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고 김승만 추모산행’을 지난 8월11일 북한산 둘레길 8번 코스(구름정원길)로 잡고 걸었습니다.

고 김승만은 학생운동을 거쳐서 직업적인 활동가로 나서, 이주노동자지원 단체에 오랫동안 일했고, 진보넷과 노동자의 힘등을 거쳐, 노동전선에서 활동했습니다. 사파기금에서 짧은 시간 집행위원을 했습니다.

고 김승만은 특히 사파기금의 봄 가을 산행 기획을 맡아 함께 수년간 산을 다녔습니다. 그가 산을 좋아하고 산행길을 많이 알기에, 사파기금에서 요청했고 흔쾌히 승낙했었죠. 우리는 많은 산들을 다녔습니다. 북한산, 인왕산, 도봉산, 청계산, 관악산, 남한산성, 선자령등을 봄 가을 사파 산행으로 잡아 다녔습니다. 그리고 제주도 역사기행에 이어 진행한 지리산 빨치산 역사기행때 고 김승만이 길잡이 역할을 했습니다. 공식적인 사파 산행외에도 우리는 ‘산행길 동무’였습니다.

산을 좋아하여 함께 다닌 것만은 아닙니다. 변혁운동과 노동운동의 희망없는 현재와 불안한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함께 토론하기도 했습니다. 사파기금의 권영숙 대표가 진행해온 세계노동운동사 학습모임에도 짧게 몸담았습니다.

지난 6월말 창졸간에 그가 운명하였고, 무빈소 장례를 지낼 뻔했고, 뒤늦게 그의 추도식을 열었고, 나아가 고별식으로 그의 뼈를 이 산하에 뿌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계획하기전에, 무빈소 장례라는 소식에 사파기금은 그를 추모하는 산행을 기획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49재가 열리는 8월11일 북한산 구름정원길을 걸었습니다.

그 길은 2019년 고 김승만이 사파기금을 위해서 기획한 마지막 산행이었습니다. 그의 산 친구들이 함께 했고, 역사와 산 번개팀이 함께 했습니다. 더운 날 12명의 산친구들이 함께 걷고 김승만을 추모하고, 세상을 염려했고 내려와 진하게 한잔 했습니다.

딱 그가 원하는 추모의 방식이라고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또 고 김승만이 사파기금의 오래된 친구들을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아줬다고 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사파기금의 이 산행이 참 인간적이라고 칭찬도 받았습니다. 사파 산행이나 역사기행을 다시 열자는 조심스런 제안도 있었습니다. 시간을 두고 자연스레 생각해보지요.

고 김승만을 보냅니다. _()_

2024. 8.13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노동해방동지 고 김승만 고별식’이 7월 7일(일요일) 경기도 가평 대성리 산 기슭에서 열렸습니다. 사파기금은 단체 추모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준비과정에 함께 하고, 권영숙 대표가 이날 고별식에 참여했습니다.

고별식은 ‘노동해방’ 글씨를 장승에 새겨넣고, 편백나무로 만든 김승만의 이름 편액을 나무에 달고, 헌화한후 모든 이들이 한마디씩 고별의 발언을 하는 것으로 채워졌습니다. 장승과 편액은 모두 엄길용 제작입니다.

권영숙 대표는 사파기금에서 잠시 집행위원을 했고, 자신이 길잡이로 이끄는 학습모임에 꽤 오랫동안 함께 했던 고인을 추모하고, 사회가 병들면 사람이 병들듯이, 운동이 병이 들면 활동가들은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병이 든다고 말하고, 노동조합의 성원보다 어쩌면 더 불안정하고 외로운 활동가들이 건강성을 회복하는 길은 운동이 제대로 자신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니, 산 자들이 함께 그 길을 향해서 똑바르게 나아가자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자기 관리를 잘하자고 덧붙였습니다.

절묘하게도 장마철인데도 7월6일 추도식도, 7일 고별식도 비가 없이 잘 치렀습니다. 고인이 산을 다니면서 기우제(정확히는 기청제)를 많이 지내준 덕분인가 농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고인이 기획했던 사파산행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함께 그 산길 가보는 것도 좋겠네요.

2024. 7. 8.
사회적파업연대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