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기금 사무실 개소식 및 특강 “촛불이후 노동의 진로”_170328
[답례 인사]
개소식에 축하해주신 분들에게 인사드립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2011년 노동연대운동으로 발족했고, 2012년 사회적 파업에 대한 상시적인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연대운동을 시즌2로 선언하면서 ‘1만인 1만 구좌 갖기” 운동을 제안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그 두번째 제안서에는 캠페인 장소를 기입하게 돼있는데, “세상의 모든 노동이 있는 곳”이라고 썼습니다.
농담 아닙니다. 사파기금이 있는 곳은 바로 세상의 모든 노동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공간도 없이 형체도 없이, 그리고 최소의 조직을 지향하며 6년간 활동하던 사파기금이 드디어 이번에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우리는 그곳을 ‘사파 분실’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위에 말했듯이 본사는 바로 ‘세상의 모든 노동이 있는 곳’이니깐요.
2017년 3월 28일 오후 7시 30분 사파기금 사무실 개소식을 조촐하게 열었습니다. 그동안 동가숙 서가식 참 힘들었습니다. 기금이고 단체고간에 후원금을 단체 유지비와 상근비로 거의 소진하는 기존의 단체 활동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기금에 오는 모든 돈은 모이는대로 노동자파업에 대한 연대기금으로 사용하기위해, 정말 검소하게 활동했습니다. 기금의 경상경비는 거의 운영위원회가 부담했습니다. 그러나 연대활동도 늘어나고 일도 많아지면서 공간의 필요성과 절박함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6년만에 이 조그만 공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했습니다.
오신 많은 이들이, 사파기금이 사무실도 없었는지 몰랐다고, 자신들의 노조보다도 열악하다고 얘기하더군요. 빙고!^^ 그게 바로 사파기금 정신이고 원칙입니다. 인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정말 열화와 같이 응원해주시고 공간 마련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셨습니다. 그동안의 생고생이 뿌듯합니다.
사무실은 마련했는데 집기는 아무 것도 없는지라, 처음으로 파업기금이 아니라 단체 후원을 부탁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보태주셨습니다. 이것으로 당분간 사무실 세를 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무용 집기들도 마련했습니다. 일일이 여러분의 이름을 거명하진 않겠습니다. 마음으로 새기겠습니다.
그리고 또 정말 많은 분들이 당일 오셔서 직접 축하해주시고, 덕담도 해주셨습니다. 그 말씀도 잊지 않겠습니다. 공간이 넘 미어터지면 어떨까 했는데 정말 기대한만큼, 그리고 기대한 얼굴들이 보여서 기뻤습니다.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은 언제나 든든한 사파기금의 동지이자 연대자들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동지가 됩시다! 그리고 전국에서 많은 연대자들이 오셔서 축하해주셨습니다. 일일이 거명치 않겠습니다. 궁금하면 사진으로 확인하세요.
또 자칫 썰렁할 새 공간을 채울 푸른 식물과 꽃들을 가져오시거나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사무실 잘 꾸몄고 환합니다.
대접하느라고 준비했는데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사파기금은 앞으로 이 공간을, 잘 이용하겠습니다. 무엇 하나 허투루 쓴 적이 없었던 과거의 초심으로 이 공간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채워나가겠습니다. 많이들 방문해주세요.
그런 의미를 채우는 첫 방식-누구는 사파다운 방식이라고 하시는데-으로 “촛불정국 이후의 노동의 진로”라는 제목으로 오후 6시부터 1시간반동안 <정세특강>을 열었습니다. 촛불속에서 노동은 왜 시민이 되려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었는지, 촛불퇴진운동이 남긴 것과 한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의 정세와 노동의 진로에 대한 꽤 신랄한 비판과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 질문들이 앞으로 이 공간에서 더욱 활발히 개진되고, 함께 답을 찾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길이 없으면 길을 내면 된다!
함께 가는 이 길이 되기를.
사파와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두 건투합시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 권영숙
2017.4.07
남영동 사파분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