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사파포럼_#미투운동과 노동] 180727
근 1년여만에 열린 사파포럼 제15회 주제는 촛불이후 한국 사회의 뜨거운 뇌관이 되었던 ‘#미투와 노동’이었습니다. 안태근 검사에 대한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되어 이윤택, 고은, 오태석, 조재현, 김기덕등 문화계, 안희정, 정봉주등 정치계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 분야에서 그 동안 밝힐 수 없었던 개인들의 용감한 폭로가 이어지고 그에 대해 사회가 호응하면서 한국 사회의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미투 운동. #미투는 한국사회가 얼마나 젠더적으로 불평등한 사회인지, 젠더에 대해 가식과 위악으로 넘쳐나는 사회인지를 확인해주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자리는 노동은 미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왜 노동은 #미투에 침묵하고 있는지, 어떻게 노동은 일터에서 혹은 노동자 문화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에 대응해왔는지, 그 성과와 한계는 무엇이 있는지를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모아내고 연대의 단초를 만들어 보자고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노동 내부의 #미투와 관련된 여러 사례들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노동 내부의 #미투 사례를 너머 자본이 노동을 분열시키기 위해 어떻게 젠더를 활용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폭넓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그리고 #미투와 노동의 관계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해야 할 이야기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제도화된 절차주의가 오히려 #미투 식의 폭로를 가로막는 것이기도 하다는 권영숙 좌장의 말, 그리고 피해자 보호라는 원칙으로 공론화가 오히려 억제되는 측면등에 대한 청중석 울산 활동가의 지적은, 여전히 #미투운동을 일상의 진보로 만들어가기에 많은 한계점을 극복하고 나아가야함을 보여줍니다.
사업장 내부의 구체적인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임태수 사장의 일상적 성희롱에 고통 받고 있는 레이테크 지회, 그것은 노조탄압의 술책으로 여성 조합원에 대해서 권력 기반의 성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노동과 젠더가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자동차 제조 현장에서 얼마나 성희롱이 일상적인지에 대한 참석자들의 자세한 이야기들도 나왔습니다. 가부장제에 기초한 가족임금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습니다. 왜 노조운동내에서 이런 젠더와 노동이 교차하는 문제는 온전한 ‘노동투쟁’의 쟁점으로 전면화하지 않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투 운동을 너머 페미니즘 자체와 노동과의 관계에 대한 참석자들의 관심과 질문들은 다시 한번 이 문제가 한두번 이야기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해준 듯 합니다.
기존의 사파포럼과는 약간 다른 형식과 내용으로 진행한 첫 사파포럼이었습니다. 노동을 중심으로 하되, 더 넓은 주제를 다루면서 연대의 문제의식을 확장하기 위한 작은 실험이었습니다.
노동은 연대를 필요로 하지만, 이것은 노동 스스로가 사회의 여러 불평등과 소수자 존재에 대한 감수성을 넓히면서 연대의식을 강화할 때 새로운 연대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사파포럼은 노동의 여러 쟁점들을 더 넓은 연대의 문제의식 속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인 연대의 범위를 확대하고 새로운 얼굴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여러분도 기다려주시고 뜨겁게 동참해주시길!
사회적파업연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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