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11차작은희망버스는 4월19일 거제 옥포만에서 거통고조선하청지회의 후원문화제에 함께 하고, 4월20일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전날은 쨍하니 밝고 봄바람이 훈훈한 날이었는데, 이튿날은 폭우 속에서 출발하여, 도착하였을 때는 가랑비가 오락가락을 거듭했습니다. 날씨가 이 땅의 노동자 현실처럼 갈짓자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파작은희망버스가 도착한 토요일 4월20일 한국옵티칼 박정혜 소현숙 두 노동자들은 104일째 저 옥상위에서 땅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는 자신을 지켜주는 9명의 동료들, 그리고 연대자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또 만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사회적 연대는 버텨낼 참호이고 활기를 불어넣는 생명수같은 것이 아닐까요?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근 1년만에 사파작은희망버스 11회차를 발진했습니다. 전주, 춘천, 부산, 김천, 광화문등에서 수백명이 모이는 사파작은희망버스와 사파동행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연대는 많이 축소됐습니다. 2011년 부산 영도로 가는 희망버스가 최대 1만8천명이 모였습니다. 그것도 대부분 조합원이 아닌 이들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그 연대는 다 어디로 갔을까요?

사파11차작은희망버스_한국옵티칼 공장편은 이 질문을 두고 출발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시커멓게, 화마로 주저앉은 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똑똑히 보자는 것이 첫번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해서 “불탄 공장 밟아보기: 공장은 노동자의 것이다, 접수하라!”를 함께 했습니다.

최현환 지회장의 길안내로 공장 내부, 공장의 뒤편, 노동자들이 두고간 신발장등을 살폈습니다. 건물에는 두 개의 현관문이 있는데, 이쪽은 제조직이고, 저쪽은 사무직 입구입니다. 제조업쪽 입구에는 “산재” 현판이 2022년 10월22일에 멈춰있었고, 사무직 현관에는 자랑스레 “NITTO”라는 현판이 붙어있었습니다. 최지회장은 불탄 공장을 소개하며 어떤 기분이 들까요?

공장을 소유했던 일본자본은 거액의 화재보험금을 챙겨 손해본 것이 없습니다. 그동안 이 공장에서 6조원이 넘는 이익을 챙겼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공장을 자신처럼 아껴라며 노동자들을 세뇌하다시피 벽보를 도처에 붙여놓던 자본과 관리직은 참 쉽게도 공장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노동자들도 버렸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불탄 공장을 사수하며, 이 공장에서 일할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평택 공장에서 필요한 신규 채용을 하면서도 이들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이유는 바로 노조를 적대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본자본의 행태를 구미시와 이 나라가 방관하고 나아가 협조하고 있습니다. 항일, 반일, 극일 온갖 방식으로 민족주의를 이용하는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왜 니토 자본의 ‘국내 먹튀’는 방관합니까. 노동자들은 묻습니다.

사파기금 권영숙 대표는, 위의 화두를 따라 준비된 기획발언에서 “우리는 어떻게 연대해야하는가”를 이야기했습니다. 왜 연대는 ‘사회적’ 연대인가를, 우리의 연대는 어디서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4/19 거제 발언에 이어서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민주노총에 대한 따끔한 지적도 함께 들을 수 있습니다.

한국옵티칼노조와 노동자들이 좀더 힘을 가진 지금 이 때 함께 승리할 힘을 만들어가야겠습니다. 회사가 교섭에 나서는 최근의 기류는 노동자들이 물러서지 않고 저항하고 투쟁하였기 때문이고, 사회적 연대가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함께 웃으며 끝까지 투쟁! 연대!

2024.4.23.
사회적파업연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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