니다. 지원금액은 5백만원입니다.

연대자 여러분의 지속적인 연대로 사파기금의 상시적인 파업기금 연대가 가능합니다.
“한발씩, 웃으며, 끝까지, 함께!”

2025년 6월 25일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기금 연대 참여방법
직접 이체: 국민은행 012501-04-230250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신청 : bit.ly/사파기금연대
*단체 후원
직접이체: 국민은행 822401-04-122822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신청: bit.ly/기금단체후원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받는 말_부산서면시장번영회노조]

인간답게 살고 싶다! 라고 외친 날들이 1500일이 넘었습니다.
처음 노동이라는 단어처럼 낯설었던 우리는… 그리고 싸우게만 해달라고 했던 그 외침, 그 간절함이, 그 수많은 날들을 동지들과 함께 버티게 해주었습니다.

나의 생활이 무너지고 통장하나 쓸수없는 현실이지만 항상 힘 보태주는 동지들 고맙습니다.

사파기금 동지들 고맙습니다.
더욱 더 힘내서 싸우겠습니다!! 투쟁!!

– 서면시장번영회지회 김태경지회장, 허진희사무장 –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6월 18일 부산 서면시장번영회 노조의 수요 집회에 연대하였습니다. 권영숙 대표가 참석하고, 이날 현장 집회에서 사파기금 90번째 전달식을 하였습니다.

서면서장번영회의 노조는 김태경지회장과 허진희 사무장 2인이 여전히 투쟁중입니다. 이들의 수요집회는 매주 수요일 중단없이 진행됩니다. 주로 부산의 연대자들이 모여서 오후 6시 30분이면 대체로 집회를 시작합니다. 서면시장 입구에 모여 간단한 시작발언을 하고, 각자의 깃발 피켓등을 들고 서면시장 주변의 간선도로를 한바퀴 돕니다. 동네 한 바퀴처럼. 그리고 시장안 4거리(국밥거리)에서 마무리 발언으로 집회를 끝냅니다.

처음에는 이 집회 행진에 대한 시장 상인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요일마다 오후 6시 한창 붐비는 시간에 집회하고 행진하고 운동가요 노래 소리 들리니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차차 분위기는 좋아졌습니다. 이는 이날 집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집회 마지막 발언을 맡은 김태경지회장은 노래로 마무리를 하나봅니다. 이 날도 “잘할 때까지”를 말하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한켠에 선 시장 상인은 노래가 끝나자 웃으면서 “노래 잘한다 싶을 때 싸움을 끝내는 건가”라며 애정이 넘치는 표정으로 말하더군요. 집회에 참석하면 이 모든 분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수요일은 부산 서면시장노조의 수요 집회에 연대하는 날!

요즘은 윤석열탄핵국면에서 등장한 ‘말벌동지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들이 거제도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파업부터 세종호텔 노조 고공농성장까지 나타나더니, 전국적으로 활동무대를 넓히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여기 서면시장노조 투쟁입니다. 항상 몇 명은 깃발 들고 나타납니다. 이들이 궁금하면 또한 수요일 행진에서!

이날 권영숙 대표는 시인 이상을 좋아한다면서 이상의 초상이 포함된 깃발을 든 13세 말벌동지와 얘기를 나눴습니다. 권대표가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2011년 발족했다고 하니, 그 이가 “태어나기 1년전이네요”라고 말해서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하지만 놀라는 기색은 숨겼답니다). 13세 수요 집회 참가자는 이 투쟁과 연대한 기억을 어떻게 자기화할까요? 서면시장 노조투쟁은 한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만들까요?

지금 연대자들에게 노동자 투쟁이 그렇습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도 연대자들이 그렇길 바랍니다.
함께 연대하고 함께 투쟁하면서, 연대와 환대를 넘어서, 하나의 당사자, 하나의 동맹을 만들어 갈 수 있길 바랍니다.

2025.6.23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부산 서면시장번영회노조 수요집회연대 기금전달 250618 사진자료보러가기

강풍이 불고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날은 고공농성자들에게 더욱 마음이 많이 쓰이는 날씨입니다. 바로 그런 날씨였던 6월 20일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세종호텔노조 고공농성장에 저녁 도시락을 나르기로 했습니다. 한화 본사 앞 30미터 첨탑위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에게도 도시락 연대하기로 했으나, 그는 바로 전날인 6월19일 요란하게 국회의원들이 몇명이 올라가고 내려오는 북새통 속에서 내려왔습니다. 체포연행을 막기 위해 나타난 이들이 진정한 연대자들입니다.

두 사람 다 초밥을 좋아합니다. 두 사람 다 길고 짧은 시간 사파기금과 인연이 있기도 합니다. 고공농성장에 도시락 들고 간 것은 처음입니다. 모포, 복숭아, 자두 ,방한품, 난로등 온갖 것들을 나른 적이 있네요. 날이 궂고 사람이 적은 날에 사파기금은 현장 방문을 하는 쪽을 선택하는데 날은 참 잘 잡았습니다.

갔더니 세종호텔 농성장에 물건을 둔 비닐들은 훌러덩 날아갔고, 고공농성장이기도 한 구조물에서 늘어뜨린 현수막 2개가 어디론가 날라가고 없었습니다. 참 신경쓰이고 위험한 상황이죠. 하지만 웃으면서 만났고, 도시락 올려 보냈습니다. 올려보내는데 하늘에서 폭우가 입으로 고스란히 들어오고, 사파기금 10주년 맞이로 만든 푸른색 우산은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잘 지내는가, 잘 지낸다는 무뚝뚝한 인사말로 끝내고 나왔습니다.

녹색병원은 멀었고, 전철은 붐볐고, 퇴근길의 노동자들 표정들은 무표정하니 피곤하였습니다. 갑자기 <닥터 지바고>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1917년 혁명이 일어난 후 러시아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무표정하고 지쳐있고 질린 표정. 소설가가 가진 관점이기도 했고, 혁명은 쉽게 오지 않는다는 해석도 가능하겠고. 노동자투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김형수지회장에게, 사무실 근처에 잘하는 초밥집의 초밥을 배달하려고 했는데 ‘미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비오는 거리, 살짝 ‘탈주’하여 식당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정세에 관한, 거통고 고공투쟁에 관한, 거통고 이후 투쟁에 관한. 오랫만에 긴 대화 서로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그리고 건투를 빕니다.

2025.6.22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세종호텔농성장 방문 사진만 있음)

사파기금의 10년의 연대자,
열린 자세로, 사파기금과 함께 연대하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벗이 되기 위해 무지 애썼던,
소설 쓰는 노동자 고 조해일 선생과의 인연과 기억을
나누는 조촐한 자리를 마련합니다.
–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 권영숙

시간: 2025년 7월 5일 (토) 오후 4시-6시
장소: 서울 용산가족공원 공동체텃밭 옆 정자

모이는 이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에서 함께 한 연대자들과 노동자들, 조해일을 다르게 기억하고 싶은 이들.
참가방식: 각자 조해일과 추억 한 조각, 그의 소설이나 페이스북의 글 한 조각을 준비해 나눕니다.
참가비: 대략 추렴, 와인 안주등 물품 환영
문의: sapafund@gmail.com

주최: 사회적파업연대기금, 그리고 고 조해일의 벗들

또 한명의 김용균이라고 했습니다.
김용균이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근무하다 일터에서 기업살인을 당한후, 한국 사회는 잠시 관심을 가졌고, 당시 문재인 정권은 이런 죽음은 막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중대재해법도 공방 끝에 입법했습니다.
하지만 그 법은 김용균에겐 해당하지 않는 법이었습니다. 법은 허술했고, 법의 집행은 더욱 허술했습니다. 태안발전소에서 김용균을 더이상 만들지 않겠다며 정부와 노조, 노동단체들이 모여서 만든 후속조처들은 흐지부지됐습니다.

그리고 자본은 이 모든 허술함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만 지나면 된다는 것, 이른바 촛불정권도 노동에 관해서는 ‘시늉’이상은 하지 않는다는 것 다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노조도 별 수 없다는 것까지도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자본은 기업에 대한 ‘근로감독’이 미치는 범위 저 바깥에 노동을 배치하면 그 뿐입니다. 태안발전소의 1차 하청회사는 다시 재하청회사에 일을 나눴습니다. 김충현은 2차 하청회사에서 일을 했고, ‘동일 노동’을 했지만, 이는 김용균 죽음이후 ‘죽음의 외주화’를 말하면서 감시와 감독의 영역에 있던 1차 하청관계 밖이었습니다. 이는 노동단체조차도 노조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입니다. 그날 6월6일 첫 서울 추모제에서는 그런 발언이 있었습니다. 몰랐다고. 그렇게 되고 있는지 몰랐다고.

박근혜 탄핵후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자 기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만납시다” 라며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오 속에서 함께 피켓을 들고 있다 며칠 뒤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 김용균은, 2025년 윤석열 탄핵을 위한 광장에 나가며 광장의 민주주의가 노동을 위한 민주주의인양 구호를 외치고 이재명의 <기본소득>을 생애 마지막 읽던 책으로 남겨둔 김충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해결을 위한 구호도 똑같습니다. “대통령이 문제 해결에 나서라”.
과연 한국의 정치적 민주주의가 자본의 이해를 넘어서 맞짱 뜬 적이 있나요? 혹은 정부의 감독을 받는 태안발전소가 정부가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책임을 미루는데, 과연 이것 자체가 가당키나 하나요? 눈가리고 아웅입니다.

결국 상황은 비슷하게, 아니 더 후퇴하며 진행되었습니다.
6월6일 첫 추모제에는 민주당 국회의원이 둘씩이나 연단에 올라서, 미안하다, 국회가 뭔가 좀 해보겠다, 기다려라는 식의 발언을 했습니다. 김용균이 문재인 정권하에서 죽었고, 문재인이 해법이라고 내놓은 것들이 전혀 김충현의 죽음을 막지 못했는데도 말입니다. 이것도 윤석열과 반민주, 내란세력의 탓인가요.

하지만 다들 참 조용했습니다.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가 뒷줄에서 소리쳤습니다. “그 입 다물라!”라고. 그리고 앞에서도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줄 서서 헌화들을 하고, 대통령실로 행진했습니다. 삼각지에 이르러 갑자기 경찰이 인도와 차도 사이에 도열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행진 대오는 어느새 인도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아무도 군소리, 큰소리 내지 않았습니다. 사파기금 권대표가 다시 소리쳤습니다. “경찰 뭐하는 짓이냐”, “이게 행진이냐”라고. 그러나 옆에 행진하던 이들은, 소리내지 말고 가지 하는 표졍이었습니다.

결국 이재명 정권 들어서고 첫 노동집회는 대통령실 정문 앞이 아니라 맞은편에 대오가 앉아 집회를 열기 시작했습니다. 발언들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몇 명의 대표가 ‘항의’서한을 들고 대통령실로 갔다고 합니다. 사파기금의 대표와 위원들이 떠날 무렵 공원의 끝자락에 말쑥한 양복쟁이들이 길 건너 나타나고 경찰이 빙 둘러쳤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공공운수노조위원장등 노동쪽에서 서한을 그에게 전달했습니다. 알고보니 바로 비서실장이었습니다. 권대표가 다시 한마디 뒤통수에 날렸습니다. “이게 무슨 항의 방문이고 서한 전달이냐”라고. 대통령실에서 나와서 서한을 받았으니 ‘예의’차린 것이라고요? 글쎄요. 이도 눈가리고 아웅 같았습니다.

여하튼 고 김충현의 장례는 치렀습니다. 유족이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투쟁은 계속 된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아무 말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6월19일부터 농성에 돌입한다고 하더니, 대통령인지 민주당인지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하자, 6월19일은 농성투쟁 첫날이 아니라 ‘촛불’ 집회가 되었습니다.

과연 노동은 ‘김용균’의 죽음을 막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2025. 6. 21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세종호텔노조의 고공농성이 100일이 됐습니다. 윤석열의 12.3 계엄이 국회에서 해제되고 광장이 응원봉의 물결로 넘실대는 때, 고진수 지부장이 바로 일터앞 철제 구조물에 올랐습니다. 그후 세상이 뒤집어진듯 윤석열은 대통령직 탄핵됐고, 조기대선을 위한 선거운동이 한창 진행중이지만 고공농성은 100일을 맞았습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2025년 5월 23일 고공농성100일 집회에 참석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사파기금 운영위원이기도 한 고진수 동지와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어두운 곳, 비가 내리는 가운데 찍은 첫 사진입니다.

많은 이들이 모였습니다. 다음날 아침까지 1박2일 텐트를 친다고 했습니다. 깃발들도 많이 나부꼈습니다. 공연도 제법 펼쳐졌습니다. 무대 쪽은 매우 흥겨웠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사파기금은 집회 가장 맨 뒤에 자리 잡았습니다. 바로 고진수 동지가 고공농성 하는 곳과 거의 일직선이 되는 곳. 그 곳에서 붙박이처럼 3시간 내리 집회 동안 비도 가끔 맞으면서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살폈습니다, 고공을. 슬쩍 훔쳐보듯이 봤습니다. 마음이 고공을 넘어 닿았을까요.

고진수 지부장은 아직도 페이스북 자신의 담에  2월15일 고공에 오른후 광장의 사람들이 당도했을 때 했던 발언을 고정시켜두고 있습니다.
“윤석열 끌어내리고 다시 만날 세계는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온갖 차별이 없는 세상” 이어야만 합니다. 지금의 연대가 더 넓게. 더 강고하게. 더 단단하게 이어진다면 가능합니다.”
그것은 중요한 요구이고 당위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파면’과 정리해고, 비정규직 ,차별 없는 세상 사이에는 만리장성이 있습니다. 윤석열을 파면하고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에도 단지 연결조사 이상의 심연이 가로지릅니다. 지금 대선 과정이 그 증거입니다.

선거는 광장의 모든 다양성을 자신의 것으로 삼아버린 한 명의 후보 중심으로, 그리고 선거 유세는 광장의 많은 진보적인 외침마저 죽이고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미 탄핵국면에서도 예상할 수 있었던 모습이었습니다. 바꾸지 못했습니다. 해서 소위 광장의 압도적인 승리가 이뤄진다고 정리해고, 비정규직, 차별없는 세상이 쉬 오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또 죽쒀서 개 주는 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싸우겠다는 결의가 있습니다. 그 결의가 연대와 힘 합쳐 좀 더 원칙과 배짱으로 뭉치면 더 큰 힘이 됩니다. 민주당에게 구걸하고 읍소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요구하고 압박하는 투쟁을 해야할 때입니다. 민중이 두려운 존재가 될 때, 제도권 정치세력은 언제나 굴복하고 양보했습니다.

저 고공에서, 가장 열악한 곳에서 악으로 버티는 저 결의가 지금 그것을 매일 매일 우리에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2025.5.27
사회적파업연대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