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12월 말,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모금에 동참하신 김영주님이 사파기금의 페이스북 그룹 담벼락에 남기신 소회입니다. 노동자임에도 스스로를 노동자로 생각하지 않는 ‘시민’들에게 한 말씀).

방금 ‘사회적 파업 기금 연대(사파기금)’ 국민은행 640601-04-018750 정재권(비없세) 으로 자동이체를 신청했다. 타행이라고 계속 할 수 없다고 해서 2019년까지 해놓았다. 든든하게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지지선이 되기 위해서 해야만 할 일이기에 말이다..

나는 해당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들도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노동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 이 나서서 도와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우리들의 삶을 좀 더 질적으로 좋아지게 만들어주기 위해 사회적 구조를 바꾸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페친들은 좀 함께 해주기를 간곡하게 원해본다.

자동이체를 신청하고 오니 참으로 기분이 좋다. 마치 부자라도 된 양 뻐기고 싶어지기까지 하다. 사회적 약자인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래서 기분이 좋아진다. 앞으로도 이렇게 나마 기금 연대라도 해서 고통을 조금이라도 나누어지고 싶다.

(댓글들)

  • 허걱^^;;;2019년~~~ 내 나이 마흔샛….그때 난 뭐하고 있을까여??열심히 살아야겠다.
  • 전 후원하는곳이 마나요 ㅠㅠ
  • 사파기금도 여력이되면 매번은 못해도 송금할수 있도록계좌메모해두겟슴다
  • 우리 모두 아주 열심히 살아야 해요. 그런 책무들이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노동형제들은 가슴에 새겨넣어야 할거예요.
  • 나도 주제 넘게 너무 많아요. 그래도 또 보탰어요. 그러니 더 기분이 좋아요.
  • 우스운 이야기 하나 할께요. 시국 선언으로 신문에 갑자기 파면 운운 하는 기사를 봤을 때 다른 것보다 먼저 떠오른 것이 자동이체한 곳과 CMS 한 곳에 어떻게 연락을 하고, 그곳들은 이제 어떻게 도와야 하지? 이게 먼저였다니까 남들이 정상이 아니라네요. 그래도 그랬어요. 그게 가장 걱정입니다. 내가 보탤 수 있을 때 정성을 다 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지요. 오늘은 참 기분이 좋은 날입니다.
  • 홍세화의 “생각의 좌표” 책에서 자기 존재를 부정하는 교육을 계속 받아서 그렇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자기 존재를 찾아가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아자!
  • 김선생님! cms로 신청했는데 수수료가 많이 떼어지나요? 자동이체로 변경하는게 나은건가요?
  • O동지, 자동이체가 훨씬 좋아요. 수수료가 액수가 커지면 장난이 아니랍니다. 꼭 자동이체로 다시 돌리셔요.
  • 알겠습니다…^^*
  • 쌤 저도 회사 부도 낫을때 그걱정을 햇답니다. 허지만 뭐 실업급여 받고 또바로 회사 법정관리로 돌아가서 다행이엇어요. 정말 벌이가 업어지면 바로 그문제가ㅠㅠ
  • 저도 선생님처럼 그렇게 긴시간 하고 싶은데….일단 오십이 될때까지만 향후 5년은 자동이체 신청 해야겠습니다.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오늘은 2012년 1월초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페이스북 그룹 담에 올려주신 김이찬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이름 앞부분인 ‘사회적’이라는 말을 너무도 잘 해석해주셨습니다).

나는 사회적 파업 연대기금에 참여한 모든 분들을 (감히…)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동자들은, 권력의 우위에 있는 사용자들의 부당한 횡포가 있을 때, 비굴하게 굴복하기를 강요당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니가 힘이 없으니 참아라… ‘ 이런 속에서도, ‘노동자=사람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소모하고 용기를 내어 파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현행 권력에 의해 의도적으로 고립된 싸움’들의 소중함을 발견하고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작은 공장 노동자들의 고립된 파업이 ‘사회적’임을 안다.
그들은, 노동자들에 대한 정교한 자본의 지배구조가 ‘정치가들을 뽑는 선거’ 따위에 의해 해결될 수 없음을 안다.
그들은, ‘먼 곳에서 고담준론을 펼치는 것의 무의미함을 알며, 싸우는 사람들 옆에서 같이 버티려고’ 분투한다. 외롭게 싸우는 사람들에게 멋진 말을 내뱉기보다, 그들 옆에 자신의 몸을 갖다놓는다.
그 파업들이, 곧 자신의 것이고, ‘사회적’ 인 것임을 안다. 이 것이 당사자들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차, ‘자본이 인간의 삶을 노예처럼 지배하는’ 구조에 균열을 일으킬 불씨이며, 그 불씨를 지키고, 작은 불씨들을 연결하기 위해 몸을 쓰고, 다리품을 팔아야한다는 것을 안다.

얼굴도 모르고 말을 붙여본 적도 적지만, 사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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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들)

  • 왠지 뭉클…
  • 너무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우리 멤버들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모금에 참여 하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와, 여기 또 한사람 통하는 사람이 생겼구나. 참 기쁩니다. 어서 오세요.
  • 사회적파업연대기금에서 맨앞 글자, 즉 “사회적”의 의미를 정말 정확히 해석해주었네요. 공감해주고 뜻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어 갑자기 맘도 좋아집니다. ….누군가 제게 왜 ‘사회적’ 파업연대기금이냐고 여러번 물었는데, 이 해석이 제 뜻과 가장 가깝다싶습니다.. Ichan Kim/ 고마워요 좋은 글…^^
  • 어… 쑥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사실, 마지막에 제 마음속에 켕기던 한 줄이 빠졌군요. “그들 (사파기금 사람들) 은 알뿐만 아니라, 느끼고, 변화하며, 자기 몸을 움직여 한다. ” 나는 그렇게 못하잖아요.
  • ㅎㅎ 김이찬 님, 파이팅!!^^

윤엽의 용산참사 소재 판화, "여기 사람이 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8412

매일노동뉴스, 기획연재, 2011-12-24

세밑에도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달 현재까지 파업과 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기투쟁사업장만 52곳이다. 절반 이상은 교섭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이들의 요구와 새해 바람을 들어봤다.

대우자판 세일즈맨 김진필씨 “가장 힘든 오늘이 희망의 증거”

공공운수노조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6월 서울 혜화동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합창을 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김진숙과 김진필, (이름이) 한 끗 차이잖아요. (웃음) 근데 희망버스가 한진중공업으로만 가는 걸 보며 좋기도 했지만 서운하기도 했어요. 버스를 붙잡을 수도 없고….”

지난해 말 한진중공업이 정리해고를 통보할 무렵 인천에서도 대규모 정리해고가 발생했다. 국내 유일의 자동차판매 전문회사이자 인천의 향토기업인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가 전 직원 572명 중 388명을 정리해고했다. 대우자판은 퇴직금은 고사하고 체불임금을 반납할 경우 정리해고 대

전북고속지회의 파업이 25일로 382일째에 접어들었다. 사진은 올해 3월 전북버스 노동자들이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 앞에서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모습. 공공운수노조 전북고속지회

상자 선정시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방침을 정해 노동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어 올해 1월 금속노조 대우자동차판매지회는 인천 부평 본사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은 이달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농성자 중에는 20년차 세일즈맨 김진필(48)씨가 있다. 김씨에게 대우자판은 첫 직장이자 유일한 일터였다. 김씨는 “희망버스를 통해 정리해고의 문제점이 알려지는 건 좋았지만 한진과 비슷한 상황임에도 관심을 적게 받는 것이 서러워 조합원들과 함께 많이 울었다”고 했다. 김씨는 최근 경찰에 자진 출두하면서 지난 8년간 맡아 온 지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다행히 인천지법은 검찰이 김씨에게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입사 후 열심히 차만 팔았어요. 근데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현 경영진이 들어서면서 지난 10년간 해마다 사측과 싸워야 했어요. 노조간부는 투사 같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줄 알았는데, 노조를 돕다 동료들의 추천을 거부하지 못해 지회장이 됐죠.”

김씨는 “가정과 일터를 지키고 비상적인 것을 상식적으로 만들기 위해 피하지 않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면서 “노조활동을 하면 소위 ‘운동권’이라고 부르던데, 막상 활동을 해 보니 운동할 시간이 없어 노조가 가장 비운동권적인 조직인 것 같다”고 웃었다.

현재 대우자판 임원들은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주가조작과 외환관리법 위반 등 부실경영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93년 창사 이래 적자 없이 운영되던 대우자판은 이동호 전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무리한 사업다각화 추진이 화근이 됐다. 결국 대우자판은 공중분해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대우자판을 3개 회사로 분할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그런 와중에 이 전 대표이사가 대우자판 하청업체 회장으로 취임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는 “이 전 대표가 대우자판을 놓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부실사업을 강행한 것이 부도의 핵심 이유”라며 “무능한 경영진의 잘못을 노동자에게 전가한 불법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말부부다. 가족은 창원에 산다. 올해 농성 후 체포영장이 발부돼 밖을 나가지 못해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 옆에 있어 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그의 새해 소망은 투쟁에서 이겨 가족여행을 가는 것이다. 김씨는 “해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고 추운 것처럼 힘들었던 올해가 내년 승리를 위한 희망이 될 것”이라며 “조합원을 비롯한 다른 장기투쟁 사업장 동지들도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국립오페라합창단원 “속고 또 속아도 희망 놓지 않아” 

노동계 투쟁현장에서 오페라 성악가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건 공공운수노조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지부장 문대균) 조합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말 갑작스런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로 불거진 이들의 투쟁은 2009년 6월 일단락되는 듯했다. 단원들은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오페라단으로부터 최대 3년간 임시로 정한 곳에서 성실히 일하면 향후 안정된 조건을 갖춘 상설기구를 설립해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단원들은 2009년 오디션을 거쳐 사회적 기업으로 설립된 나라오페라합창단에 입사했다.

그러나 이들은 올해 4월 다시 거리로 나서야 했다. 나라오페라합창단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던 지원이 끊겼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4월까지 한시적으로 예산을 지원해 줄 테니, 이후 어떤 단체행동이나 이의제기도 안 하겠다고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도저히 응할 수 없는 확약서였다.

3년 안에 예산을 받아 정규직 합창단을 만들어 주겠다던 문광부는 2009년부터 단 한 차례도 관련 예산을 국회에 올리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민주통합당을 통해 새 합창단 설립을 위한 예산을 국회 문광위에 증액 예산으로 올려놓았다.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조합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문광부의 서명에 응하지 않은 단원 12명은 올해 4월부터 다시 투쟁을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 혜화동 문광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주일 내내 연대현장에 다닌다. 문대균(34) 지부장은 한 대학 특강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유명한 사람 불러 특강하려고 하지 말고 1년에 한 번이라도 노조와 관련된 분들을 초빙해 강연을 들어 보세요. 회사를 다니면서 언제 해고를 당할지 모르는 세상이 아닙니까.”

문 지부장은 “대학교 다닐 때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했다. 정치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저 노래 부르는 것이 좋았고 선배들과의 술자리가 좋았다. 집회하는 사람들 때문에 차가 막히면 “도대체 왜들 저러시나”하는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현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억울한 사연이 없는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문 지부장은 “인원이 부족해 제대로 된 공연을 보여 드리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구두약속이긴 했지만 3년 안에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는 합창단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거든요. 그걸 믿었는데, 너무 바보 같았던 거예요. 우리처럼 또 그렇게 바보처럼 당하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어요.”

국립오페라단은 2002년 창단될 당시 2003년에는 정규직화될 것이라고 공고한 뒤 합창단원을 모집했다. 그렇지만 단원들은 7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했고, 결국 합창단도 해체됐다.

“이명박 대통령도 공약 지킨 게 하나도 없잖아요. 약속이 더 이상 약속이 아닌 시대가 된 거죠. 대통령이 그렇다 보니 공무원까지 그런 것 같아요.”

문 지부장의 새해 소망은 단원들과 함께 무대에 복귀하는 것이다.

“다음주면 국회에서 내년 예산이 결정됩니다. 문광위에서 예산이 증액된 사업만 700개가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확률은 반반인데 잘됐으면 좋겠어요. 이젠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버스 최장기 파업 전북고속지회 “생계투쟁·법정투쟁에 악전고투”

정인철(49)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전북고속지회 부지회장은 올 한 해 버스 운전대를 잡지 못했다. 버스노동자가 된 지 1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회는 지난해 12월8일 전북지역 7개 사업장 지회와 함께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인정과 사무실 제공·조합비 공제 등을 요구했다. 전북고속을 제외한 전주시내버스 5개사와 부안스마일교통 노사는 올해 4월26일과 27일 잇따라 잠정합의했고, 6개 지회는 5월2일 업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전북고속 사측만 유일하게 합의해 주지 않았다. 정 부지회장은 “이렇게 파업이 길어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길어야 2~3개월 정도면 끝날 줄 알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북고속에 복수노조가 생긴 이유는 기존 노조 위원장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 정 부지회장은 “지난해 임원선거 이후 노조 위원장이 징계위원으로 참여하는 징계위에서 3개월 동안 100여명의 조합원이 징계를 당했다”며 “노조 위원장 불신임투표를 했으나 11표 차이로 성사되지 못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25일로 파업 382일째. 사측은 복수노조가 허용된 지난 7월부터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했다. 이후 노조의 교섭요구에는 “교섭대표노조와 임금협약을 체결했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조합원 173명 중 143명이 파업에 동참했고 현재 79명의 조합원이 남아 있다. 투쟁기간 동안 사측은 무려 76건의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제기했다. 변호사 선임비 수천만원은 빚으로 남았다. 정 부지회장은 “요즘은 눈만 뜨면 법원에 가는 게 일”이라고 말했다. 지회는 최근 회사에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업무복귀 후 징계를 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복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사측은 먼저 업무에 복귀한 후 성실하게 근무하는 사람에 한해 징계양정을 참작하겠다고 했다. 지회가 현장에 복귀할 명분조차 주지 않은 셈이다.

가장인 이들은 대부분 생계투쟁을 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거나 건설장비 보조로 일한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며 하루 벌어 하루를 산다. 너댓 명의 지회 비상대책위원까지 생계투쟁을 하고 있다. 마땅한 생계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정 부지회장은 지난 7월부터 집에 돈을 갖다 주지 못했다.

“집에서는 난리도 아니죠. 가족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생활을 근근이 이어 가고 있어요.”

그는 상급단체에 대한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조합원을 관리하고 투쟁을 계속하기 위해 비상대책위 간부에 대한 생계비만이라도 지원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정 부지회장은 강정식 지회 법규국장과 함께 최근 민주버스본부 임원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버스본부 새 집행부가 본부를 잘 이끌어 주기를 바랍니다. 내년에는 동지들과 함께 업무에 복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바람은 없어요.”

그는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79명의 조합원이 남아 있다는 사실 그 자체”라며 “조합원 79명이라는 숫자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성 1천500일 앞둔 학습지교사들 “끝까지 간다”

지난 21일 저녁 서울시청 광장 앞. 크리스마스 캐럴과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 뒤로 10여명의 사람들이 행사를 하고 있었다.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지부의 문화제였다. 지부는 재능교육 본사가 있는 대학로 집회가 불허돼 시청으로 거점을 옮겨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1천462일. 투쟁 날짜를 말해 주듯 빛 바랜 현수막은 칼바람에 정신없이 나부끼고 있었다. 눈물이 많아 별명이 ‘수도꼭지’인 유명자(43) 재능지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내년엔 반드시 투쟁승리 보고대회를 열고 기뻐서 나오는 눈물을 흘리겠습니다.”

유 지부장은 대학 졸업 후 광고사진을 찍었다. 그러던 중 카메라를 마련할 돈을 벌기 위해 98년 재능교육에 입사했다. 그의 꿈은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였다. 그런데 그는 아직도 카메라 구입비용을 마련하지 못했다. 2007년 불합리한 수수료 제도에 대해 단체협약 재협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해고됐다. 이후 거리에서 4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

학습지교사는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다. 사측은 이를 빌미로 지부의 모든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농성장 곳곳에 “학습지 교사는 노동자다”, “노동기본권 보장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는 이유다.

“기륭전자를 보며 어떻게 1천일을 싸울 수 있을까 했는데, 저희가 반복학습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투쟁이 길어지면서 연대하는 동지들에게 자꾸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참 미안해요.”

14번의 천막 철거와 다양한 손배가압류, 용역의 폭행과 성희롱, 건강악화…. 거리에서 4년을 보내는 동안 유 지부장의 일상은 파괴됐다. 농성장을 지키려다 보니 마음 편히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었다. 야만의 시간을 견디면서도 그는 “얻은 것이 많다”고 했다.

“학습지교사의 불합리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조에 가입했고, 투쟁을 하면서 사람을 얻었어요. 무엇보다 노동자로서 계급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어요.”

“법외 노조는 말이 되지만 불법 노조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 지부의 투쟁이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법외 사각지대의 다양한 특수고용노동자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게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유 지부장은 재능교육의 투쟁이 단순히 비정규직 여성들의 불쌍한 장기투쟁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투쟁에 승리해 연대해 준 노동자들에게 빚 갚기·길거리 대신 방에서 잠자기·낡은 카메라 들고 제주도 여행하기·좋은 사람 생기면 연애하기…. 그가 꼽은 새해 소망 리스트다. 유 지부장은 “현장에 복귀해 아이들과 만나 행복해지는 법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지금 힘들어서 포기한다고 해도 이후 노동자로서의 제 삶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도망갈 곳이 없는 만큼 끝까지 싸워 당당하고 자신 있게 살 겁니다.”

김은성 기자, 조현미 기자

[상자기사] 사회적 파업 연대 기금 SNS 모금 눈길 

최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파업 연대기금을 모으는 움직임이 생겨 관심이 모아진다. 사회적 파업 연대기금(85기금)이 대표적이다. SNS를 통해 연대기금을 모으자는 움직임은 지난 7월 시작됐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페이스북 네트워크그룹을 만들어 기금을 조성했다. 그 결과 8월에 한진중 정리해고철회투쟁위원회(정투위)에 2천만원을 지원했다. 한진중공업 노사 합의 이후에는 장기투쟁 사업장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에 500만원을 지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장투사업장 후원주점을 열었다.

이들 SNS그룹은 제안문을 통해 “김진숙과 한진의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적 연대의 증거로 ‘사회적 파업 연대기금’을 만들고자 한다”며 “자본과 국가권력에 맞서 이를 하나의 제도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지속된 노동배제와 신자유주의의 쓰나미 속에서 노동자들의 파업권은 사실상 거세됐다”며 “연대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기금은 시민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운용된다. 희망버스 기획단을 꾸리고 있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비없세)’가 기금을 관리한다. 주로 노동자들의 투쟁기금과 그 가족들의 생계지원금으로 사용된다. 자세한 내용은 페이스북(facebook.com/JINSUK85·facebook.com/groups/JINSUK85fund)과 트위터(twitter.com/85FUND)를 참조하면 된다. 모금계좌는 국민은행(640601-04-018750·비없세 정재권)에 개설돼 있다.

김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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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womennews.co.kr/news/51833

여성신문 1165호 [사람들] 2011-12-23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제안한 권영숙 박사
“노동자들이 돈 앞에 스러지지 않을 사회적 연대 운동 필요”

 

▲    ©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파업을 하고 기계를 멈추더라도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굶으며 살 수는 없다. 노동자들이 돈 앞에 스러지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지난 7월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노동자들의 투쟁기금과 그들의 가족 생계비 지원을 위한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하 사파기금) 운동이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파기금을 처음 제기한 권영숙(46·사진) 박사(사회학)를 20일 서울 혜화동 학습지노조 재능지부 집회장에서 만났다.

한겨레신문 기자로 6년간 근무했던 그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사회운동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2008년 귀국했다. 현재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노동과 인권에 대해 가르치며 사파기금도 지원 중이다.

권 박사는 “노동법 개정이 이뤄지며 ‘무노동무임금’이 법에 명시된 이후, 파업 중 개인들의 생계는 노동자의 몫이 돼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파업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업무 방해, 손해배상 소송 등 민사소송에 휘말리며 재정적 어려움이 배가 된다. 권 박사는 “민주주의 진행 과정에서 노동이 배제돼, 노동의 파업권을 시민적 권리로 보는 사회적 연대운동이 필요했다”고 강조한다.

2차 희망버스에서 권 박사의 사파기금 제안 이후 7월 19일부터 26일까지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비없세)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고 페이스북 내 그룹, 블로그,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호응이 좋아 1개월도 채 안 된 8월 11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철회 투쟁위원회에 2000만원, 11월 11일 학습지노조 재능지부에 500만원의 기금을 전달할 수 있었다. 12월 초에는 주점을 열어 총 모금액은 5000만원을 넘어섰다. 다른 기금에 비해 총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참가자들의 생각이 담긴 작은 돈이 풀뿌리 방식으로 모아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권 박사는 “누구나 비정규직, 실업자가 될 수 있는 현실에서 사파기금은 자신을 위한 저축과도 같다”고 풀이했다.

사파기금에는 여성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특히 얼마 전부터 여성 참가자들은 ‘희망토시 짜기’ 이벤트를 시작해 사파기금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권 박사는 “자신의 관심과 취향대로 연대 방식을 만들어내는 여성들의 아이디어가 정말 기발하다”고 덧붙였다.

‘진숙85기금’으로 출발했던 사파기금은 상시적·규칙적 기금 모으기 캠페인도 벌이며 장기투쟁 사업장에 대한 든든한 사회적 지원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금 계좌: 국민은행 640601-04-018750(예금주 정재권·비없세), PAYPAL 계좌: bijeonggyu@gmail.com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운동에 동참하시는 분들을 위한 안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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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역사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뜻은 2011년 7월 2차 희망버스가 끝난 직후 페이스북의 한 담벼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추운 겨울이었던 2011년 1월 6일  35미터 크레인에 올라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김진숙 씨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장기투쟁을 지지하고자 하는 마음을 모아 Young-sook Kweon님이 최초로 제안한 것이 시초였습니다.

김진숙을 위한 ‘사회적 파업기금’ 조성을 위하여,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면… 

작성: Young-sook Kweon 2011년 7월 17일 일요일 (문서 링크 http://goo.gl/o3XGh )

이후 이 제안에 공감하고 동의하는 분들이 7월 22일 페이스북에 페이지를 만들었고,  이어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페이스북 그룹(7월 26일)과 트위터 계정, 블로그 웹사이트 등을 차례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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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참여 및 운용현황

이렇게 해서 시작된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운동의 주요현황은 2011년 12월 4일 현재 다음과 같습니다.

  •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신 분 1,385명
  • 그룹 가입 회원수 1,489명
  • 총 모금액   47,015,625원

에 달합니다.

그리고  지난   8월 16일  한진정투위(한진중공업 정리해고철회 투쟁위원회)에 2천만원의 기금을 전달하였고, 11월 11일 비정규직 장기투쟁사업자인 ‘재능교육’에 500만원을 전달하였습니다. 2011년 12월 3일에는 재능교육, 쌍용자동차 등과 함께 ‘장기투쟁사업장을 위한 사회적파업연대기금 후원주점’을 을지로입구 태성골뱅이에서 열었습니다. 그리고 2011년 12월 23일 다음 희망버스가 가야할 곳인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철회투쟁, ‘희망텐트’에 2천만원을 배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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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문서

이상 저희 그룹과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간략히 살펴 보았습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운동의 취지를 좀더 잘 이해하시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개의 문서를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 김진숙과 희망 만들기 – 사회적 파업연대기금을 모읍시다!

작성: JINSUK_85 2011년 7월 22일      (문서 링크 http://goo.gl/rn212 )

  •  사회적 파업연대기금이란 

작성: 연대기금       (문서링크 http://goo.gl/SWpZ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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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모금을 위한 계좌 안내

1. 모금(자동이체 포함): 국민 640601-04-018750 정재권(비없세)    

2. 해외송금: 국민은행코드(SWIFT CODE) : CZNBKRSEXXX

3. PayPal 계좌: bijeonggyu@gmail.com

4. CMS 자동이체 신청서: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viewform?hl=ko&formkey=dHk2N0hZUWVJd0Y5cHB2aU9hZHcxcVE6MQ#gid=0

(사회적파업연대기금과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 페이스북내 만든 그룹 ‘진숙85기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원문 링크, https://www.facebook.com/groups/JINSUK85fund/doc/265350220149609/
그룹의 문서이기 때문에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 하신 분만 보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면,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지난 2011년 12월 진숙85기금이란 약칭을 떼고 본명찾기를 하여 현재 페이스북 그룹의 이름도 ‘사회적파업연대기금’입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이란>

 

사회적 파업연대기금과 ‘진숙85기금’의 관계에 대해서. 

1. 사회적 파업연대기금과 진숙85기금은 어떤 관계가 아니라 동일한 것의 다른 이름입니다….원제는 ‘사회적 파업연대기금’이고 일명 ‘진숙85기금’이라 붙였지요….일단 사회적 파업연대기금은 일반명사가 아니라 하나의 고유한 운동이면서 또한 그를 위한 주체이기도 합니다…그리고 진숙85기금이라고 약칭을 붙인 이유는 말하자면 당장은 김진숙과 한진중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파업에 연대하는데서 시작하여 이후 노동현장의 정당한 파업을 지원 지지하는 연대기금으로 발전하자는 것이지요….그런 내용이 기금 제안서에 명시돼 있기도 하구요. 

 ‘진숙85’기금의 어원에 대해서. 

2. 김진숙위원은 잘 아시지요? 현재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35미터 크레인 위에서 지난 1월6일부터 지금껏 고공농성중인, 전 한진중 해고노동자이자 부산양산노동조합연합의 지도위원인, 그래서 ‘김진숙위원’으로 불리는 사람… “85”는 그가 오른 한진 중공업 조선소의 크레인의 번호입니다, 85호크레인.. 이 크레인은 8년전 한진 노조지회장 김주익이 올라 128일의 농성후인 129일 스스로 자결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때나 지금 이 두 사람을 크레인으로 올라가게 한 현장의 이슈는 그닥 놀랍지도 않게 동일한 이슈인 ‘정리해고’입니다…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전면화된 1998년이후 한국의 노동현실을 강하게 규정하는 바로 그 정리해고 말이지요.

3. 김진숙과 85크레인은 한진싸움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상징으로 떠올랐지만, 우리 사파기금 역시, 한진 싸움을 ‘쟁의기금’없이, 사회적 고립속에서 분투하는 노동현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봤습니다. 그리고 공권력과 용역뿐 아니라 돈의 폭력앞에서 파업권은 커녕 가족의 생계와 자신의 미래를 완전히 제물로 바쳐야 하는 노동현실의 모습 자체로 봤습니다. 하지만 또한 더 중요하게는 한진노동자들의 싸움은 ‘희망버스’라고 하는 유례없는, 노동에 대한 사회적 연대의 모습을 발현시켰습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의 꿈, 희망버스를 넘어

4. 사회적 파업연대기금은 이런 희망버스를 이어, 단지 한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노동현실, 이 사회와 이행후 민주주의가 배제해왔던 노동에 대해 지속적인 사회적 연대를 만들어가기 위해 발의됐습니다. 일회적인 혹은 사건적인 것이 아니라 노동에 대한 사회적 연대를 노동과 사회가 함께 하는 파업연대기금의 조성을 통해서 일궈나가자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는 당장 파업하는 노동자들뿐 아니라, 이 신자유주의의 반노동적 현실속에서, ‘노동파괴’가 일상화된 노동시장의 조건속에서, 모든 노동자들, 우리들, 노동하는 우리들에게 항상적 잠재적인 공포인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에 대항해서 함께 연대할, 나를 지지해줄 사회적 안전망으로 우리 사회적 파업연대기금이 자리잡기를 꿈꾸는 것이지요.

(아래의 제안문은 2011년 7월 22일, 페이스북에 처음 게시되었습니다.
당시의 제목은 ‘김진숙과 희망 만들기 – 사회적 파업연대기금을 모읍시다!’ 였습니다.
원문의 링크는 https://www.facebook.com/note.php?note_id=234183489947201 )

◌ 왜 파업기금인가?

노동자들에게 고유하게 주어지는 헌법상의 권리인 파업권이 이 땅에 과연 존재합니까? 1987년 시작된 민주노조운동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지속된 노동배제와 외환위기 및 금융위기가 몰고온 신자유주의의 쓰나미 속에서 노동자들의 파업권은 사실상 거세되었습니다. 이는 단지 기업이 고용한 용역깡패들과 이를 비호하는 공권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바로 돈때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파업기금이란 말은 낯설 수 밖에 없습니다. 민주노조운동이 시작된 1987년이래, 노조들은 파업중 ‘무노동무임금’이란 새로운 조항에 맞서 싸우는 데 초점을 둘 수 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파업중인 개인들의 생계는 개별 노동자들의 몫이 돼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은 비참했습니다. ‘무노동 무임금’, 그럴듯한 이미지의 이 표현이 사회 전체를 휘감아 버리면서, 파업 중인 개인과 그 가족들의 생계는 오직 그 노동자 개인의 책임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파업한다고 그들이 인간이 아닙니까? 그들 역시 평범한 이 사회의 필부들, 가장들입니다. 파업을 하고, 기계를 멈추더라도,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굶으며 살 수는 없습니다. 자식들을 키우고 학교에 보내야합니다. 8년전 김주익이 자신의 아들에게 운동화 한켤레를 약속하고 지키지 못한 그 절절한 부정처럼….

하지만 이 땅의 노동은 파업권이란 헌법적인 권리를 가졌음에도, 결국 돈 앞에서 속수무책이었고 스러져갔습니다. 이는 쌍용자동차에서도 유성기업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노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파업은 칼날이 되어 노동자들의 심장을 뚫고 들어왔습니다. 부당한 근로조건과 정리해고에 맞서 파업을 선언하는 순간,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가족들의 생계를 이 파업의 제단 위에 올려놓아야 했습니다. 그리하여 ‘단지 용역깡패와 공권력의 침탈 뿐 아니라’ 돈이 이들의 피를 말렸습니다. 그들을 힘없이 스러지게 했습니다. 사람을 파괴했습니다.

김진숙의 싸움과 한진중공업의 파업도 마찬가지입니다. 6개월의 파업중 정리해고에 맞섰던 이들의 인생은 이미 절단났습니다. 그 과정에서 끝까지 남은 100여명의 조합원들은 자신의 가족들의 생계를 담보로 한 이 파업 내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에 맞선 이 기나긴 싸움에서 이기려면, 이 싸움의 전선에 있는 조합원들과 그 가족들을 ‘악마의 금전’으로부터 지켜내야 합니다. 그것이 곧 파업기금입니다.

◌ 왜 사회적 파업 연대기금인가?

언론뿐만 아니라 청와대를 비롯한 국가기관이 나서서 전방위적으로 옹호하고 있는 한진중공업의 행태! 그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편은 어디에 있습니까? ‘희망버스’는 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건강한 연대를 증명하였고 더욱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국가권력의 비정상적인 자본편들기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은 노동자들과 맞잡은 각계각층의 사회적 연대에서 나옵니다. 지금 이순간 이글거리는 뙤약볕 아래, 그리고 85 호크레인 위에서 반년째 외롭게 싸우고 있는 김진숙 위원과 조합원들의 손을 잡아주는 사회적 연대만이 노동자들을 절망속에서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연대는 노동자를 비롯한 우리 사회 모두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지금, 김진숙과 한진의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적 연대의 증거로써 ‘사회적 파업 연대 기금(일명 진숙85 기금)’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 사회적 파업연대기금은 자본과 국가권력에 대항한 노동자와 손잡은 우리 사회의 저항의 상징이자 연대의 힘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1,2차 희망버스를 탄 사람들만이 85호크레인 위의 김진숙에 관심을 가진 그 모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를 지지하고, 한진사태를 안타까워하고, 노동자들도 이 사회의 성원이라고 생각하는, 그러나 그동안 희망버스를 탈 수 없었던 이 땅의 구성원들은 이제 다양한 연대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간 이 사회, 이 민주주의로부터 배제됐던 노동에 대한 사회적 연대의 표시로서 나의 피같은, 내 노동의 결실인 금전으로 그들의 파업을 지원합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고, 돈보다 귀하다는 사실을 보여줍시다.

김진숙을 위한 사회적 파업 연대기금은 희망버스 기획단을 꾸리고 있는 ‘비없세’(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가 주체가 되어 모금하고 관리하며, 김진숙 위원을 비롯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기금과 그 가족들의 생계지원금으로 쓰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염원하듯이 김진숙이 무사히, 아무 탈없이 자신의 두발로 그 85크레인 계단을 내려오는 날, 우리는 사회적 파업연대기금을 하나의 제도적 장치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또 하나의 희망을 볼 것입니다.

모금계좌: (2012년 이후 모금계좌가 변경되었음을 알립니다.  국민은행 012501-04-230250 사회적파업연대기금)

PayPal :

*해외송금시 국민은행코드(SWIFT CODE) : CZNBKRSEXXX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최초 제안문

 

‎’사회적 파업기금’ 조성을 위하여,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면…..

by Young-sook Kweon on Sunday, July 17, 2011 at 7:57pm

 

파업기금을 아는가? 대체로 서구 노동운동사에서, 노조운동이 전국화 산별화되면서, 파업기금을 조합원으로부터 월단위로 받아 쌓아놓는다. 그리고 파업한다.. 왜냐하면 파업을 하고, 기계를 멈추더라도,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굶을 순 없으니까, 자식들을 키우고 학교를 보내야하니까…

… 근데 한국에선 이 파업기금이 낯설다. 민주노조운동이 시작된 1987년이래, 노조들은 파업중 ‘무노동무임금’에 맞서 싸우는데 초점을 둘 수 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파업중인 개인들의 생계는 각각의 노동자들의 몫이 돼버렸다. 그리고 그 상황은 비참했다. 그리고 갈수록 비타협적이고 적대적인 자본의 교섭불참, 국가의 냉대와 친자본적 태도속에서, 한국적인 노동현상이 돼버린 소위 장투 사업장(장기투쟁 사업장)들에서 이는 특히 심각한 문제였다. 노동은 파업권이란 헌법적인 권리를 가졌으나, 돈앞에서 속수무책이었고 스러져갔다. 쌍용자동차의 사례가 그랬다.

 

그리고 한진중공업 역시 마찬가지… 6개월여의 파업중, 이들의 인생은 이미 절단났다. 그 과정에서 4백여명의 노동자들은 대개 떠나고 끝까지 남은 이들은 100여명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진중 노조지회장 채길용의 야합적 ‘직권합의’도 있었다… 그런 것이다. 파업한다고 그들이 인간이 아닌가, 그들은 평범한 이 사회의 필부들, 가장들, 범인들이다. 그리고 돈은 이들의 피를 말린다. 단지 용역깡패와 공권력의 침탈뿐 아니라.

 

그래서 제안하고 싶다, 이제 한진중 파업과 김진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파업기금’의 형성에 나서길… 일부에서 이미 한진노동자들의 가족대책위 후원기금 모금을 하고 있다… 근데 그 의미를 확대해서, 노동에 대한 이 사회의 ‘연대’를 위해서, 그리고 불가피한 파업 및 노동자의 파업권에 대한 강한 긍정의 표시로, ‘사회적 파업기금’ 의 조성에 나서길…

 

모든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본다… 희망버스를 타자고 한다, 그러나 희망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김진숙에 관심갖는 그 모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를 지지하고 한진사태를 안타까워 하고, 노동자들도 이 사회의 성원이라고 생각할 사람들은 이보다 많으리라, 지난 7월초 희망버스를 탄 1만여명보다는 많으리라. 아니 그리 믿고 싶다.

 

이제 7월 30일 희망버스를 탈수 없는 사람들은, 다른 연대를 할 수 있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그간 배제된 노동에 대한 연대의 표시로 나의 피같은, 내 노동의 결실인 금전으로 그들의 파업을 지원하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고, 돈보다 귀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방법들을 실행가능하도록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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