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서 퍼왔습니다. 1월 28일 재능교육 1500일 투쟁부터 1월 30일 희망뚜벅이 1일차 까지)
#서울시청 앞 재능교육샘들의 천막농성장.
재능샘들의 1500일이 넘는 긴 싸움.
그 긴 시간을 길거리에서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시는 모습.
’난 연약한 여자에요’라며 나 자신을 보호하며 살아 오기 바빴던 내게 그분들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내 빈약한 정체성에 한 부분에는 가정교육도 한몫을 하기에 교육의 필요성을 새삼 떠올린다.)
이들이 요구하는 건 교사인 내가 봐도 너무나 당연한 권리다. 0
노동자로 인정 받는 것. 아이들 교사이기에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기본적인 것만이라도 보장받으려 하는 이들에게 세상은 참 가혹하다.
#그래서 함께한다. 그래서 함께했다.
처음에는 참 쉽게 썼던 이 ‘함께’라는 말… 그런데 점점 함께할수록 ‘내가 과연 진정 함께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며 나를 참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러다 지쳐 나가 떨어지겠구나 싶을 만큼..
나만의 감성에 젖어 본질을 잊을 뻔 한적이 많았다.
그래도 하나씩, 하나씩 내 식대로 부족하지만, 부끄럽지만 ‘생각’을 ‘실행’에 옮긴 덕에 ‘함께’의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것.. 그들 삶으로 들어가 그들을 이해하는 것…내게는 그게 ‘함께’이더라.
#1500일 재능희망난장
솔직히 희망 뚜벅이랑 헷갈렸었다. 함께 걷는 것의 초점을 두고 있었는데 나중에 자세히 살펴 보니 1박2일 코스다. 아… 남편이 입에 거품 물고 반대하겠다 싶다.
하지만 우리 남편이 누군가? 내가 선택한 남자다.
재능샘들의 일이기에 같은 여자로서 같은 교사로서 이건 내 일이기에 가야겠다는 내게 참 귀엽게 동의해준다.
남편의 든든한 마음후원에 힘 입어 희망난장 신나게 즐기다 왔다. 이게 연대를 하러 간 건지 투쟁을 하러 간 건지… 잊을 만큼 그냥 즐겁게 즐기다 왔다. 가끔 나는 맥락을 잊고 정신 없이 즐길 때가 있는데 딱 그 짝이다.
그런데도 함께한 장기투쟁자분들에게서 느껴지는 피로감..그들의 쓸쓸함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서 어쩜 정신 줄 놓고 더 즐겼는지도 모른다. 더 밝게 웃어주고 응원해주는 것 ..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내 응원이었다.
희망난장에서 투쟁하시는 분들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투쟁문화에 대해 … 그리고 함께 하는 이들에 대해… 아쉬움과 즐거움 속에 더 많은 젊은 생각들이 함께하면 좋겠다 싶다.
(감성교육을 중요시 하는 나는 감성투쟁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성과 이성을 오고 가는^^)
#희망 뚜벅이
외박하고 잘 놀다 왔으니 오늘은 집에서 집안 일도 좀 하고 자신도 잘 좀 챙겨달라는 남편의 신신당부! (이 남편 내가 아주 잘 놀다 온 줄로만 안다. 경찰한테 막혀 시민들에게 막혀 샌드위치 될뻔한 사연.. 모른다)
그러려고 했다. 남편의 당부보다는 내 몸이 좀 쉬고 싶다고 어리광을 피우더라. 뭐 한 것이 있다고. 참 염치없는 몸이다.
염치없다는 생각 때문이였나?… 이제 다시 일터로 돌아가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 할 수 있을 때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갔다. 뚜벅뚜벅 걸으러~~~ 희망을 전하고 싶어
그런데 이건 왠 걸! 경찰들이 막아 선다.
하…. ! 한 순간에 선량한 시민이 이런 식으로 범죄자 취급을 당한다. 사회의 악이 되어 버린 느낌?
이유는 다름아닌 경찰청장의 지시란다! CCTV로 지켜보는 우리의 희망조끼가 거슬린단다.
아… 이 나라… 내 나라 대한민국 …. 아 아이들에게는 다양성, 창의성 …국민의 경찰 어쩌구 저쩌구 떠들어 대면서 마주한 실체는 이거였구나. 들은 것과 당한 것의 차이를 또 한번 실감한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 평범한 가정주부라고.. 아이들 가르치는 교사라고.. 아이들한테 부끄럽지 않으려고 나온 거라고…걷게 해 달라고’ 악을 쓰게 된다. 영주샘께서 알려 주신대로 좀 우아하게 해보려고 했는데 막아서는 그들 앞에서 그게 안 된다.
그런데도 몇 시간을 시작점 혜화동 농협 앞에서 그리 진을 치고 앉아있다. 나름 즐기고 싸우고 ..
그 속에서 쌍차(쌍용자동차) 20번째….비보를 접한다.
20번째…. 이제 이렇게 숫자로 인식하게 된다는 사실에… 내 자신에게 치를 떤다.
….
이렇게 내 희망 뚜벅이는 희망 막힘으로 끝이 났다.
그래도 그곳에서 만난 많은 분들…. 특히 무슨 소속이 아닌 개인으로 온 많은 분들.. 특히 어린 청년들에게서 희망이 보인다. (희망난장때도 느꼈지만 이 청년들 참 열심히 연대한다. )
같은 일을 당하기 전 문제를 인식하고 나온 그들을 보며 다시금 내 꿈을 상기해본다. 교사로서의 내 꿈. 개인으로서의 내 꿈. ㅎ
#꿈을 꾼다.
///‘함께’의 의미는 ‘함께’ 해보니 알겠다. 앞으로 더 많이 함께!
부족함 투성인 나 함께하면서 진짜 어른이 되 가는 거 같다.
///시민과 시민의 싸움이 아닌… 시민과 시민의 연대다!
비록 아직 당한 입장이 아닌 일부 시민들은 우리의 모습이 이해불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민과 적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집회에 참가 해보니 많은 시민들이 ‘무슨 일인가??’ 하며 궁금해 한다.
그럴 때 나 같은 사람의 역할은 가서 차근차근 설명해드리는 것. 덕분에 대학로 가래떡 할머니께 맛난 가래떡도 얻어 먹고, 김밥집 식구들께 따뜻한 난로와 따뜻한 격려도 전해 받았다.
///이게 바로 진짜 교육이다 싶다.
하교 길에 만난 아이들이 묻는다.
“왜 그러는 거예요? “ ………. “너희 위해서 그래…너희 잘 되라고… “ 그 말이 헛되지 않게 잘 연대투쟁 해야겠다. 그리고 질문에 잘 대답할 수 있게 공부를 좀 해야겠다.
///힘 있을 때 따뜻한 연대.. 잊지 말자.
나는 여유로울 수 있지만 해고를 당하신 분들은 그럴 수가 없겠다 싶다. 힘 있을 때… 조금이라도 여유로울 수 있는 지금! 힘차게 따뜻한 연대를 해야겠다.
‘네 앞 가름이나 잘 하라고? 잘 하지 뭐!!!! 흥’
/// 더 힘을 키우자.
남편과 오늘 내가 경찰에게 당한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시위도 좋지만 정치 참여 또한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남편이 후원하는 당과는 좀 거리가 멀지만 내가 후원하고 싶은 당을 찾은 거 같다. 더 공부 후 판단해 2월부터 10000원이라도 후원 하려고 한다.
남편과 내가 당을 지원한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그 당을 지지한다는 건 아니다.
지원하고 지켜보고 냉철하게 판단해 투표에 참여하려 한다.
2012년 1월 31일 by 김 xx ‘사회적파업연대기금’ 페이스북 그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