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노동재난연대기금 이어쓰기] 재난 약자를 위한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배성윤 직장인
사회적파업연대기금에서 코로나19의 사회적 재난속에서 더욱 변방에 몰린 노동 약자들을 지원 연대하는 ‘코로나19노동재난연대기금’ 조성에 나섰다. 코로나19노동재난연대기금의 제안 취지를 소개하고, 이어 기금 제안에 동참하고 나선 각계 각층 다양한 참가자들이 각자의 위치와 시선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노동재난연대기금에 대한 생각들을 연대의 글이어쓰기로 연속 게재하기로 한다.
(연대의 글 이어쓰기는 프레시안에 연속 게재되었습니다. 프레시안 기사 보러가기)
나는 지난 두달 동안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바이러스는 평등하지만, 고통은 평등하지 않다”는, 화두를 안고 살아왔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코로나19노동재난연대기금’ 제안서의 기본 출발점이다. 한마디로 ‘노동없는 민주주의’는 ‘노동의 불평등’으로 심화되었고, 우리 사회는 민주화이행이후 갈수록 더욱 불평등한 사회가 되었다. 그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앞에서 노동자 민중이 받는 고통 또한 매우 불평등한 현실이다.
사실 몇 년전에 ‘기본소득’ 개념을 알았고 그 매력에 푹 빠졌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페이스북 ‘기본소득네트워크’ 그룹에도 가입하고 그랬었는데, 2년 전에 탈퇴했다. 일부 좌파 진영에서 한국 사회의 비효율적인 선별복지를 비판하며 보편복지를 주장했었지만, 정부는 굳이 선별복지를 고집해 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난 속에 고통은 평등하지 않은 현실이다. 현 정부와 일부 지자체는 오히려 ‘보편기본소득’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전국민긴급재난지원금’을 들고 나와서는 이를 통해서 ‘소비’진작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의도하고 있다.
2년 전에 기본소득에서 보았던 것이, 바로 지금 정부가 자본을 위해서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모습이었다. 긴급재난 앞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이라고 이름을 붙이면서도, 경기 부양책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는 것. 자본주의 경제를 살리는 것이 바로 기본소득이기도 하다는 것. 하지만 이렇게 되면 운동에서 계급적 관점은 내다 버리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가려주고, 자본순환에 기여하는 기본소득이 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 불평등의 구조를 건드리지 못하고 오히려 희석시켜버리는 기본소득론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전세계적으로 이미 가난한 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스러져 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재난에 취약계층은 또 얼마나 죽어나갈지 짐작하기 두려울 정도다. 이런 불평등 앞에서 우리는 ‘기본소득’ 배급을 이야기하며 재난의 현실에 ‘눈가리고아웅’하며, 자본의 순환에 기여할 소비의 기대감에 젖어있다. 기본소득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어떤 소비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전부다.
지금은 오히려 재난을 직접적으로 겪고 있는 이들에 대해 선별적이고 직접적인 생존 지원이 필요한 시기이다. 국가가 이렇게 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해야 한다. 그 수단이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에 대한 사회적 연대를 해왔던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기에, 불평등한 노동현실로 인한 취약계층의 사람들에게 밀어닥친 노동재난 앞에서 ‘노동재난연대기금’으로 직접 연대하고 함께 다른 세상을 꿈꾸고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들 이야기한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달라질 것이라고.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거지같이 기본소득 몇 십만 원을 구걸하는 세상일지도 모른다. 지금 노령연금으로 살아가는 노인들처럼, 최저임금으로 살아가는 n포세대처럼.
기본소득이 혁명적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일인당 월 최소 50만 원 이상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도 사실은 자본주의 틀을 유지하면서는 생활소득이 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혁명적 의미를 가지는 기본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혁명적 상황을 이루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이런 혁명적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연대하고 투쟁해서 급진적인 변화가 가능한 상황을 쟁취해내야 할 것이다. 즉 기본소득은 정책 또는 방법이 아니라, 투쟁의 결과로 얻어내는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낭만주의자들은 성과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길이 될 수 있다고, 달콤하게 호도하고 있다.
지금 기본소득을 소비하는 것에 만족하며 ‘거지’근성에 젖어들면 노동계급과 이 사회의 민중은 결국 ‘거지’꼴이 될 것이다. 지금 달콤한 기본소득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피땀 흘려 번 돈을 나누어서 직접 연대하겠다는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연대 정신을 수평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기본소득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받은 돈이 실은 노동의 불평등으로 착취당해왔던 취약계층에게 선별적이고 직접적으로 지원되어야 할 돈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기본소득으로 받은 돈을 직접 연대에 사용할 것을 제안하는 흐름에 동참한다. 전국민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받은 기본소득, 그 돈은 우리 모두가 동시에, 직업유무, 직업의 사다리, 소득과 재산에 상관없이 받아야 할 돈이 아니다. ‘연대기금으로 내놓아 달라’고 외치고 싶다. 그 돈을 모아, 그 힘을 모아, 직접 연대하고 직접 투쟁하고, 그리하여 코로나19 이후 다른 세상을 꿈꾸어 보고 만들어 보자고 말이다.
* 코로나19 재난의 불평등에 맞서는 사회적연대! 코로나19노동재난연대기금 참여방법
1. 링크 신청: https://vo.la/0TZ0
2. 직접 이체: 국민은행 012501-04-230247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주관: 사회적파업연대기금 (sapafund@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